삼성전자가 글로벌 통신사들과 손잡고 5G 통신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5G 통신장비 선두업체인 중국 화웨이에 맞서고 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은 27일 삼성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5G는 이제 현실이다"라며 "5G 기술이 우리의 생활과 주변환경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5G 통신장비 놓고 화웨이와 글로벌에서 맞선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일본 통신사 KDDI와 5G 통신망으로 진행한 실시간 360도 영상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여러 글로벌 통신사들과 5G 통신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KDDI와 삼성전자는 최근 5G 통신망에서 드론이 촬영한 비행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실험과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에서 5G통신을 끊기지 않고 유지하도록 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미국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와 5G 기반 가상현실 영상 전송을 실험한 적이 있고 이미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 삼성전자 통신장비를 활용한 5G 통신망도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5G 기반 자동차용 통신망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통신사들과 5G 기술을 시험하는 것은 5G 통신장비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활용 사례를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통신사들이 대부분 5G 통신 도입을 계획하고 있지만 구체적 활용방안이나 수익원 확보방안을 고심 중인 단계인 만큼 삼성전자가 직접 사례를 보여주며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5G통신분야에서 시범을 진행한 세계 통신사들은 본격적으로 통신망을 구축할 때 이미 검증된 삼성전자의 통신장비를 도입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공격적 시장 확대를 목표로 두고 있는 5G 통신장비사업에서 잠재적 고객사를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퍼시스턴트마켓리서치 홈페이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5G 통신장비시장은 2019년 약 1조2천억 원 규모로 출발해 2025년에는 20조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5G 통신장비 기술력에서 화웨이에 버금가는 2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남을 정도의 강력한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화웨이가 통신장비시장 지배력과 기술력을 무기로 초반부터 수요를 완전히 독점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와 삼성전자로서는 안심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는 5G 관련 기술이 처음 논의될 때부터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혔다"며 "미국 정부 등의 견제에도 5G시대는 결국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동통신박람회 MWC상하이2018에서 화웨이는 5G 통신장비 가격과 기술 사용료를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공세를 강화했다.

삼성전자가 5G 통신장비시장을 초기에 선점하지 못하면 화웨이는 물론이고 노키아와 에릭슨 등 강력한 잠재적 경쟁사와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5G 통신장비 놓고 화웨이와 글로벌에서 맞선다

▲ 중국 화웨이의 5G기술 활용분야 안내.


따라서 5G 통신장비 수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삼성전자가 통신사들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잠재적 고객사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통신시스템과 인포테인먼트, 스마트폰과 가상현실기기 등 5G 기술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통신사들에 내세워 통신장비와 관련 기기의 동시 공급 등을 추진한다면 화웨이와 비교해 강력한 경쟁 우위요소를 갖추게 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일본 출장에서 NTT도코모, KDDI 등 통신사 경영진을 만난 것도 5G 통신분야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신사들과 협업 사례를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통신장비 수주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시범 운영 등 협력의 기회를 계속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