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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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
박준경이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벌인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3월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금호석유화학 본사에서 제4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박준경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박준경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을 얻어 승인됐다고 금호석유화학 쪽은 전했다.
앞서 박준경은 지난 2022년 7월 금호석유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번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박준경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박상수 선임의 건 등을 포함한 5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박 전 상무 쪽의 주주제안 없었다. 이에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와 박준경 사이에서 2021년부터 이어진 이른바 ‘조카의 난’은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전무는 2021년과 2022년, 2024년 주주제안을 내놨지만 모두 부결됐다.
△적극적 주주환원, 5년 동안 4720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
금호석유화학은 박준경 체제에서 자사주 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3월 자기주식 87만5천 주를 소각했다. 이는 모두 1천억 원 규모다. 배당가능 이익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한 것이라 자본금의 감소는 없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3월6일 공시한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따라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동안 자사주의 50%를 소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이를 모두 더하면 4720억 원 규모에 이른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준경과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이 경영권 분쟁 이후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박준경은 2022년 7월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주주가치 제고’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2월 포트폴리오 개선, 수익성 향상, 안정적 주주환원 등을 포함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2월10일 매출 성장률 6%, 2026년 자기자본이익률(ROE) 7% 이상, 2026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40% 수준 주주환원율 유지 등을 핵심 목표로 삼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
이와함께 금호석유화학은 '3대 성장전략'을 바탕으로 지속성장의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3대 성장전략에는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강화, 바이오·지속가능 소재 확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가속화 등이다.
전기자동차 전환기를 맞아 전기차용 타이어에 특화된 친환경합성고무(SSBR) 시장을 선점하고 폐플라스틱·폐타이어 재활용 사업으로 친환경 시장 대응력을 키운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놨다.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자본효율성을 높이고 재무 안정성도 강화한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도 실적 선방
금호석유화학은 2022년부터 실적에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7조1550억 원, 영업이익 2728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3.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석유화학 업황 악화 탓이 크다.
2022년 초중반부터 세계 경기 악화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도 금호석유화학은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에 비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석유화학 기업들은 기초소재 사업 부문이나 전체 실적에서 분기별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은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오고 있다.
합성고무, 합성수지, 정밀화학, 에너지 등으로 사업구조가 다각화해 있고 타격이 컸던 에틸렌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2021년 코로나19 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따른 역기저 효과도 있다.
▲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금호석유화학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핵심 소재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를 이어 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니트릴부타티엔(NB)라텍스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생산량 기준 23만6천 톤을 증설해 생산능력이 기존 71만 톤에서 94만6천 톤으로 늘어났다.
NB라텍스는 의료용, 산업용, 조리용 장갑에 쓰이는 합성고무 소재다.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부문은 회사의 핵심으로 2024년 매출액 가운데 57.6%의 비중을 차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NB라텍스 세계 1위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약 25%를 유지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로 각광받고 있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증설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남 여수 율촌 산단에 연 240톤 규모의 CNT 신규 공장 건설을 마쳤다. 생산능력 120톤 규모의 아산공장 CNT 생산 설비를 율촌 산단으로 일원화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2025년 초 시운전에 들어갔으며 본격적 생산에 들어가면 금호석유화학의 CNT 생산능력은 기존 120톤에서 360톤으로 확대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자 기존 범용라인을 고기능성 합성고무 제품인 친환경합성고무(SSBR)로 전환하는 투자를 결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SSBR 3만5천 톤 규모의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전환이 마무리되면 금호석유호학 SSBR 생산능력은 15만8천 톤으로 확대된다.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 강화
금호석유화학은 박준경의 오너3세 경영과 맞물려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친환경 자동차 소재를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우선 ‘꿈의 소재’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CNT)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배터리의 전기와 전자의 흐름을 돕는 도전재로 활용된다. 기존 소재와 비교해 높은 전도율 구현이 가능하고 배터리 수명과 용량도 늘릴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전까지 탄소나노튜브를 합성고무, 합성수지의 복합소재용으로 판매해왔는데 2020년 리튬이온배터리용으로 상업화에 성공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성장과 함께 탄소나노튜브 제품 다변화와 품질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합성수지 부문에서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를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한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범용 플라스틱보다 성형 가공성, 내충격성, 내열성 등 물성이 우수한 고부가가치 소재로 꼽힌다. 자동차 부품이나 정밀기계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기존 합성수지 제품과 혼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품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 적용 제품도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부문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해 자원 선순환과 탄소배출 저감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금호석유화학은 2022년 11월 엔지니어링 서비스 전문 기업 테크닙에너지스와 ‘폐폴리스티렌(폐PS) 열분해 및 재활용스티렌(RSM)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재활용스티렌은 폐폴리스티렌을 열분해해 얻은 원료로 다시 합성고무와 합성수지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은 재활용 소재 수요가 기대했던 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고 친환경 정책 도입도 늦어지면서 기존 2026년 상업화를 목표로 했던 재활용스티렌의 생산시점을 늦추기로 결정했다.
이와 별도로 금호석유화학은 2023년 5월부터 일본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인 이데미츠코산과 손잡고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인 친환경성을 높인 고기능성 타이어용 합성고무(SSBR)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식물 유래의 원재료 등으로 제조한 바이오 스티렌모노머(SM)를 이데미츠코산에서 공급받아 SSBR을 생산하는 구조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S) 사업도 본격화한다.
금호석유화학은 2023년 12월 여수산업단지 안에 위치한 여수제2에너지 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압축해 액체화하는 플랜트의 착공식을 열었다. 공사를 마치고 운영을 시작하면 증기와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포집한 뒤 이산화탄소를 액화시켜 탄산으로 만들어 활용한다.
금호석유화학은 6만9천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이산화탄소 액화 플랜트는 2025년 4월 시운전에 들어갔다.
△ESG경영 확대, 국제 기준 반영한 보고서 발간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6월 국제 기준을 반영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성과를 다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3’을 내놨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으로 더 높은 수준의 ESG 경영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여섯 번째 보고서이다.
2024년 보고서에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성과 공개 가이드라인을 준용한 이중 중대성 평가가 도입됐다.
중대성 평가는 ESG 이슈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Outside-in) 뿐만 아니라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Inside-out)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보고서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온실가스 감축 전략 이행,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소비 감축,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 안전보건 리스크 관리 등 5개 중대 이슈를 다뤘다.
금호석유화학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제시한 틀을 기반으로 각 이슈별 대응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을 제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로드맵에 발맞춰 공정 개선, 무공해차 전환, 재생에너지 생산 등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활동 등을 추진한다.
▲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오른쪽 두 번째)이 2022년 3월21일 금호석유화학과 hy간 플라스틱 재활용에 관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벡종훈 금호석화 대표이사(가운데), 김병진 hy대표이사(왼쪽 두 번째)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박준경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오너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박준경은 2022년 12월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에서 1년 반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준경의 동생인 박주형 구매 담당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함께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것과 장남 박준경이 사장에 오른 것을 두고 금호석유화학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박찬구 회장은 2021년 5월 금호석유화학의 전문경영인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스스로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21년부터 금호석유화학은 백종훈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어 박준경이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고, 박찬구 회장은 2023년 5월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찬구 회장은 회장직에서 내려온 뒤 무보수로 명예회장직을 수행하다 2023년 10월에는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에 선임돼 5개월 만에 계열사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한편 박찬구 회장은 2023년 정부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 및 복권됐다. 박 회장은 2018년 12월 배임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 2021년 최대 실적에 기여
박준경은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데 기여했다.
박준경은 2021년 6월 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로 승진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앞서 같은 해 4월 수지영업 담당에서 영업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금호석유화학 판매조직인 영업본부는 합성고무영업, 합성수지영업, 중국판매법인, 정밀화학 영업, 전자소재 영업, 영업 기획·관리부로 나뉘어있다. 금호석유화학 제품 판매의 거의 대부분을 총괄한다.
박준경이 영업본부장으로 있었던 2021년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 뒤 살아난 세계경기와 석유화학 업황을 타고 영업이익 2조4천억 원가량을 냈다.
합성고무 부문의 NB라텍스를 필두로 합성수지, 정밀화학 등 모든 부문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합성수지사업에서 오랫 동안 경험 쌓아
박준경은 오랫동안 현업 부서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박준경은 2010년 8월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팀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상무로써 수지해외영업담당을 8년 가량 맡았다.
2020년 4월에는 수지영업 담당 전무로 승진했다.
박준경이 수지영업부서에서 일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금호석유화학 합성수지 부문은 매년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 합성수지 부문은 이 기간 2013년 매출 1조3479억 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에 거둔 매출 1조357억 원이 가장 저조했다.
금호석유화학이 합성수지보다는 합성고무 부문에 조금 더 특화된 점을 고려하면 합성수지 부문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낸 것이 의미가 있고 여기에 박준경이 적지 않은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박준경은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8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옮기기 전까지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으로 일했다.
△금호석유화학이 걸어온 길
금호석유화학은 삼양타이어(현 금호타이어)와 일본 미쓰이상사·합성고무(현 JSR)가 합작해 설립한 한국합성고무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합성고무공업은 대한민국 최초의 합성고무 회사로 1973년 울산에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 공장을 가동했다.
1976년에는 금호화학(현 금호피앤비피화학)을 세웠다.
한국합성고무공업과 금호화학이 1985년 합병하면서 금호석유화학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1989년에는 일본 미쓰이화학 함께 금호미쓰이화학을 설립하고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메틸렌디페닐디소시아네이트(MDI) 생산을 시작했다.
2011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석유화학 부문의 계열분리를 신청했다.
2015년 11월 금호아시나그룹에서 금호석유화학그룹 소속 8개 계열사가 빠지면서 계열분리가 이뤄졌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고부가가치 합성고무 제품 중심으로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을 내놨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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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박준경은 금호석유화학 수지영업부서에서 오랫동안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이 때 합성수지 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내는 데 일조했다. 이 기간 금호석유화학 합성수지 부문은 매년 1조 원 이상의 안정적 매출을 거뒀다.
박준경은 이후 영업본부장으로서 2021년 금호석유화학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데 공을 세웠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금호석유화학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박준경은 실적 개선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역대급 실적을 거둔 뒤 2024년까지 지속적으로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와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자급률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2025년에도 석유화학 업황이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이 나온다.
오너3세로 금호석유화학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박준경은 현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사업을 발굴하고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금호석유화학은 탄소나노튜브(CNT),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미래 자동차 관련 소재와 재활용스티렌(RSM) 등 친환경 소재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 평가▲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
2012년 상무로 승진한 뒤 2020년 전무로 승진하기까지 8년이 걸렸다.
이는 아버지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시선이 많다.
박 회장은 오너 경영인임과 무관하게 실무 경험을 충분히 쌓기를 바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오너 경영인들은 빠르게 승진해 더 높은 위치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데 이와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020년 전무로 승진한 뒤에는 빠르게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오랫동안 쌓은 실무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박 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아 불확실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보다 기존의 사업에서 강점을 살리고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노출이 거의 없다는 점도 아버지 박 회장과 닮았다. 공개된 사진도 손에 꼽을 정도다.
소탈하고 원만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등 예의를 중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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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2021년 1월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아니라고 밝힌 데 이어 주주제안서를 통해 이사 교체 등을 요구했다. 이른바 ‘조카의 난’은 이렇게 시작됐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큰형인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준경과는 동갑으로 2015년 금호석유화학 임원에 올랐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소홀하고 ESG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당시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였다. 박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6.69%를, 박준경은 7.17%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은 박 회장과 박준경 측의 완승으로 사실상 마무리 됐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3월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 사내이사 1명 선임을 놓고 스스로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등의 주주제안을 했다.
회사는 백종훈 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당시 전무)을 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회사의 백 전무 선임 안건과 박 전 상무 선임안건 모두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했지만 득표수에서 백 전무의 선임안건이 앞서 박 전 상무의 이사진 진입이 실패했다.
이 밖에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 주요 안건, 배당안건에서 모두 박 전 상무의 제안 대신 박 회장의 의중이 담긴 회사 쪽 상정 안건이 승인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배당 안건과 관련해서도 박 전 상무의 안건이 힘에서 밀렸다. 금호석유화학은 보통주 1주당 42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을 배당안으로 제시했고 박 전 상무 측은 보통주 1주당 1만1천 원, 우선주 1주당 1만1050원을 배당안으로 제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 뒤 곧바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 전 상무를 해임했다. 박 전 상무는 이때까지 금호석유화학 상무였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 상무가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따라 위임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상무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도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선임안건, 배당안건 등을 제시하며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2022년에도 박 전 상무가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때도 박 전 상무는 회사 측보다 총액 기준 4184억 원 규모를 더 배당하는 배당안을 제시했지만 주주총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2022년 7월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이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에 올랐다.
2024년에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이사회 결의 없이 주주총회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 2024년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하고 2025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소각하는 안건 등을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해당 안건들 또한 주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2025년 박 전 상무의 친누나들이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지분 감소도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4년 만에 종결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24년 12월 기준 금호석유화학 주식 지분율을 보면 박 회장이 7.46%, 박준경이 7.99%, 박 전 상무가 9.51%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박철완 전 상무가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바라봤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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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2008년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8월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겨 해외영업팀을 맡았다.
2012년 1월 금호석유화학 수지해외영업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20년 4월 금호석유화학 수지영업담당 전무로 승진했다.
2021년 4월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 6월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7월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가 됐다.
2022년 12월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 학력
서울 구정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환경공학과를 나왔다.
◆ 가족관계
아버지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어머니는 위창남 전 경남투자금융 사장의 딸인 위진영씨다.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기획 및 관리본부 총괄 부사장이 동생이다.
재벌가가 아닌 여성과 비공개로 결혼했다.
◆ 상훈
◆ 기타
박준경은 2024년 금호석유화학에서 급여 11억500만 원, 상여 1억87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1900만 원을 합쳐 모두 13억11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2023년에는 보수로 7억4600만 원을 수령했다.
박준경은 2024년 12월31일 기준 금호석유화학 주식 7.99%(218만3120주)를 들고 있는 개인 2대주주다. 박준경이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의 가치는 2025년 4월11일 종가 기준 2412억3476만 원에 이른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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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왼쪽 세 번째)이 2023년 12월22일 미혼모와 입양아 돌봄시설인 동방사회복지회를 방문해 임직원 모금액과 회사의 출연금으로 조성한 기부금을 전달하고 강진숙 동방사회복지회장(오른쪽 세 번째),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왼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금호석유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