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회장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실적개선과 함께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인적역량 강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1955년 2월14일 일본 도쿄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2남2녀 가운데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일본 아오야마가쿠인의 고등부와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일본 노무라증권을 거쳐 일본 롯데상사에서 근무했다.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하면서 한국 롯데그룹에 발을 들여놓았다.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과 정책본부장을 거쳐 2011년 회장에 올랐고 2015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겸손하고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3년 12월5일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롯데쇼핑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그룹 재계순위 5위 복귀
롯데그룹은 2025년 5월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서 5위를 기록했다. 2023년 13년 만에 재계 순위 5위에서 6위로 밀렸다가 2년만에 복귀했다.

롯데그룹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줄곧 재계 순위 5위를 유지했지만 2024년에는 포스코그룹의 자산 급증 탓에 5위 자리를 뺏겼다.

롯데그룹의 재계 순위 상승은 자산 재평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 재평가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장부가액을 현재 공정가치로 조정하는 회계처리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원가가 아닌 공정가치 기준으로 자산을 평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토지자산재평가 등을 통해 롯데그룹 자산은 기존 129조8290억 원에서 2025년 143조3160억 원으로 10.4% 늘었다.

롯데쇼핑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인 2024년 보유하고 있는 토지 자산 약 7조6천억 원을 놓고 자산을 재평가했다. 2025년 2월 기준 토지 관련 자산만 9조4665억 원 늘었다.

이를 놓고 일종의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토지는 감가상각 대상이 아니면서 수십년 전 취득가로 장부에 기재된 사례가 많아 자산을 재평가할 때 수치상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는 대표 자산으로 꼽힌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현금 유입 없이 표면적으로 레버리지 지표만 개선된 것일 뿐”이라며 “그룹 실질 재무 부담은 2022년 큰 폭으로 확대된 이후 여전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유동성 문제로 불안감이 가중되던 와중에 자산재평가에 나선 점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업무 문화 변화 시도, 직무급제 도입 검토하고 직급체제도 정비
신동빈은 일하는 문화 바꾸기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2025년 4월23일 롯데그룹이 맡은 업무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직무급제를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직무급제는 맡은 업무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보상체계를 말한다. 해당 직무의 중요도를 판단해 월급을 주겠다는 것이다.

롯데지주는 “직무를 기반으로 개인의 성과에 더 집중해 보상할 수 있는 HR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생산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과 롯데웰푸드 등에 직무급제 도입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에는 이미 직무급제가 도입됐고 계열사 전반으로 이를 확대하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그룹이 계열사 전반에 직무급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대기업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신동빈이 롯데그룹의 전방위적 위기를 수습하려면 연공서열에 따른 직급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체계 도입을 추진하려는 건 그같은 한계를 극복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이와 관련해 1등급과 5등급 사이의 기본급 차이를 20%로 책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2년 1월부터 부장과 차장 직급을 하나로 통합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존 5단계였던 직원 직급을 4단계로 축소했다.

기존 롯데그룹 직원 직급은 사원(A)과 대리(SA), 책임(M)과 수석(S1, S2) 등으로 구분됐다.

수석 직급은 최소 7년이 지나야 임원 승진을 위한 자격 요건이 됐지만 당시 통합으로 최소 5년이 지나면 임원 승진 대상이 된다.

롯데그룹은 2021년 임원 직급도 ‘상무보A’와 ‘상무보B’를 ‘상무보’로 통합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줄이거나 폐지했다. 롯데그룹은 당시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젊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취지”로 이같은 변화를 설명했다.

개편된 직급 체계는 연구소 등 일부 직급 체계가 다른 계열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에 적용되고 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현장경영 강조, 전략적 거점 동남아부터 인도, 아프리카까지 누벼
신동빈은 현장경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경영 철학이 아들인 신동빈에게도 그대로 내려오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신동빈은 2025년 5월4~6일 부산과 경남 김해 일대 롯데그룹 사업장을 방문했다. 부산에서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을 찾았으며 김해에서도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롯데호텔, 롯데워터파크 등을 방문했다.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유통 계열사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4월30일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롯데몰웨수스트레이크하노이와 롯데센터하노이를 찾았다. 롯데그룹의 핵심 해외 시장으로 꼽히는 베트남 시장을 점검하기 위한 행보였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이번 방문은 베트남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먼저 같은해 2월3일 신동빈은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을 대동하고 인도를 방문했다.

‘한국-인도 비즈니스 서밋’을 계기로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뉴델리를 찾았던 2016년 이후 신동빈의 인도 방문은 9년 만이었다.

인도에서 롯데웰푸드가 운영하는 주요 제과 생산 시설을 둘러본 뒤 인도 푸네에서 열린 롯데웰푸드의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신동빈은 “이번 신공장 준공이 롯데의 글로벌 식품 사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2024년 10월에는 아프리카 가나도 찾았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 등 한국과 일본 롯데 지주사 및 식품회사 경영진과 함께 했다.

카카오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시선이 많았다. 카카오는 초콜릿의 주된 원료인데 2023년 초부터 2025년 초까지 가격이 4배가량 올라 롯데웰푸드의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신동빈은 출장 기간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 사무총장을 만나 아프리카 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의 인구는 14억 명이라는 점에서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직전인 9월 초에는 한일 롯데 식품사 경영진과 함께 유럽으로 출국해 벨기에와 폴란드 식품 생산거점을 점검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벨기에서는 초콜릿 길리안 공장을, 폴란드에서는 제과회사 베델 공장 등을 방문해 현장에서의 시너지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세계적 건축가 겸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을 만나 디자인 전략 관련 의견을 나눴다.

이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2035년까지 빼빼로를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해 6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압둘라 아리포포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예방하고 녹색에너지와 가스 화학, 관광, 식품 및 기타 분야를 포함한 공동 프로젝트를 강화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동빈은 현장경영에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2023년 9월 신동빈은 1박2일간의 베트남 출장에서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앞서 현지 롯데마트 분위기 점검과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미팅, 현지 롯데그룹 파트너사 미팅 등의 여러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출국할 때도 현지 공항에 있는 롯데면세점을 둘러보면서 현지 법인장에게 매출규모를 물을 정도로 사업을 꼼꼼하게 챙겼다.

필요하다면 경쟁사를 둘러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신동빈은 2025년 5월17일 서울 강동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찾았다.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슈퍼 대표)이 유일하게 동행했다. 별도 수행원은 두지 않은 채였다.

계열사 위주로 현장경영을 하다가 총수가 경쟁사 현장을 찾았다는 사실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신동빈이 2025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하면서 직접 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신동빈의 현장경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하나 더 있는데 항상 그가 직접 손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점이다. 신동빈은 평소에도 해외로 출장을 갈 때 자신의 가방을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들고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재판에 참석할 때도 신동빈이 직접 손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2024년 10월 아프리카 가나 수훔 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카카오 재배 환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지주>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진화 총력,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대응 분주
신동빈은 롯데그룹에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력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비핵심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매물을 시장에 내놓았다.

롯데건설은 서울 마곡에 있는 오피스 지분 30%를 매각하기 위해 자문사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서초 잠원동 본사와 민간임대리츠 지분 등도 매물로 내놨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1조 원대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정밀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솔루스첨단소재 지분 약 23%와 롯데쇼핑이 들고 있는 한샘 지분 약 15% 등도 매각 검토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3개월 사이 매각한 자산도 여럿이다.

2024년 12월 렌터카기업인 롯데렌탈을 팔았고 2025년 2월에는 롯데웰푸드 제빵사업부 증평공장과 코리아세븐 현금인출기(ATM) 사업부를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자회사의 보유지분 전량을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 등에 넘겼다.

2024년 11월 불거진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을 진화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의지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은 롯데케미칼 일부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기한이익상실이란 특정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발행 당시 ‘3개년 누적 평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이자비용의 5배 이상 유지’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회사는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채권자에게 조건 변경 등을 요청한다.

롯데케미칼이 2024년 12월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이 가결됐다”며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했으며 롯데그룹 또한 자본시장 안정화 등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활용해 은행 보증을 추가하는 등 회사채의 신용보강을 목적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고 밝히며 롯데그룹도 유동성 위기설에서 한 고비를 넘었다.

하지만 자산 매각을 넘어 그룹의 주력인 유통과 화학 부문의 실적 회복이 우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롯데그룹이 2025년 2월27일 증권사 연구원을 대상으로 연 기업설명회에서 ‘처분(Divest)’을 강조하며 ‘비주력 사업 처분’과 ‘저수익·저효율 유형자산 처분’을 언급했지만 이는 재무구조만 개선하는 것이라 신용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비주력 계열사와 사업부, 투자자산 및 비업무용 토지, 유휴 부동산, 지방 소형점포 등을 매각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롯데그룹의 자산 매각은 경영혁신실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경영혁신실은 노준형 사장이 이끄는 조직으로 롯데그룹의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비핵심 자산들을 처분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구체적으로 식품군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를 확장하고, 헬스앤웰니스 제품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그림을 그려뒀다. 유통군은 식료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핵심상권에서 지배력을 높이는 데 힘을 준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의 진원으로 평가받는 화학군은 기초소재 사업을 효율화하고 고부가 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다. 호텔군은 위탁경영 모델 도입을 확산하기로 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2025년 6월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롯데쇼핑 복귀하고 롯데칠성음료에선 물러나
신동빈은 2025년 3월 롯데쇼핑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동빈이 롯데쇼핑 사내이사에 오르는 것은 2020년 3월 자리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이었다.

신동빈은 당시만 해도 20년째 롯데쇼핑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그룹 계열사 8곳에서 대표이사.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등기이사를 맡으면서 과다겸직 논란을 겪었고 이것이 롯데쇼핑 사내이사 사임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롯데그룹은 신동빈의 롯데쇼핑 이사회 복귀를 놓고 그룹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인 유통 분야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이사회는 신동빈을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하며 “신동빈 후보자는 롯데그룹 회장으로서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그룹의 국내 및 해외 사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으며 비즈니스 전 분야에 걸쳐 대내외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회사의 신규 사업 확장과 글로벌 비즈니스 추진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과 책임 있는 경영참여를 통해 향후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신동빈의 롯데쇼핑 사내이사 복귀를 반대하는 주주들도 적지 않았다.

롯데쇼핑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는 모두 8개의 안건이 올라갔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사내이사 신동빈·강성현·김원재, 사외이사 조현근·히로유키 카나이 선임의 건(각각),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정창국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이사 선임의 건만 놓고 보면 신동빈의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한 반대 기권 주식 비율은 8.1%를 보였다. 다른 사내외이사 선임 반대 기권 주식 비율이 0~1%대인 것과 대비된다.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에서는 물러났다. 신동빈은 2020년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가 2023년 책임경영을 이유로 3년 만에 복귀했는데 2년 만에 다시 그만둔 것이다.

신동빈의 이런 행보를 놓고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부와 마트사업부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롯데쇼핑에 좀 더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장단회의에서 변화와 쇄신, 실행력 강조
신동빈은 해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차례씩 모두 두 번 계열사 주요 경영진을 모아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 옛 사장단회의)를 열고 사업 현황과 미래 전략을 논의한다.

신동빈이 VCM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주문하는 내용은 비슷하다. 변화해야 하고 혁신해야 하며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신동빈은 2025년 1월8일 열린 VCM에서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지난해(2024년)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해였다”며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은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과거 그룹의 성장을 이끈 헤리티지(유산)가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2024년 7월19일 열린 VCM에서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의 저서 ‘혁신자의 딜레마’를 인용해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며 기존 사업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고부가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문하며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 등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예로 들었다.

그보다 먼저 2024년 1월18일에는 “어떠한 상황에도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그룹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동빈이 변화와 쇄신, 실행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롯데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서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는 탓에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과 마주하면서 새 성장동력 마련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낸 누적 영업손실만 모두 2조 원이 넘는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과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오른쪽)이 2025년 4월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랭햄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인도네시아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그룹 정기인사 때마다 인적쇄신 의지 보여, ‘순혈주의’는 옛말
신동빈은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마다 인적쇄신을 하고 있다.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면서 신동빈이 롯데그룹 출신을 우대한다는 말은 잊히고 있다.

2024년 11월28일 실시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36%인 21명을 교체했다.

롯데그룹의 중요 리더로 꼽혔던 이훈기 롯데그룹 화학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용퇴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훈기 사장은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재임할 때 추진했던 일부 인수합병과 투자,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그룹에 전달했다.

롯데그룹 화학군에 소속된 13명의 CEO 가운데 10명을 교체했을 정도로 쇄신 폭이 컸다. 60대 이상 임원의 80%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다.

호텔롯데만 해도 호텔사업부와 면세점사업부, 월드사업부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체질 개선과 쇄신을 이유로 임원 22%를 퇴임하도록 한 셈이었다. 2024년 말 임원 규모는 2023년 말과 비교해 13%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2021년 임원인사보다 더 큰 폭의 교체였다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70년대생 12명을 CEO로 전진배치해 이들의 역할을 확대하면서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도록 했다.

롯데그룹은 이와 함께 2025년부터는 연말 정기 임원인사 대신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을 결정했다. 성과 기반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로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결국 임원들에게 실적과 성과에 대해 바로바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2023년 12월6일 실시한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큰 폭의 인적쇄신이 이뤄진 바 있다. 김교현 화학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이 용퇴했으며 60대 이상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의 퇴진을 비롯 대표이사 14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부 성과를 인정받은 인물들의 승진 인사도 있었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과 고정욱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부사장 등 3명이 사장에 올랐다.

2023년 기준 3년 사이 사장 승진 인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2022년 12월15일 발표된 2023년 정기 임원인사 역시 인적쇄신에 방점이 찍혔다.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약 35년 이상 몸담았던 롯데를 떠났다.

외부 전문가도 꾸준히 영입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24년 12월2일 롯데바이오로직스 새 대표이사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인 지씨셀 대표이사를 지낸 제임스 박을 내정했다. 제임스 박 내정자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영업센터장 부사장을 거쳤다.

2023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장재훈 JLL(존스랑라살)코리아 대표와 박익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글로벌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각각 롯데물산 대표이사와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롯데AMC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2023년 9월에는 롯데GFR 대표이사에 신민욱 전무를, 10월에는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에 이돈태 사장 등을 영입하기도 했다.

2022년 역시 외부 인재 영입이 많았다.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영입한 이창엽 부사장은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 출신으로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일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는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2021년 말에는 김상현 전 DFI리테일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각각 유통군HQ와 호텔군HQ의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부 대표에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를 내정했으며 최병환 전 CGV 대표는 부사장 직급으로 롯데컬처웍스 대표로 모셨다.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는 롯데멈버스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 2024년 11월14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 '디자인전략회의 2024'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첫번째)과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왼쪽 두번째)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롯데지주>

△롯데그룹, 6년 만에 비상경영체제 가동
롯데지주는 2024년 8월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임을 감안해 각 계열사의 경영 지원 활동을 늘리기로 했다 계열사와 롯데지주의 협력도 강화한다.

롯데지주 임원들은 주말에도 회의를 진행하는 등 비상경영 상황에 맞게 그룹의 경영 상황 개선에 힘을 쏟았다.

롯데면세점은 2024년 6월부터, 롯데케미칼은 2024년 7월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임원 임금 삭감, 구조조정 등을 추진했으며 롯데케미칼은 출장 축소, 집중 근무제 등을 시행했다.

롯데그룹이 공식적으로 마지막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던 것은 앞서 2018년 2월이다. 당시 신동빈이 뇌물공여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신사업 진출, 롯데헬스케어는 ‘조기 청산’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새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점찍었다.

2022년 4월 출범한 롯데헬스케어와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각각 헬스케어와 바이오 분야를 맡았다.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할 때 자본금 700억 원을 전액 출자했고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출범 때도 지분 80%를 투자했다.

롯데헬스케어 초대 대표이사에는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부사장을 발탁했다. 헬스케어 사업 발굴을 주도한 ESG경영혁신실 산하 신성장3팀장 출신 우웅조 상무는 롯데헬스케어 사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롯데헬스케어는 유전자와 건강검진 결과 분석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를 배합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음식 섭취 방식과 맞춤형 식단, 운동 등에 관한 건강관리 코칭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신동빈은 2022년 12월15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훈기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롯데헬스케어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2023년 1월 한 스타트업과 기술도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업은 악재를 맞았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자신들과 투자 논의를 하다가 습득한 정보를 가지고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을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이와 관련한 부담이 늘어나자 결국 2023년 6월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에서 철수하고 건강관리 플랫폼 사업에만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9월18일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출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24년 말까지 캐즐 가입자 100만 명을 유치해 ‘전국민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목표만큼 가입자 수를 달성하지 못하고 사업 다각화에도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2024년 12월 법인 청산이 결정됐다. 결국 사업을 접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롯데지주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한 금액은 6369억 원이다. 설립할 때 104억 원을 시작으로 2023년 3월 1670억 원, 2024년 6월 1200억 원, 2025년 3월 1680억 원 등 출자를 이어갔다.

롯데지주는 지속적인 출자와 관련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배력을 유지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을 내놨다.

2024년 7월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신동빈은 착공식에 참석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여정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인천 송도의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 대한민국이 세계 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 여력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롯데지주는 2024년 11월 롯데바이오로직스 1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 약 9천억 원 규모 대출에 대해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면서 우려를 일축했다.

공사 자금이 부족할 때 롯데지주가 책임지고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건설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이사는 롯데지주 신성장2팀을 이끌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준비해온 이원직 상무였다. 그러다가 2024년 12월 지씨셀 대표이사를 지낸 제임스 박을 새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뉴욕 시러큐스시 생산공장을 인수해 바이오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송도 등에 공장 설립을 시작했고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5년 4월에는 아시아 소재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임상시험용 후보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두달 뒤인 6월 열린 바이오 행사 ‘바이오USA2025’에서도 바이오기업 오티모파마와 항체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을 맺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4년 6월13일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에 동행해 압둘라 아리포프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예방하고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제공>

△이사회 전문성 강화, 선임사외이사 제도 등으로 투명성도 강화
신동빈은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의 이사회를 놓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외이사를 채우고 있다.

롯데쇼핑은 2025년 3월 새 사외이사로 3명을 선임했는데 모두 유통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이다.

일본인 히로유키 카나이씨는 일본 색조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1위 기업인 도기와의 최고경영자(CEO)다. 독일 종합생활용품 기업은 헨켈의 일본법인 대표도 지냈다.

조현근 전 풀무원샘물 대표이사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아시아 총괄과 디아지오재팬 마케팅&신제품개발 임원, 디아지오아시아태평양 일본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인물로 담배와 주류, 식품 등 유통업과 밀접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정창국 전 에코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 전문가인데 P&G 아시아본부 재무매니저를 거쳐 골프회사 아쿠쉬네트코리아와 ADT캡스, 에코비트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했다.

롯데쇼핑 사외이사에서 물러나는 기존 인물들이 학계와 소비자업계 트렌드 전문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업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뛴 경험을 갖춘 유통업계 전문가들의 면면이 더욱 부각됐다.

롯데칠성음료도 새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새 사외이사로 선임된 2명 가운데 1명은 경쟁기업인 CJ제일제당에서 식품사업부 상무와 베트남법인장을 지낸 박찬주 현 DKSH퍼포먼스머터리얼코리아 대표이사다.

2024년만 하더라도 새 사외이사로 교수만 2명 선임했던 것과 대비됐다. 변화를 위해서라면 다른 대기업 출신 사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롯데케미칼도 사외이사에 변화를 줬다. 롯데케미칼은 새 사외이사로 조혜성 전 LG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 분석센터장과 서휘원 전 삼양사 AM BU장을 선임했다.

조 센터장은 석유화학업계에서 최초로 여성 임원 승진 기록을 세운 인물로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분사하기 전부터 연구개발 분야의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서 전 삼양사 BU장 역시 사빅코리아 스페셜티제품 마케팅전략 담당 이사와 한국바스프 첨가제사업부문장 등을 거친 화학업계 전문가다.

롯데웰푸드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대외협력담당 출신인 김도식 현 현대차 자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삼성물산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와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장을 역임했던 손은경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도 롯데웰푸드의 새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등 계열사의 기존 사외이사는 대부분 검사와 변호사, 판사 등 법조인 출신뿐 아니라 국세청이나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소위 ‘권력 기관’의 고위 관료를 지냈거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예전과 달린 업계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영감각을 갖춘 인물을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신동빈의 롯데그룹 계열사 쇄신 의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사회 투명성도 강화한다. 통상 대표이사에게 맡겼던 이사회 의장 자리를 사외이사에게 념겨주고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하기로 2024년 3월20일 결정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 경영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대표하는 핵심지표 가운데 하나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진행을 주관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의 경영활동 전반을 견제하거나 감독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상장사 10곳에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했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때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는 제도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으며 경영진에 현안보고를 요구하거나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금융권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롯데그룹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상장사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거버넌스 체제를 개편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비상장사에도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4년 3월25일 충북 청주에 위치한 이브이시스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방문해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지주>

△아들 신유열 승계 속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위상 높여
신동빈은 아들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의 경영 승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 산하 롯데의 영업본부장 부장으로 입사한 후 2022년 초 일본 롯데케미칼 상무보로 승진했으며 1년도 채 안돼 2022년 12월 상무에 올랐다.

다시 1년만인 2023년 12월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에 선임됐다.

1년도 걸리지 않아 2024년 11월 부사장에 올랐다. 부장에서 부사장까지 오르는 데 5년도 채 안 걸렸다.

신유열의 초고속 승진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신동빈이 1955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라는 점에서 후계자 수업에 속도를 올려 그룹의 경영권을 서둘러 신 부사장에게 승계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란 얘기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과거 신동빈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 두 아들을 놓고 후계구도를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해 경영권 갈등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에서 신동빈이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 부사장의 승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그룹의 경우 각 직급에서 최소 2~3년의 시간을 보내게 해 경험을 어느 정도 쌓도록 하는데 롯데그룹은 신 부사장에게 각 직급별로 1년가량만 머물게 했다.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동빈은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의 성격을 지닌 VCM에 신유열 부사장을 계속 배석하게 하며 그룹 전반을 바라보는 시각을 훈련시키고 있다.

신유열 부사장이 맡고 있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은 2023년 12월 만들어진 조직으로 처음 구성됐을 땐 세부 조직이 없었다. 신사업 관리와 다음 성장동력 발굴이 주된 임무로 부여됐다.

롯데그룹은 2024년 1월 미래성장실 산하에 글로벌팀과 신성장팀을 두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2025년 7월 현재 김수년 상무보가 글로벌팀을, 임종욱 상무가 신성장팀을 맡고 있다.

임종욱 상무는 1972년생이며 김수년 상무보는 1980년생이다. 젊은 임원을 신 부사장을 보좌하는 인물로 둔 형태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는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아 해외 인수합병 등에서 역할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 역량 확보 강조
신동빈은 롯데그룹 전체적으로 인공지능(AI) 역량을 확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2025년 1월2일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서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AI 내재화에 집중해달라”며 “우리는 지난해 다양한 영역에서 AI 내재화를 위한 발판을 다져왔다. 올해는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이 AI 개발부터 활용까지 모든 과정에서 전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윤리헌장 ‘AI 윤리헌장’을 만든 것도 이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롯데그룹이 2025년 5월7일 선포한 AI 윤리헌장은 AI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인간존중 △안정성 △투명성 △공정성 △책임성 △연대성 등 핵심가치 6가지를 중심으로 한다.

유네스코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윤리 가이드라인를 기본으로 하며 ‘롯데는 AI를 활용하는 전 과정에서 올바른 행동 및 윤리적 가치를 준수하며 이를 통해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동빈은 ‘AI 전도사’로도 불린다. AI 역량을 자주 강조한 덕분이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2025년 상반기 롯데VCM의 본회의를 앞두고 계열사의 AI 우수 혁신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열기도 했다. 당시 롯데케미칼과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 계열사 9곳이 참여했다. 신동빈이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 설명을 듣는 모습도 공개됐다.

신동빈의 AI 역량 강조에 계열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지주는 AI 전략을 수립하는 AI혁신TF를 조직했고 2024년 롯데어워즈에서는 AI와 디지털 전환 관련 시상 분야도 추가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롯데쇼핑은 유통에 특화한 생성형 ‘AI 추진체’를 구성해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리테일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2024년 2월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 특성에 맞춘 AI 조직을 신설했다. 기초소재사업팀은 대전 종합기술원에 ‘AI 솔루션팀’을 만들었고 첨산소재사업에서는 ‘AI 추진사무국’을 신설했다.

롯데건설 역시 2024년 초 AI 전담조직인 ‘AGI TFT’를 신설했다. 연구개발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으로 구성된 AGI TFT는 AI 업무 자동화, 스마트 AI 기술 확보, 신사업 AI 서비스 확대를 담당한다.

대홍기획은 2023년 11월부터 생성형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AI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임직원들이 AI를 잘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최고경영자들이 먼저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적용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CEO AI 컨퍼런스도 열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3년 9월 CIO(최고정보책임자),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 CMO(최고마케팅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정보화전략세미나를 개최하고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경영 인사이트’라는 주제로 그룹 통합 시너지 전략도 제시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화학 계열사들은 2024년 구매·생산 분야에서 AI 과제를 진행하며 업무 역량을 높였다. 롯데케미칼은 AI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색상 조합을 찾아내는 합성수지 컬러매칭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일일 생산성을 50% 개선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원자재 시황 분석과 계약 단가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비용 관리와 원료 수급에 효율성을 더했다.

그룹 AI 플랫폼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아이멤버’는 외부 생성형 AI를 보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그룹 내에서 월평균 15만 회 이상의 사용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대외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4월 IT 솔루션 기업 6곳과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마케팅 기획업무를 수행하는 에임즈와 데이터 통합 플랫폼 스마트리온도 적용 계열사를 늘리고 있다.

롯데온은 2024년 6월 기존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샬롯에 생성형AI를 추가로 도입해 질의응답의 정확도를 높이기도 했다. AI 리뷰 추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상품 선택 과정을 돕고 카메라 기능을 활용해 원하는 상품의 이미지를 올리면 AI가 해당 이미지와 유사도가 높은 상품을 선택해 제안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025년 1월9일 오후 '2025 상반기 VCM' 본회의에 앞서 열린 'AI 과제 쇼케이스'에서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지주>

△인수합병 고삐 죄, 중간성적은 기대 못 미쳐
신동빈은 2021년부터 인수합병 전략을 다시 꺼냈다.

과거 신동빈이 후계자 수업을 받을 때 수십 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켜 롯데그룹을 재계 순위 5위까지 성장하도록 한 전략을 재가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5년 화학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을 모두 3조 원 규모로 사들인 일화는 신동빈의 인수합병 솜씨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롯데그룹은 2021년 중고나라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한샘, 2022년 1월 한국미니스톱, 2023년 3월 일진머티리얼즈 등을 연달아 사들였다.

이들을 사들이는 데 쓴 돈만 모두 3조7천억 원가량이다.

인수 목적은 분명했다.

중고나라와 한샘, 한국미니스톱 인수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에 힘을 싣겠다는 목적이 강했다. 한샘만 하더라도 유통과 가구 분야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콜옵션 계약까지 맺었을 정도다. 한국미니스톱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덩치를 키워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편의점 양강구도를 깨보겠다는 시도로 읽혔다.

일진머티리얼즈 역시 롯데그룹이 화학부문에서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2차전지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사업 위주로 하고 있어 업황 불황에 극히 취약하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다.

하지만 이들의 중간 성적을 살펴보면 실패한 인수합병같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고나라의 경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매출 성장률도 2022년 16.7%에서 2023년 10.3%, 2024년 6.1%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당근이 2024년 매출 성장률 48.1%를 기록하는 동시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중고나라의 미래가 녹록치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샘 투자 성적도 신통치 않다. 롯데쇼핑은 한샘 인수에 전략적투자자로 뛰어들면서 약 3천억 원을 넣었는데 인수 당시 10만 원대였던 한샘 주가가 2025년 6월 현재 4만5천 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일진머티리얼즈에서 이름을 바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090억 원, 영업이익 118억 원을 냈는데 2024년에는 매출 9023억 원, 영업손실 644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025년 예상 영업손실 규모는 650억 원이다.

신동빈의 최근 인수합병 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업황이 고점일 때 비싼 가격에 인수하는 패착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적극적이던 신동빈의 인수합병 전략이 약화한 원인으로는 2015년부터 본격화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른바 ‘왕자의 난’이 지목된다. 이후 경영비리 재판, 일본 기업 관련 불매운동 등도 인수합병 동력을 약화시킨 이유로 꼽혔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022년 6월21일 독일 유통사 레베(REWE) 회장과 미팅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부탁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롯데지주>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 중심은 베트남
신동빈은 동남아시아로 손을 뻗고 있다. 내수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보고 해외에서 롯데그룹의 먹거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동빈의 동선은 롯데그룹의 시선이 동남아에 고정돼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베트남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2017년 사법 리스크 당시에도 일정을 쪼개 수시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직접 가지 못한 상황이 됐을 때는 황각규 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을 베트남으로 보내 상황을 점검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신동빈은 사면복권이 되자 보름여 만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연달아 방문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성공한 롯데그룹의 대표적 계열사다.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베트남에 1호점을 내고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진출 6년 동안 현지 매장만 10곳으로 늘리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했다.

베트남 현지를 관광하는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롯데마트는 인지도가 높다. 베트남 주요 대도시를 가도 어김없이 롯데마트가 있어 현지에서 장보기 편리하다는 후기는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널려 있다. 롯데마트의 베트남 점포 수는 2025년 1분기 말 기준 15개다.

롯데시네마의 성과도 돋보인다. 롯데시네마의 베트남 현지 시장 점유율은 30%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CJCGV에 이어 2위다.

롯데면세점도 베트남에서 영토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베트남에 다낭공항점을 시작으로 2018년 나트랑공항점, 2019년 하노이공항점을 연달아 오픈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사업 확장에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2022년 11월 다낭에 베트남 현지 최대 규모의 시내면세점을 열며 영향력 확대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롯데건설 역시 현지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롯데그룹의 베트남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계열사였다.

롯데건설은 과거만 하더라도 베트남에서 복합상업시설인 롯데센터하노이와 롯데마트 등 계열사 공사로만 컸다. 하지만 옌벤-라오까이 철도공사와 다낭-꽝아이 도로공사 2개 공구, 로테-락소이 도로공사 등 토목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역시 베트남에서만 2025년 4월 기준으로 점포 254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GRS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라오스, 몽골 등에도 진출해 있는데 베트남에 진출한 시기는 다른 국가보다 최고 15년이나 빠르다. 그만큼 롯데GRS가 일찌감치 베트남에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롯데GRS는 현지 사업의 성과를 ‘베트남 외식시장 점유율 1위’라고 소개한다.

2023년 9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시 서호 인근에 복합쇼핑몰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를 열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모두 6억 달러를 투자해 만든 대규모 복합쇼핑몰로 여태껏 롯데그룹이 베트남에서 진행한 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는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 역량이 총집결된 곳으로 롯데시네마와 아쿠아리움, 롯데호텔, 롯데마트 등이 총망라돼 있다. 2025년 6월까지 누적 방문객 1천만 명을 넘어서며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신동빈은 일찌감치 베트남을 주목했다. 그룹 부회장을 맡던 2005년 말 ‘글로벌’ 전략을 꺼내들면서 롯데그룹이 앞으로 진출해야 할 지역으로 4개 나라를 꼽았는데 그 가운데 한 곳이 바로 베트남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경제 발전과 관련한 잠재력이 높은 4개 나라를 뜻하는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라는 말이 통상적으로 쓰이고 있었다.

하지만 신동빈은 브라질을 뜻하는 ‘B’ 대신 베트남을 뜻하는 ‘V’를 선택해 롯데그룹이 브릭스(VRICs)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될 때마다 임원들에게 VRICs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롯데그룹의 베트남 진출은 1990년대 말부터 이뤄지기 시작했다. 롯데제과가 이미 1998년부터 베트남 현지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롯데리아도 1998년부터 현지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주력 계열사들이 뛰어들기 시작한 시기는 2007년부터다.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와 관련한 차별 금지 법안이 통과되자 롯데그룹도 비로소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

△4대 신성장동력 투자 계획 세워
롯데그룹은 2022년 5월24일 새로운 성장 테마인 헬스앤웰니스와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관련 부문을 포함해 화학과 식품, 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37조 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우선 헬스앤웰니스 부문에서 국내 공장 신설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모빌리티 부문은 2023년 실증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했다. 도심항공교통 사업은 롯데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한 국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화학군은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롯데케미칼은 2027년까지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와 합작사를 설립한다. 자원 선순환이 강조되는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플라스틱 분야에도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한다.

화학군은 7조8천억 원을 투자해 고부가 스페셜티(특화) 사업과 범용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투자와 생산 확대에도 나선다.

유통군에는 8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 등에서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지점들을 차례로 재단장한다. 롯데마트는 1조 원을 투자해 제타플렉스, 맥스(창고형 할인매장), 보틀벙커(와인 전문매장) 등 특화매장을 확대한다.

호텔군은 관광 인프라의 핵심 시설인 호텔과 면세점에 2조3천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식품군은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모두 2조1천억 원을 투입한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에도 나선다.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6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롯데벤처스 엘캠프(스타트업 육성 및 투자 프로그램)뿐 아니라 푸드테크(미래식단), 헬스케어 등 국민건강과 관련된 분야로도 투자 영역을 넓힌다.

이번 투자계획은 롯데그룹이 바이오와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새 성장동력을 육성해 미래로 나아간다는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은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등을 합친 분야에 전체 투자금액 37조 원의 41%를 쓰기로 했다. 전통적 사업군의 경쟁력 강화에 들이는 투자금과 비교해 보면 롯데그룹이 얼마나 미래동력 육성에 역량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3년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롯데쇼핑>

△주요 사업군 헤드쿼터(HQ) 체제 설립, 총괄대표에게 책임경영 맡겨
신동빈은 2021년 11월25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조직도 개편했다.

5년 가까이 유지해온 BU(비즈니스유닛) 체제를 접고 HQ(헤드쿼터) 체제를 도입한 점이 조직개편의 핵심으로 꼽혔다.

롯데그룹은 우선 출자구조와 사업분야의 유사성 등을 고려해 계열사들을 모두 6개 사업군(식품·유통·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나눠 묶었다. 이 가운데 주요 사업군인 식품과 유통, 호텔, 화학 쪽은 HQ 체제를 갖추고 1인 총괄대표가 이끌도록 했다.

롯데지주의 설명에 따르면 HQ는 기존 BU와 비교해 실행력을 강화한 조직이다.

HQ는 사업군과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할 뿐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갖춰 사업군의 통합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 구매와 정보기술(IT), 법무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기능도 사업군 HQ에 통합했다.

주요 사업군의 HQ 체제 전환에 따라 롯데지주는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 등 본연의 임무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신동빈이 각 사업군을 이끄는 총괄대표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 테니 의사결정에 더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셈이다.

롯데그룹은 기존 BU 체제를 운영하면서 BU 안에 여러 계열사를 묶었지만 인사와 재무, 기획, 전략 등 경영의 주요 기능은 각 계열사에 남겼다.

각 BU장으로서는 핵심 기능들이 계열사에 흩어진 탓에 충분한 권한을 확보하지 못해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확보하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계열사별로 전략을 짜더라도 상위조직인 BU에 이를 보고해야 하는 일종의 ‘옥상옥’ 구조라는 점도 BU 체제의 비효율적 요소로 끊임없이 지적됐다.

4개 HQ 가운데 호텔군HQ는 2023년 8월 사실상 와해됐다. 이완신 호텔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이 일신상 이유로 취임 6개월 만에 사임하면서 재무와 ESG 관련 조직만 남기고 전략과 마케팅 조직은 각 사업부로 원대복귀시켰다.

애초 호텔군HQ 총괄대표 후임자를 물색했지만 그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호텔군HQ를 축소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권 ‘원톱’ 지위 다져
신동빈은 2020년 3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데 이어 같은 해 7월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했다.

2018년 2월 법정구속으로 수감되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물러났으나 2019년 2월 대표이사에 다시 오른 뒤 이번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자리는 2017년 신격호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뒤 비어 있었다. 신동빈의 회장 승진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일본 주주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뒤늦게 발견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에도 ‘후계자는 신동빈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며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신 회장이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빈의 아들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역시 2024년 6월 일본 롯데홀딩스의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부자가 함께 롯데홀딩스를 쥐는 구도를 만들었다.

롯데홀딩스는 “신유열 사내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재직하다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뒤 롯데에 입사했다”며 “신 이사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서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하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롯데홀딩스는 신유열 이사가 한국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하며 역량을 발휘했다고 판단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되었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빈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2015년부터 줄곧 롯데홀딩스 경영 복귀를 시도하고 있지만 주주총회에서 번번이 졌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2년 2월22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회의실에서 태블릿PC로 메타버스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롯데지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지주사 체제 만들어, 호텔롯데 상장은 숙제
신동빈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시작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였다.

신동빈은 2015년 8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순환출자 문제를 두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당시 276개였는데 2개월 만인 2015년 10월에는 67개로 줄었다.

2017년 10월에는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를 중심으로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상장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13개까지 줄었다.

이어 2017년 11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지분을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가 11개만 남았다.

그 뒤 2018년 2월 롯데지주와 롯데GRS,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투자사업 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 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0개라고 공식으로 인정했다.

금산분리 과제도 해결했다.

롯데그룹은 2019년 9월 금융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외부로 분리했다. 롯데지주와 롯데건설 등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한 것이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이 신동빈의 숙제로 남아있다.

신동빈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한국 증시에 상장해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하고 장기적으로 롯데지주에 편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현재 기업공개 시장의 한파 탓에 롯데그룹의 주요 과제 가운데 후순위로 밀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숙제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신동빈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그는 2022년 9월 베트남 출장에서 한 매체 기자와 만나 호텔롯데 상장을 묻는 질문에 “요즘 여러 가지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상장은 좀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여러 가지 문제가 무엇인지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롯데 주요 사업부의 가치 하락, 얼어붙은 기업공개 시장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계열사의 지분율이 99% 이상이다.

△그룹 컨트롤타워 정책본부장 맡으면서 경영 경험 쌓아
신동빈은 1988년 4월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해 롯데그룹에서 처음 일하기 시작했으며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자리를 옮겨 공식적으로 한국 롯데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그룹 부회장에 승진한 뒤 1999년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2000년 롯데닷컴 대표이사, 2004년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및 롯데쇼핑 정책본부장 등을 겸임했다.

롯데쇼핑 정책본부는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었다. 2017년 지주체제 전환 과정에서 롯데지주에 편입됐고, 이후로는 그 기능을 경영전략실과 재무혁신실 등 6개 실이 나눠 맡고 있다.

롯데쇼핑 정책본부 시절 신동빈 곁에서 일한 황각규 당시 국제실장, 채정병 당시 지원실장, 이재혁 당시 운영실장 등은 그 뒤로 꾸준히 신동빈에 의해 중용됐다.

신동빈은 2003년부터 현대석유화학, KP케미칼,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등을 인수합병했다. 화학, 유통, 식품 등 지금의 그룹 주축사업 분야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한 셈이다.

또 ‘글로벌 롯데’라는 비전을 세우고 해외투자 규모를 매년 늘려갔다.

신동빈이 2011년 2월 롯데그룹 회장에 오름으로써 롯데는 1967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설립 이후 40여 년 만에 본격적으로 ‘2세경영 체제’에 접어들었다.

신동빈은 2001년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되고 2010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재계 대표 간담회에 신격호 당시 회장을 대신해 참석하는 등 2세경영 시대를 준비해왔다.

△롯데그룹의 역사
롯데그룹은 신동빈의 아버지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설립한 껌 제조기업 롯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1965년 한일간 국교가 정상화하자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를 설립하면서 한국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

1973년 호텔롯데 설립, 1974년 칠성한미음료 인수, 1976년 우진건설 인수, 1977년 삼강산업 인수, 1978년 롯데유업 설립, 1979년 호남석유화학 인수와 롯데리아 개장, 1982년 롯데자이언츠 창단, 1989년 롯데월드 개장, 1993년 롯데마트 개장, 1999년 롯데시네마 개장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무차입 경영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분에 롯데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4년 6월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유동성 문제 해결과 위상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다.

2024년 11월18일 증권가를 중심으로 ‘롯데 제2의 대우그룹으로 공중분해 위기’라는 내용의 사설 정보지 글이 돌았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12월에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설 정보지가 그렇듯이 내용은 과장됐고 선정적이었다. 다만 롯데그룹의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을 사실이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론의 진원지는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 일부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기한이익상실이란 특정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발행 당시 ‘3개년 누적 평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이자비용의 5배 이상 유지’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채권자가 대출금 조기 회수를 결정하면 롯데케미칼이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이 유동성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통상적으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회사는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채권자에게 조건 변경 등을 요청한다.

롯데케미칼이 2024년 12월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이 가결됐다”며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했으며 롯데그룹 또한 자본시장 안정화 등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활용해 은행 보증을 추가하는 등 회사채의 신용보강을 목적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고 말하면서 위기설을 수습했다.

신동빈이 롯데그룹의 상징과 다름없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읽혔다.

유통도 문제였다. 롯데쇼핑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쇼핑이 2025년 2월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토지의 장부가액을 기존 8조2686억 원에서 17조7351억 원으로 늘었다고 밝힌 것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의 결과였다.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에 들어오는 재무구조의 적신호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큰 문제를 마주할 수 있다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이 주력 사업에서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신사업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면 재계 순위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굵직한 인수합병이나 판을 바꾸는 대담한 선택을 하지 않는 한 5년 안에 재계 10위는 고사하고 20위권 밖으로도 밀려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신동빈도 과감한 변화만이 롯데그룹의 살 길이라고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인 VCM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와 쇄신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신동빈은 롯데그룹을 변화시키기 위해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조직도 개편하고 있다.

롯데그룹을 6개 사업군으로 재편하고 그 가운데 유통군, 화학군, 식품군, 호텔군 등 4개 주요 사업군에 HQ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실행력이 강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롯데그룹은 2015년 이후 여러 가지 외부 악재에 시달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박근혜 게이트에 얽힌 롯데그룹 경영비리 재판, 반일감정 고조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코로나19 확산 등이 롯데그룹을 힘들게 했다.

경영권 분쟁도 악영향을 미쳤다. 신동빈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전방위 공세를 연달아 물리치고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으나 롯데그룹이 형제의 난으로 입은 타격은 상당히 컸다.

형제의 난이 발생하기 전에는 롯데그룹이 재일교포 출신 사업가가 한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벌이는 회사라는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형제의 난을 거치면서 롯데그룹의 최상위 회사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롯데는 결국 일본 기업 아니냐는 시선이 생겨났다. 신동빈 자신도 애초 일본 국적이었으나 병역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된 뒤에야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점이 입길에 올랐다.

롯데그룹의 불투명하고 불완전한 지배구조가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동시에 롯데그룹은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형제의 난 이후 롯데그룹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몰두했다. 2017년 10월 한국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진행했고, 이후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새 판을 짰다.

롯데그룹의 이미지도 개선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일본과 관련된 정치적, 경제적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돼 유무형의 타격을 입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2019년 7월 일본의 보복성 수입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다.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지만 주식시장의 상황과 호텔업계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장기간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평가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3년 11월24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에 등장하는 모습과 달리 잘 웃고 잘 우는 등 인간미가 넘친다고 한다. 예의를 중시하고 직원들을 존중하는 태도가 직원들 사이에서 평판을 높였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학자 스타일로 온화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소극적으로 경영에 임하는 것과 종종 비교됐다.

신동주 회장은 보수적 경영방식을 고수했다. 사업을 늘릴 때 자체 자금과 은행 대출만 이용했으며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기업공개를 한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사업영역도 식품과 유통 분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신동빈은 필요하다면 기업공개를 마다하지 않았다. 신동빈이 2006년 롯데쇼핑을 상장하려고 하자 신격호 당시 총괄회장이 “회사를 왜 남에게 파느냐”며 못마땅해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외부 회사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 이후 40개 안팎의 기업을 인수합병했는데 이는 롯데그룹이 재계 서열 5위까지 성장하는 데 초석이 됐다.

신동빈의 이러한 성향은 형을 제치고 롯데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언론 앞에 나서지 않고 공식석상에서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은둔의 황태자’라는 별명이 있었다. 회장에 오른 뒤에도 좀처럼 언론과 접촉하지 않는다.

성품이 겸손하다는 평을 듣는다. 회사 엘리베이터를 혼자서만 타는 일이 없고 해외로 출장갈 때 자기 가방을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챙긴다. 재판에 참석할 때도 가방을 직접 챙겼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현장경영 정신’을 물려받아 현장을 자주 찾는다. 조용하지만 거침없는 추진력을 보인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일한 경력이 신동빈의 경영 스타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융업에 강한 애착을 보였으며 1997년 부회장에 취임하면서 금융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을 두고 “조용하고 치밀한 ‘컨설턴트’ 타입의 경영자”라며 “주로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고 많은 말을 하기보다 수치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경영전략을 짠다”고 평했다.

2022년 7월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친구 사이였다.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과 아베 집안이 서로 교류하는 관계여서 일찍부터 아베 전 총리와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은 아베 전 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도 인연이 있어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을 막후에서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은 신동빈에게 이어져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신동빈을 위해 중매도 하고 결혼식 주례도 맡았다. 결혼식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를 비롯해 일본의 전현직 총리가 3명이나 참석했다.

신동빈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일본 여성과 결혼하면서 신 명예회장, 신동빈에 이어 롯데 오너 3대가 내리 일본 여성과 결혼하는 가족사를 썼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썼다.

신동빈은 2017년 11월 스위스 오버호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재판을 마치고 심야 비행기를 이용해 1박4일, 사실상 무박에 가까운 일정으로 스위스에 다녀오는 강행군을 펼쳤다.

국제스키연맹은 동계스포츠 단체 중 영향력이 가장 크다. 신동빈은 국제스키연맹의 지앙 프랑코 카스퍼 회장과 사라 루이스 사무총장 등에게 평창의 시설, 교통 등 올림픽 준비 상황과 기온, 강설 등 올림픽 개최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상세히 설명했다.

신동빈은 2018년 1월 국내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 직접 성화를 들고 뛰었다.

야구 관전이 취미다.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면 직접 야구장을 찾는다.

와인을 즐기는데 수백만 원대의 고가 제품 대신 대중적 브랜드를 마시며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다. 2021년 3월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 사장의 인스타그램에 신동빈과 함께한 모습이 올라왔는데 신동빈이 신은 운동화가 9만7천 원짜리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브이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했다. 브이소사이어티는 자본금 42억 원으로 2000년 9월 출범한 주식회사인데 재계 2, 3세들과 벤처신화를 일궈낸 CEO(최고경영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것을 설립목적으로 삼았다.

이 모임에서 신동빈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활동했다.

유학 시절 자주 먹던 크리스피 크림 도넛의 맛을 잊지 못해 2004년 ‘크리스피 크림 도넛’ 영업권을 따왔다는 일화도 있다.

한국 언론과 기자회견을 할 때는 한국말을 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롯데그룹이 보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롯데’가 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건사고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이 2023년 9월14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캐즐 출시 1년 만에 기술도용 논란 등에 휩싸이다 결국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롯데헬스케어 ‘기술도용’ 논란과 법인 청산
롯데그룹이 새 먹거리로 점찍었던 롯데헬스케어 사업을 정리했다.

롯데지주는 2024년 11월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롯데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헬스케어 법인의 청산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청산은 2025년 상반기 안에 마무리된다.

롯데지주는 헬스케어 시장 환경과 사업 방향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개인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지속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 방향을 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2년 4월 롯데지주로부터 700억 원을 출자받아 설립됐다. 다만 출범 2년8개월 만에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롯데헬스케어는 앞서 2023년 1월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기술을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롯데헬스케어는 계열사 캐논코리아에 의뢰해 영양제 디스펜서 ‘필키’를 새로 만들었고 이를 2023년 1월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박람회 CES에 선보였다.

새 기기를 자체 개발하는 데 투입한 자금만 수십억 원 규모이었다. 1년 반 동안 투입한 인적 자원 등 유무형의 비용을 감안하면 롯데헬스케어의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진다.

하지만 같은 해 1월 중순 무렵 제기된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논란’이 끝내 롯데헬스케어의 발목을 잡았다.

알고케어가 롯데헬스케어의 필키를 놓고 자사의 아이디어를 훔친 제품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 롯데헬스케어의 사업은 삐거덕하기 시작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빼앗은 대기업’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정부와 국회까지 두 회사의 아이디어 도용 논란에 직접 나섰을 정도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현장 조사를 진행하며 사건의 실태 파악에 착수했고 국회 차원에서도 같은 해 2월 말부터 두 회사를 중재하기 위해 나섰다.

롯데헬스케어의 최고경영진은 이 과정에서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와 직접 수차례 만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헬스케어는 이 과정에서 필키가 결코 알고케어의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도용한 제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롯데헬스케어는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기술 및 아이디어 도용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의 기술을 빼앗았다는 꼬리표가 붙은 상황에서 사업을 이끌어갈 만한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법적 대응에 나서 판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만약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롯데가 스타트업의 기술을 베꼈다는 세간의 인식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만으로도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 회사채 재무특약 미준수
롯데그룹이 수익률 저하로 회사채 재무 특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이에 특약 조정에 들어갔으며, 회사채 신용 보강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은행 담보물로 내놓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2024년 11월21일 설명자료를 내고 “롯데케미칼이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특약을 미준수하게 됐다”며 “관련 조항은 최근 발행한 회사채에는 삭제된 조항으로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특약사항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의 해당 문제가 손익 저하에 따라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는 “2018년 이후 화학산업은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급이 악화되고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라 손익이 저하됐다”며 “이번 현안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따른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저하로 발생한 상황이며 회사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롯데케미칼은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으로 모두 4조 원 상당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총 자산은 2024년 10월 기준 139조 원이며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천억 원에 이른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 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도 15조4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롯데지주는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자산 효율화 작업 및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현금 유출이 필요한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을 조정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프로젝트를 2024년 상반기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과 비핵심 사업 매각도 추진한다.

2024년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으며,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한 1조3천억 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6600억 원은 이미 조달했고 나머지 6500억 원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롯데지주는 “계열사들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필요 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며 “이번 현안 관련해선 롯데지주 중심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 은행보증의 담보물로 롯데월드타워를 내놨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계속
2024년 11월18일 증권가를 중심으로 ‘롯데 제2의 대우그룹으로 공중분해 위기’라는 내용의 사설 정보지 글이 돌았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12월에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는 이와 관련해 공시를 내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 무근이다”고 밝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와 관련한 소문에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며 “루머를 유포한 사람을 색출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같은 날 롯데그룹 관련 계열사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0.22%(7500원) 떨어진 6만5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지주 주가도 각각 6.60%, 6.59% 빠졌다.

이번 정보지 사태와 별도로 롯데그룹이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2025년에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늘어나는 차입금 부담 탓에 이자비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악화한 재무구조를 이유로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롯데그룹이 져야 할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그룹 주요 계열사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했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 재편이나 재무구조 개선 방안, 이행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도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를 짚으면서 “보유 유동성 규모 등을 감안하면 회사채에 대한 대규모 조기상환 청구가 발생하더라도 자체 자금으로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소요 규모가 과도할 경우 회사는 보유 유동성을 상당 부분 소진해 추가 자금 확충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원만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동성 위험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 내포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재무구조가 취약해지는 근본적 이유는 저조한 실적 탓이다.

롯데케미칼이 2022년과 2023년에 낸 영업손실은 누적 1조1103억 원이다. 2023년 영업손실이 2022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만 했지만 2024년 3분기까지 영업손실 6600억 원을 내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는 2024년 6월 말 실시된 주요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전망에서 ‘부정적’ 판정을 받았다. 당시 재무구조 관리 여부가 신용등급 전망에 중요한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혔는데 이 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2025년 신용등급 하락이 가시화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그룹 여러 계열사는 이자비용 증가 탓에 어려워하고 있다. 여기에 신용등급까지 낮아진다면 회사채 발행 등에서 기존보다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더욱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상당한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소문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2021년에도 유동성 위기를 지적하는 사설 정보지가 시장에 돌았다.

△16년 동안 맡았던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 회장에서 물러나
신동빈이 16년 동안 이끈 비영리 민간단체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는 2024년 4월9일 회원 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는 1956년 미국에서 설립된 비영리·비정치 국제기관이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신동빈 등은 2007년 10월 아시아소사이어티의 한국지부를 설립했다.

신동빈은 2008년 4월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가 정식 출범한 뒤 16년 동안 회장을 맡았다.

각 나라 대사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아시아에 대한 이해 증진 및 문화적·외교적 교류 확대에 힘쓴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시아 지역의 협력 관계 강화 등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신동빈은 글로벌 경기침체 탓에 롯데그룹 경영에 전념하고자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 회장 후임을 찾았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후임자를 정하지 못한 탓에 단체 해산까지 간 것이다.

△13년 만에 ‘5대 그룹’에서 탈락
롯데그룹이 2023년 들어 13년 만에 ‘5대 그룹’에서 탈락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롯데그룹만 유일하게 순손실을 냈다는 점은 신동빈에게 더욱 쓰라린 대목이다.

롯데그룹은 2010년 처음으로 재계 순위 5위 오른 뒤 그동안 자리를 쭉 유지했다.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과 함께 5대 기업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세월만 12년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2023년 순위에서 밀려나면서 포스코그룹에 5위 자리를 내줬다.

롯데그룹이 과거 ‘4대 그룹’ 얘기까지 들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순위 하락은 더욱 뼈아플 수 있다.

2024년 순위에서도 재계 순위 6위에 머물렀던 롯데그룹은 2025년 발표된 순위에서 5위를 되찾았다.

△경영비리 관련 특별사면 및 복권
신동빈은 2022년 8월12일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사면 및 복권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특별사면 관련 기자브리핑에서 “경제 활성화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주요 경제인 사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특별복권)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특별복권),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특별사면 및 복권)도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신동빈이 특별사면을 받은 것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지 약 2년10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2019년 10월17일 뇌물공여와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에게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롯데그룹은 법무부 결정을 놓고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며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 2020년 1월22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롯데별장에서 열린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노제가 끝난 후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오른쪽)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영업중단 사태
부산시는 2022년 5월31일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그 건물에 붙어있는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 등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관련 시설들은 이튿날인 6월1일부터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됐다.

부산시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롯데그룹의 부산롯데타워 건설 의지가 확고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부산롯데타워는 애초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함께 건립하는 방식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롯데그룹은 2000년 부산시에서 해당 부지를 사들인 뒤 롯데백화점과 함께 롯데타워를 건설하겠다며 건축허가 신청을 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2009년에 문을 연 것과 달리 부산롯데타워는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부산시는 부산롯데타워 건축허가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임시사용 기간을 1년 또는 2년 단위로 연장해왔다. 하지만 12년째 사업에 진척이 없자 롯데그룹 측을 압박하기 위해 강수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의 이런 압박에 롯데그룹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고위 경영진이 부산을 직접 찾아 부산시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그 결과 부산시는 2022년 6월2일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인근 상업시설의 임시사용 기한을 연장해줬다. 부산시는 그 뒤 롯데그룹 경영진과 만나 부산롯데타워 건립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 측은 부산롯데타워 건설을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2025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부산시에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설계 변경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롯데그룹이 약속한 부산롯데타워 완공 기한은 밀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2025년 6월 현재 부산롯데타워를 2028년까지 짓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롯데그룹 일본 계열사 지분 공개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등 일본 롯데 계열사의 주주 및 출자 현황이 2022년 5월30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롯데홀딩스 등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들고 있음이 확인됐다.

2023년 5월31일 공시된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을 보면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롯데홀딩스에 대한 동일인 신동빈 측 지분은 71.19%다.

세부적으로는 신동빈 2.69%,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1.77%,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 1.46%, 롯데재단 0.22%, 광윤사 28.14%, 임원지주회 5.96%, 신영자씨 3.15%,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10.65%, 미도리상사 5.23%, 패밀리 4.61, 롯데그린서비스 4.10%, 경유물산 3.21%다.

경유물산은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던 서미경씨와 딸인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의 자산관리 회사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되는 회사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를 통해 호텔롯데에 간접 출자하고 있다.

광윤사의 지분 구성은 신동빈 회장 38.98%,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50.28%, 신격호 전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10.00%,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0.28%, 롯데재단 0.42% 등이다.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의 지분 구성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일본 기업인 데다 둘 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한 국외 계열사의 정보도 의무공시 대상이 됐기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사에 출자한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의 지분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 출자한 일본 롯데 계열사는 모두 19곳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회사 1곳, 홍콩 회사 1곳 등도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빈은 한국 롯데 계열사에 출자한 일본 롯데 계열사 19곳 가운데 14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전까지 롯데그룹 계열 일본 회사와 관련해 공개된 출자 현황 및 지분 구조 자료는 2016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10월 말 기준 롯데그룹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 자료가 유일했다.

△계열사 등기임원 과다겸직 논란
신동빈은 2019년 말까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에프알엘코리아,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롯데건설 등 모두 9곳의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의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신동빈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과다겸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도 겸직 논란을 해소하라고 신동빈을 압박했다.

신동빈은 2019년 12월31일 계열사 4곳에 사임계를 제출하며 논란 해소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등의 등기임원을 사임하면서 책임경영 의지가 더 깊어졌다”며 “앞으로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일부 계열사에만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신동빈은 2025년 6월 현재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4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동빈과 신동주의 경영권 분쟁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신동빈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10차례에 걸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대결을 펼쳤다.

이 대결은 모두 신동빈의 승리로 끝났다. 사실상 신동빈의 ‘완승’이다.

둘의 갈등은 201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 1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전격 해임됐다. 신 회장은 같은 해 7월27일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을 내세워 신동빈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다 실패했다.

신동주 회장은 그 뒤에도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 2017년 6월, 2018년 6월, 2020년 6월, 2021년 6월, 2022년 6월, 2023년 6월, 2024년 6월 등 모두 10차례에 걸쳐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복귀하려 했으나 모두 신동빈이 이겼다.

신동주 회장은 2020년 7월 신동빈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

신동주 회장은 ‘주식회사 롯데홀딩스 및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의 소 제기에 관한 안내 말씀’을 통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직무와 관련해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맡고 있다는 것은 준법경영상 허용될 수 없다”며 “주주총회에서도 해임안이 부결된 이상 사법 판단을 통해 그 직위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발견되면서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으로 결론났다.

신동빈은 신동주 회장과 오랜기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롯데그룹 이미지가 깎였을 뿐만 아니라 신동빈이 롯데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때마다 제동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둘은 경영권 갈등 중에 신격호 명예회장의 거처를 두고도 싸웠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이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 신 명예회장이 거처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은 각각 자신이 정한 거처에서 신 명예회장이 지내게 해야 한다며 대립했다.

이 문제는 결국 법원의 판단으로 넘어갔고 법원이 신동빈의 손을 들어줘 신격호 명예회장이 2018년 1월 중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거처를 옮겼다.

하지만 2018년 8월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의 개보수 공사가 마무리되자 신동주 회장 측은 신 명예회장이 다시 소공동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앞서 신 명예회장의 임시 거주지를 결정할 때 공사가 끝나면 다시 소공동으로 이전하도록 했던 단서조항을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신 명예회장은 잠실로 거처를 옮긴 지 1년5개월여 만인 2019년 6월 다시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으로 이사했다. 신 명예회장은 이듬해인 2020년 1월19일 향년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재판에서 집행유예 받아
2019년 10월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뇌물공여 및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동빈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받기 위해 최순실씨가 운영하던 K스포츠에 70억 원을 뇌물로 준 혐의와 롯데시네마 매점을 총수일가에게 임대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된 지 2년6개월여 만에 나온 최종 재판 결과였다.

신동빈은 2018년 10월5일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사건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했지만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다시 경영에서 물러날 수도 있었는데 이런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

1심 법원은 2018년 2월 신동빈의 뇌물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신동빈을 법정구속했다. 롯데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신동빈은 법정구속된 지 8개월 만에 석방됐다.

2심 재판부는 신동빈의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호텔롯데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을 다시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청탁의 대상인 면세점 재취득이라는 현안이 존재했고 신동빈이 대가성을 인식하며 7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뇌물을 받는 자의 강요로 의사결정의 자유가 어느 정도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진 뇌물공여의 책임을 엄히 묻기는 어렵다. 자유로운 의사로 뇌물을 공여한 자와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이 먼저 적극적으로 금원 지원을 요구했고 이에 불응하면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 불이익을 받게 될 거란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며 “금원 지원은 이런 두려움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롯데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45억 원을 출연했다. 그 뒤 신동빈이 2016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뒤 K스포츠에 70억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175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 받아
신동빈은 2016년 10월 1750억 원대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7년 12월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10년을 구형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졌으나 재판부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지시를 소극적으로 따랐을 뿐이라는 신동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신동빈은 2016년 4개월에 걸쳐 검찰의 대대적 수사를 받았고, 그 결과로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불구속기소됐다. 이에 앞서 신 명예회장의 내연녀인 서미경씨와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각각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롯데그룹 총수일가 5명이 모두 재판을 받았다.

신동빈은 1250억 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500억 원대 횡령 등의 혐의를 받았다. 부실기업인 롯데에피스넷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를 참여하게 해 손해를 끼치고 신 이사장과 서미경씨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줘 회사에 손실을 입힌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신동빈에게 적용된 6개 혐의 가운데 4개를 무죄로 보고 신동빈에게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년보다 훨씬 적은 형량을 선고했다.

2016년에 장기간 이어진 검찰 수사는 롯데그룹에 큰 상처를 남겼다.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의 최측근이었던 이인원 전 부회장은 2016년 8월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 전 부회장의 차에서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은 이 전 부회장의 빈소를 2번이나 찾아 비통한 심정을 나타냈다.

신동빈은 2016년 10월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고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날 계열사 사장들도 함께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신동빈은 롯데그룹 정책본부 전면 쇄신, 호텔롯데를 비롯한 우량 계열사 상장,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식으로의 성장전략 전환, 투자와 고용 확대 등을 약속했다.

신동빈은 항소심에서 경영비리 사건을 박근혜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사건과 병합해 달라고 신청해 한꺼번에 심리가 이뤄졌다.

2019년 10월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뇌물공여 및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벌 총수 최초로 국정감사 출석
신동빈은 2015년 9월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내 재벌 총수로서는 최초로 국정감사에 출석한 것이다.

의원들의 질의는 신동빈이 앞서 국민 앞에 약속한 롯데그룹의 투명경영과 순환출자 고리 80% 해소 등에 집중됐다. 신동빈은 충실히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롯데그룹에 불리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신동빈은 앞서 국회로부터 여러 차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신동빈은 2012년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해 2013년 1월4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과 함께 약식기소된 데 이어 2월4일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신동빈은 2013년 5월24일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는 법상 사법부가 신동빈에게 선고할 수 있는 최대 벌금액이었다. 재벌 총수들이 법을 경시하는 풍조에 사법부가 경종을 울리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동빈은 2013년 10월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다시 증인으로 신청됐다. 그러나 같은 달 24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동빈은 증인 명단에서 제외되고 대신 신헌 전 롯데백화점 대표와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계열사 부당지원
신동빈의 지시에 따른 롯데피에스넷의 계열사 부당지원에 대해 공정위가 제재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2012년 7월19일 롯데피에스넷의 계열사 부당지원을 적발하고 과징금 6억4900만 원을 부과했다.

롯데피에스넷은 2008년 국내 한 제조업체로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5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당시 롯데그룹 부회장이었던 신동빈은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보일러 전문 제작업체 롯데기공을 구매거래의 중간에 끼어넣도록 지시했다. 롯데기공이 ATM을 구매한 뒤 롯데피에스넷에 팔아 차익을 얻도록 한 것이다.

롯데피에스넷은 2009년 9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롯데기공으로부터 707억 원어치의 ATM을 구매했다. 롯데기공은 2008년 881억 원의 순손실을 냈으나 2009년 흑자로 전환했다.

검찰은 공정위와 달리 롯데피에스넷 임원들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배임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는 공정거래법과 다른 형사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2025년 6월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1981년부터 1988년까지 일본 노무라증권 영국 지사에서 근무했다.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이사로 입사했다.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맡으며 한국 재계에 발을 들였다.

1991년 일본 프로야구 구단인 롯데오리온즈(현 지바롯데마린스)의 구단주 대행으로 취임했다.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맡았다.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이 됐다.

2004년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을 겸했다.

2011년 2월 롯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2015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9년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2020년 3월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 됐다.

2020년 6월 일본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5년 7월 기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있다.

◆ 학력

일본 아오야마가쿠인 유치원, 초등부(초등학교), 중등부(중학교), 고등부(고등학교)를 나왔다.

1977년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를 졸업했다.

1980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 가족관계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5년 1월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 신격호 명예회장 흉상 앞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참석 임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아버지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 신준호 전 푸르밀 대표이사 회장이 작은 아버지들이다.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이사 사장은 고모다.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누나이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형이다.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은 여동생이다.

사촌으로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대표이사 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있다.

1985년 일본 귀족가문 출신이자 대형건설사 다이세이의 오고 요시마사 회장의 둘째 딸인 오고 미나미씨와 결혼했다.

아들 신유열씨와 딸 신규미씨, 신승은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자녀들은 모두 일본 국적자들이다.

신유열씨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 등을 맡으면서 롯데그룹에서 영향력과 역할을 넓히고 있다.

◆ 상훈

2005년 6월 보건복지부가 불우이웃 돕기 유공으로 추천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2006년 6월 한국과 핀란드 사이의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핀란드 국민훈장인 백장미장을 받았다.

2007년 10월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훈했다.

2014년 11월 영국을 향한 롯데그룹의 투자를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으로 한국과 영국 기업의 공동 번영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았다.

2015년 12월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협력 강화에 이겨한 공로를 인정받아 러시아 정부에서 러시아 우호훈장을 받았다.

2017년 5월 한국과 스페인 우호 관계에 기여한 공로로 스페인 국왕 훈장 이사벨 여왕 십자문화대훈장을 수훈했다.

◆ 기타

신동빈은 2025년 5월1일 기준 보통주 기준 롯데지주 13.04%와 롯데물산 1.82%, 롯데웰푸드 1.96%, 롯데칠성음료 0.47%, 롯데쇼핑 10.23%, 롯데역사 8.73%, 코리아세븐 3.07%, 한국후지필름 9.79%, 롯데건설 0.59%, 롯데멤버스 0.27%, 롯데상사 7.54%, 롯데캐피탈 0.86%, 롯데벤처스 19.99% 등의 지분을 들고 있다.

우선주로는 롯데지주 10.10%, 롯데칠성음료 8.24%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은 롯데지주를 포함한 7개 계열사에서 2024년 보수로 모두 216억5천만 원을 받았다. 2023년보다 1.8% 늘었다.

신동빈의 연봉은 10대 그룹 재벌 총수 가운데 가장 많다.

신동빈은 애초 일본 국적이었으나 병역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된 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25년 7월 기준 일본 국적인 신유열 부사장도 나중에 한국 국적을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

신유열 부사장은 병역법에 따라 2024년 1월부터 병역 의무를 지지 않게 됐다. 병역법은 만 38세를 넘기면 병역 의무를 더 이상 지우지 않는다.

어록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5년 5월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였다. 빠른 시간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2025/01/09,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VCM에서)

“올해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룹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고객은 우리의 존재 기반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사업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검토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모색하자.”

“우리는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 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를 축적했다.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2025/01/02, 롯데그룹 신년사에서)

“지난 50여 년 동안 가나초콜릿이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의 카카오를 생산해 준 가나 카카오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한일 롯데가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카카오 원두 생산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 (2024/10/08, 가나 수훔 지역에 있는 카카오 농장을 시찰하고 묘목 기증식에 참석해)

“한일 롯데가 긴밀히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어 달라. 해외 매출 1조 원이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달라.” (2024/09,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 CEO들은 회사 경영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과거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역사와 열정이 있다.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지속성장하는 그룹을 만드는 데 앞장서달라.” (2024/07/19,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롯데 VCM에서)

“혁신과 도전적인 아이디어에 강력한 실행력이 더해진 성과들이 그룹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앞으로도 과거의 성공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해달라.” (2024/05/02,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 롯데어워즈’에서)

“말레이시아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세계 최고 품질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2024/04/17,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위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해)

“전 세계 유수 콘텐츠 지식재산 기업들과 협업하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해달라”며 “롯데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에 힘써 달라.” (2024/04, 콘텐츠 비즈니스를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해)

“다양한 제품 라인업, 안정성 등 품질을 기반해 국내를 넘어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 달라.” (2024/03/35,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이브이시스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방문해)

“어떠한 상황에도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이 중요하다.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그룹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2024/01/18,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롯데 VCM에서)

“지금까지 크고 작은 회사를 포함해 60개 정도의 기업을 인수했다. 지금은 방침을 바꿔 기업 인수뿐 아니라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몇 회사를 매각할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큰 비즈니스 환경 차이는 인재의 유동성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희가 일본에서 바이오기술을 하겠다고 해도 다른 회사에서 에이스급 인재를 끌어오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한국이라면 할 수 있다.”

“아버지로부터 ‘현장에 가서 자기 눈으로 보라’, ‘보고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확실히 입으로 ‘나쁜 뉴스 먼저’라고 해도 인간의 습성 때문에 (현장 관리자나 중간 관리자들이) 나쁜 정보를 전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사실은 어떤지 꼭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해결됐다. 퍼블릭컴퍼니(상장기업)로서 확실하게 하고 싶다.” (2024/01/03,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도 과감히 개편해 달라.”

“조직 내에서 실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구축하도록 하는 한편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전략화하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기업의 성과는 개인이 아닌 조직이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다.”

“시대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성이란 용기를 따라가 달라. 올해에도 성장을 위해 시도하고 두드린다면 기회의 창은 반드시 열릴 것이다.” (2024/01/02, 롯데그룹 신년사에서)

“아들은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들이 유통분야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생각하고 있다.” (2023/09/22, 베트남 하노이 호텔 ‘L7웨스트레이크하노이 바이 롯데’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롯데그룹은 1996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뒤 백화점, 마트 뿐만 아니라 호텔, 시네마 등 모두 19개 계열사가 호치민, 하노이, 다낭 등 베트남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도 베트남과 롯데그룹 사이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발전에 롯데가 항상 함께하겠다.” (2023/09/22,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정식 개장 행사에서)

“지금은 우리에게 미래를 준비하고 재도약을 위한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저와 함께 변화의 중심에 서 달라.” (2023/07/18,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롯데 VCM에서)

“롯데그룹은 이번 투티엠지구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베트남 투자를 더 확대하겠다.” (2022/09/02, 베트남 호찌민 투티엠지구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좀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내년에도 상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 여러 가지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상장은 좀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중국엔 여러 가지 어려운 것이 있어서 상황이 좋지 않다.” (2022/09/01, 베트남 호찌민 롯데호텔사이공에서 조선일보 기자와 만나 중국 시장 재진출 계획과 관련해)

“금리인상, 스태그플래이션 등으로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업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2022/07/14, 부산 시그니엘부산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롯데 VCM에서)

“끊임없는 시도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낸 여러분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뜨거운 열정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롯데 가치를 드높인 임직원 모두가 롯데어워즈의 주인공이다.” (2022/05/26, 롯데시그니엘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롯데어워즈’에서)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다. 인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 사회적으로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과의 개념도 바꾸겠다. 과거처럼 매출과 이익이 전년보다 개선됐다고 해서 만족하지 말아달라.”

“하면 좋은 일보다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행해달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항상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해달라. 진심으로 우리 고객의 삶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에서 선한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2022/01/20, 2022년 상반기 롯데 VCM에서)

“롯데 임직원 여러분,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습니다.“ (2022/01/03, 롯데그룹 신년사에서)

“신격호 명예회장님께서는 대한민국이 부강해지고 우리 국민이 잘살아야 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사회와 이웃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롯데는 더 많은 고객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가는 길에 명예회장께서 몸소 실천하신 도전과 열정의 DNA는 더없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명예회장의 정신을 깊이 새기면서 모두의 의지를 모아 미래의 롯데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2021/11/01,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흉상 제막과 ‘상전 신격호 기념관’ 개관 기념사를 통해)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져달라.”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혹시 실패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꿔 나가겠다.”

“그룹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저와 대표(CEO) 여러분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욱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 (2021/07/01, 2021년 하반기 롯데 VCM에서)

“아버지는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을 퓸고 끊임없는 도전과 남다른 열정으로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고 싶어했다.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것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어떤 힘든 순간도 이겨내겠다. 아버지와 같은 시대를 살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그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 (2021/01/18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온라인 추모관에 올린 인사말에서)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 명확한 미래 비전이 있다면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성장이 가능하다.”

“각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5년 뒤, 10년 뒤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각자의 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DT(디지털 전환) 및 연구개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 기업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IMF와 리먼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우리에겐 ‘위기극복 DNA’가 분명히 있다. 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나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 (2021/01/13, 2021년 상반기 롯데 VCM에서)

“지난해 여러 현장을 방문하며 악전고투의 현장에서, 마스크 위로 보이던 여러분의 눈빛에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읽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할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유례없는 상황에 핵심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눈앞의 벽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한다.” (2021/01/04, 새롭게 연 롯데그룹 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 시무식에서 ‘강력한 실행력으로 5년 뒤, 10년 뒤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Who Is ?]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025년 5월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2020/11/19, 울산 석유화학공업단지 내 롯데정밀화학 공장을 방문해 생산설비를 직접 둘러보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되고 그 범위도 확대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먹거리 안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원자재부터 제품 생산까지 제조이력 추적이 가능한 만큼 식품안전 대응 체계를 통해 국민 안전에 기여해 나가자.” (2020/06/04, 경기도 안성 롯데칠성음료 스마트 팩토리를 방문해)

“코로나19로 우리는 역사적 전환점에 와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기존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고 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의 법칙과 게임의 룰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번 위기만 잘 넘기자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시대에는 우리가 쌓아온 경쟁우위가 그 힘을 잃게 될 수도 있다.” (2020/05/19, 롯데지주 임원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사업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2020/03/25, 롯데지주 임원 및 그룹 BU장들과 진행한 비상경영회의에서)

“매년 100억 엔(약 1100억 원) 이상 적자를 내도 주주로부터 보전만 받는 기업과 경쟁할 생각이 없다.” (2020/03/05,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고객과 임직원, 협력기업, 사회공동체로부터 롯데그룹이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2019/07/20,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회의를 마치며)

“롯데그룹은 1967년 창립할 때부터 기업과 직원은 운명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기업의 성장과 직원의 행복을 함께 추구했다. 롯데는 과거의 우수한 전통은 계승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구습은 개혁하는 등 대대적 혁신을 통해 건강한 기업문화를 정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9/07/18, 롯데 가치창조 문화백서 발간 기념사에서)

“100% 없다.” (2019/05/09,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의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공장 준공식에 앞서 기자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세계 수준의 석유화학시설을 미국에 건설하고 운영하는 최초의 한국 석유화학회사라는 자부심을 품는다. 롯데그룹이 회사 발전은 물론 한국 화학산업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2019/05/09,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의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공장 준공식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은 매출이 늘어날 때나 줄어들 때나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다. 잘하고 있는 사업도 선제적이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고 투자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2019/01/23, 롯데그룹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변화는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한 ‘혁신자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혁신속도, 고객의 수요 변화, 후발주자의 전략과 영향을 늘 체크하고 대응해야 한다.” (2019/01/23, 롯데그룹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기존 사업구조와 업무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는 비즈니스 전환(Business Transformation)이 요구된다. 사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2019/01/02, 신년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2018/10/05,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면서)

“대한스키협회장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기대와 기쁨이 크고 롯데그룹이 올림픽을 후원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과 동북아, 전 세계 평화를 조성하는 페이스 메이커가 되겠다.” (2018/01/10, 평창동계올림픽 후원기업 신년다짐회에서)

“모든 임직원이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라는 점을 가슴에 새기고 고객의 삶에 가치를 더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강력한 브랜드파워는 어떤 마케팅 전략보다 효과적이다. 다양한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과 노하우, 긍정적 이미지가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해달라.”

“주변과 항상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자. 경영 투명성을 갖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경영활동을 해나가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2018/01/02, 신년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2017/12/22, 롯데그룹 경영비리 재판 1심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원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북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북한의 참가를 긍정적으로 희망하고 있다. 많은 안전 훈련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 될 것이다.” (2017/11/18, 스위스 오버호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해서)

“롯데그룹 발전의 원동력은 결국 인재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고를 보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2017/11/13, 롯데케미칼 신입사원 공채 면접 현장을 찾아 지원자들을 격려하며)

“롯데지주의 출범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조해나갈 롯데의 비전을 알리는 시작이다. 앞으로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이룬 업적 위에 ‘뉴 롯데’가 세워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명예회장께서 50년 전 ‘기업보국’이라는 신념으로 롯데를 세웠고 그를 바탕으로 우리는 전통과 역사를 만들어 왔다.” (2017/10/12,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여성 인재들이 능력과 자질만 갖춘다면 롯데그룹에서 유리천장의 벽을 느끼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17/09/19, 롯데그룹 여성임원 간담회에서)

“지금 당장 신속하고 과감하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수시로 시장상황을 점검하면서 수익성과 점유율이 높은 사업은 과감히 투자를 확대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2017/07/18,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총수가 모두 관여하는 중앙집권적 경영이 아니라 현장과 기업 단위의 자율성을 존중함으로써 더 큰 창의성이 기대된다. 한일 롯데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통합 경영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 진출도 더욱 큰 경쟁력을 갖고 전개할 것이다." (2017/07/10, 일본 도쿄에서 연 투자설명회에서)

“롯데의 입장을 놓고 (중국 정부의) 오해가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하라는) 정부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나는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구속을 걱정하지 않는다.” (2017/04/04, CNN머니 인터뷰에서)

“오늘은 롯데가 반세기 만에 새롭게 태어나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여러분이 있기에 롯데가 100년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1967년 오늘 창업주 총괄회장이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래 롯데는 고객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7/04/03,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랜시간 동안 롯데월드타워의 탄생을 위해 열정을 쏟으신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2017/04/03,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개장 행사에서)

“롯데그룹이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것은 정부의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다. 우리에게 정부의 요청을 거절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 나는 이런 상황이 해소되길 희망한다. 지금은 해답이 없다.”

“돈과 힘을 들여 그룹의 지배구조를 새로 바꾸는 것보다 계열사들의 성장기회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 롯데그룹의 구조를 바꾸려면 자사주를 사들이고 다른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돈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기업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 것 같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처방은 매우 잘못됐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어릴 때 매우 가까운 사이로 자랐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유감스럽다.” (2017/03/23,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춘 기업만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2017/01, 신년사에서)

“당시 제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K스포츠재단 쪽에서) 우리 그룹에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2016/12/06,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을 추가로 출연한 배경을 묻는 질의에 답변하며)

“우리는 이미 위기상황에 놓여있다. 지금 당장 바꾸지 않으면 우리 그룹의 미래는 없다. 관행과 관습에 젖어있는 우리 생각부터 뜯어고치고 회사의 문화와 제도, 그리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최근 롯데그룹은 국민과 여론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고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2016/11/30,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했다.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권위적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를 만족시키는 데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고 도덕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2016/10/25, 롯데그룹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며)

“우리 그룹이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고치겠다.” (2016/09/29,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것은 아니다. 국회에서 국민과 한 약속이니 반드시 상장할 것이고 연말 정도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6/06/14, 미국에서 열린 롯데케미칼과 액시올의 에틸렌 생산공장 기공식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계올림픽 최초로 메달을 획득하는 기적을 만들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2016/01/22,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장 개장식에 참석해)

“일본 롯데는 고객이 바뀌는 동안에도 고립에 빠져 있었다. 과거 성공 경험에 사로잡혀 세상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시대를 앞서 전망하고 변화에 대응해야 고객의 협력도 얻을 수 있다.” (2016/01, 일본 롯데 직원들을 대상으로 밝힌 신년사에서)

“면세점 수성 실패는 99% 내 책임이다.” (2015/11/15, 소공동 롯데호텔 로비에서)

“우리 그룹과 형님은 관련이 없지 않냐.” (2015/11/15, ’경영권이나 면세점과 관련해 신동주 전 부회장과 대화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제과는 한 그룹이 되면 7위로 올라가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다. 제과와 식품 분야의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한국과 일본 인력의 중복된 부분을 정리하면 시너지가 증가할 것이다.” (2015/11/09,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사업방향을 놓고)

“직원과 임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는 사람은 회사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신 총괄회장의 기본철학이다. 임직원의 지지가 없는 가운데 창업자의 지시서 한 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기업과 가족은 별개다. 기업의 문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 (2015/11/09,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와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된 신동주의 복귀 문제에 관해)

“롯데홀딩스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그 산하의 롯데는 상장 가능성이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내년 상반기에 실현되면 장래 과제로 일본 롯데의 상장을 검토하고 싶다. 시장의 엄격한 눈에 노출되는 것이 기업의 체질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에 플러스가 된다. 장기적으로 기업을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시장의 비판을 받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2015/11/09,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왕자의 난은) 끝났다.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시너지가 있고 주주가치를 올릴 수 있다. 분리해 경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호텔롯데는 한국 상법에 따라 세금도 한국에 내고 있고 근무하는 사람도 대부분 한국 사람이다. 한국 기업이 맞다.”

“신 총괄회장께서는 고국인 한국에 많이 투자를 해야 하고 이익은 재투자해서 큰 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015/09/17,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여성 인재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여성 중간관리자들이 조직 내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요 회의에 여성 인력이 배석하도록 하라.” (2013/01/05, 주요 계열사 회의에서)

“항소는 하지 않겠다. 앞으로 (국회 출석 요구에) 성실히 임하겠다.” (2013/05/24,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 거부와 관련해 열린 공판에서)

“앞으로 우리 그룹은 유통·서비스와 함께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중화학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룹 비전인 2018년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을 달성하고 롯데케미칼이 아시아 최고의 화학기업으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2012/12/27, 롯데케미칼 CI 선포식에서)

“다가올 2012년 경제상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불황기에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준비된 경영을 해달라.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업성 분석이 있어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진출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2011/12/08,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에서)

“회장님이 하신 일이라 잘 모르겠다.” (2008/01/09, 부친 신격호 회장이 결손법인에 일부 지분을 증여한 것과 관련해 편법증여 논란이 제기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