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김동하는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인 롯데면세점의 대표이사 전무다.

수익성을 강화하기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1970년 7월20일 태어났다.

서울 대성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롯데제과에 입사해 생산관리팀과 경영혁신팀에서 일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개선실을 거쳐 롯데쇼핑에서 슈퍼사업부 전략혁신부문장, 신선식품부문장, 경영지원부문장, 재무부문장, 기획지원부문장으로 근무했다.

롯데지주로 옮겨 기업문화팀장 겸 업무지원팀장으로 재직했다.

2024년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국면세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왼쪽)가 김포공항점장과 함께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중국인 무비자 입국 앞두고 준비 분주, 해외 고객 편의 확대에 힘써
롯데면세점은 중국인의 무비자 입국 제도 시행에 따른 단체관광객 맞이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25년 6월18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과 그 모기업인 중국여유그룹의 임원진을 만나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두 회사는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호텔과 관광지 등 관광 분야를 향한 교류와 협력의 방안을 논의했다. 하루 뒤에는 중국국영면세점그룹 임원진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을 포함해 서울 시내면세점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중국국영면세점그룹은 1984년 설립된 중국 최대 면세 유통 기업이다. 중국 관광지인 하이난섬에 세계 최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가 발표한 글로벌 면세점 매출 순위에서 2022년 1위, 2023년 2위를 기록했다.

3분기 예정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정책이 시행되면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자리가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면세점은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관광) 여행사와 함께 뷰티 클래스, K-콘텐츠 체험 등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상권에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해외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25년 7월1일부터 국내 오프라인 모든 매장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대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인페이대만은 대만 인구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대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결제 기능뿐 아니라 가맹점 정보와 금융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인데 이를 통해 한국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 대만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롯데면세점은 라인페이대만 플랫폼에서 롯데면세점을 소개하고 시즌별 행사 및 인기 상품, 매장 정보를 연계해 대만 관광객의 유입 확대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2025년 2월에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 주요 여행사 소속 관광통역안내사 200여 명을 초청해 주요 영업점과 입점 브랜드, 운영 정책과 혜택 등을 소개했다.

여행사와 협력 관계를 공고하게 해 늘어나는 외국인의 방한 수요에 대응하고자 했다.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25년 3월 초 대만 암웨이그룹 임직원 1200여 명과 부산을 방문한 대형 크루즈 단체관광객 3천여 명이 롯데면세점을 찾았다.

롯데면세점은 2025년 1월 초 마케팅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GT팀(그룹투어팀), FIT팀(개별관광객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해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 VIP고객 등 특성에 맞춘 세분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하는 “45년 동안 쌓아온 면세점 본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면세점 쇼핑을 통한 여행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통해 면세점 시장의 정상화와 건강한 유통 관광 시장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5년 1분기 흑자 전환 성공, 체질 개선 노력 통해
롯데면세점은 2025년 1분기 매출 6369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22.3%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2024년 1분기 영업손실 280억 원, 2024년 4분기 영업손실 510억 원과 비교하면 큰 폭의 손익 개선이 이뤄졌다. 롯데면세점이 분기 흑자를 낸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롯데면세점은 “고환율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판매 정책 프로세스 재정비 및 비용 절감 효과로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 의지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동하가 취임한 이후 추진한 중국 보따리상 거래 중단 등의 강수가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보따리상은 면세점의 주된 고객이지만 이들에게 팔면 팔수록 손해인 사업구조가 그동안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혔다.

이밖에도 비효율 매장 운영 종료와 조직 슬림화 등 경영 효율화에 방점을 찍은 체질 개선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사업에서 줄줄이 손 떼
김동하는 롯데면세점이 사업을 다각화하자는 취지에서 펼쳤던 신사업을 대부분 접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를 대체로 경영 효율화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025년 6월에 롯데면세점은 싱귤러 사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싱귤러는 롯데면세점이 2024년 11월 출시한 첫 패션 자체브랜드로 2600만 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댄스팀 원밀리언과 협업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주목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원밀리언과 2024년 4월 업무협약을 맺고 7개월 동안의 준비를 거쳐 공식 자사몰과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 제품을 판매해왔는데 2년만인 2026년 6월17일부터 공식 자사몰을 폐쇄하기로 한 것이다.

해외 바이어와 국내 패션 공급자를 연결하는 B2B(기업 사이 거래) 플랫폼인 ‘카츠’의 오프라인 매장도 2025년 2월 철수했다. 2024년 8월 일본 도쿄에 오프라인 쇼룸 매장을 연 지 반 년도 안 돼 결정된 일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데 드는 돈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읽혔다.

김동하는 롯데면세점이 서울 명동에서 운영해왔던 오프라인 쇼룸 ‘나우인명동(옛 LDF하우스)’도 취임 직후인 2024년 12월10일 곧바로 영업을 종료했다.

롯데면세점이 나우인명동 운영을 임대한 건물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이를 더 이어가지 않기로 한 것은 운영에 따른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 롯데면세점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국내외 매장 효율화 방점, 안 되는 점포는 바로 폐점
김동하는 국내외 각 매장을 놓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 괌 현지언론인 더괌데일리포스트는 2025년 4월 롯데면세점이 괌 공항면세점 운영을 2026년 7월 종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은 4월18일 괌의 관광 회복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관광위원회 회의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파악됐다. 당시 괌 국제공항청과 괌 관광청, 괌 항만청 대표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제시 루잔 상원의원은 2025년 2월경 롯데면세점 관계자들과의 회의를 언급하면서 “그들(롯데면세점)은 본사로부터 퇴장 계획을 수립하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했다.

롯데면세점은 2013년 10년 단위의 계약을 맺으면서 괌 공항면세점에 진출했다. 애초 2023년 7월이 만료 기한이지만 코로나19 탓에 3년 연장돼 2026년 7월을 만료 기한으로 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았으며 입찰 공고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입찰을 할지 안 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괌 공항면세점 철수 얘기가 거론되면서 해외 지점의 본격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따라나왔다.

롯데면세점은 2025년 2월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 영업을 종료했다. 2024년 8월에는 호주 멜버른의 시내면세점 영업도 마쳤다.

2025년 5월 말에는 베트남 다낭에 있는 시내면세점을 철수했다. 롯데면세점 다낭시내점은 베트남 최대 규모의 면세점으로 2022년 문을 열었지만 3년 만에 폐점하게 된 것이다.

애초 연간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슷한 시기 호주 다윈공항점 영업도 접었다.

2025년 3월에는 서울 명동본점 1층에서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사업도 종료했다. 이는 화장품 매장에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해 직원 없이도 고객들이 쇼핑할 수 있도록 한 사업으로 2020년 처음 도입됐다.

롯데면세점은 이를 두고‘매장 효율화 작업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집중해야 할 지점의 계약은 늘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25년 5월11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주류·담배 사업권의 계약 기간을 기존 2026년에서 2029년까지 3년 연장했다고 밝혔다.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된 매장인데 오히려 더 영업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부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1·2·3·4터미널에서 주류와 담배를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연장한 사업권은 터미널 4곳의 매장 18곳, 총 8600㎡ 규모의 판매 공간에 해당한다.

롯데면세점은 창이공항점에서 싱글몰트 위스키를 비롯 와인·꼬냑·보드카 등 약 430여개의 브랜드 제품을 팔고 있다. 사업권 연장을 계기로 브랜드 협상력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주류 브랜드의 아시아 최초 입점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 롯데면세점이 세운 방침이다.

면세점 운영 시간도 조정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25년 4월부터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의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30분~오후 8시에서 오전 10시30분~오후 7시30분으로 줄였다. 1시간30분 단축했다.

롯데면세점은 고객들의 면세 쇼핑 습관 변화를 반영하고 비상경영 체제에서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을 내놨다.

△한국면세점협회 회장에 선임
한국면세점협회는 2025년 3월6일 ‘2025 정기총회’를 열고 신임 회장에 김동하를 선임했다.

김동하의 임기는 2025년 12월31일까지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애초 ‘시장점유율 1위 회원사가 ‘회장’을 맡는다’는 정관에 따라 1~6대까지 롯데면세점 대표가 회장을 맡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정관 개정에 따라 제7대(2022년)부터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현대면세점 등이 번갈아가면서 회장을 맡게 됐다. 2025년에는 이 순서에 따라 김동하가 다시 회장으로 선임된 것이다.

김동하는 회장에 취임하면서 핵심 추진 과제로 국회 및 정책 당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한 제도정비, 관광·유통·관세 등 연관 산업과 협력 기반의 장기적 발전 전략 수립, 협회의 전문성 강화를 통한 회원사 지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김동하는 취임사에서 “면세산업은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불확실성 확대, 소비심리 위축, 고환율 등 복합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며 “생존을 위한 대응과 면세산업의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혁신과 외부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면세산업이 위기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면세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산업구조 개선,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롯데면세점>

△중국 보따리상 거래 전면 중단 ‘초강수’
롯데면세점이 2024년 말 거래 규모가 큰 주요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2025년 1월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사실이 2025년 1월12일 알려졌다.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과 거래를 끊겠다는 것은 매우 뜻밖의 결정으로 여겨졌다. 이들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싸게 대량 구매한 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한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 탓에 중국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금지한 뒤부터 면세업계는 중국 보따리상을 큰손으로 대접해왔다.

특히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입출국 관광객이 사실상 끊기자 면세점업계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중국 보따리상을 극진하게 모셨다. 한때 면세점 사업자가 내는 매출의 80~90%가량이 중국 보따리상에서 나왔을 정도다.

이들과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것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벼랑 끝 전술’이란 해석이 나왔다. 2024년 기준 롯데면세점이 중국 보따리상에게서 거둔 매출은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수익성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초강수를 두게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면세점기업들은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위해 상품 정상가격의 40~50%를 송객수수료라는 명목으로 환급하는 조건으로 이들에게 물건을 넘겼다.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면세점기업들은 상호 합의에 따라 2023년 1월부터 송객수수료 출혈 경쟁을 지양했지만 여전히 수익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0%보다 높은 35%가량을 수수료로 지급해야 해 수익성 악화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동하가 롯데면세점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만큼 면세업 정상화와 체질 개선 노력에 속도를 내기 위해 파격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일각에서는 김동하가 면세업계의 속사정을 너무 모르고 다소 무리한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보냈다.

하지만 김동하는 조직을 개편하면서 기업형 중국 보따리상의 상품 발주 등을 담당하는 특판조직까지 해체하며 수익성 개선의 고삐를 당겼다.

△조직 정비부터 시작, 부문 체제로 전환하고 조직 슬림화
김동하는 조직 정비부터 시작했다.

수장에 취임한 뒤인 2025년 초 조직을 개편해 사내 본부 체제를 부문으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본부 아래 부문을 두고 각 사업부를 담당하는 임원을 각각 본부장과 부문장으로 뒀는데 이를 부문 체제로 통합한 것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롯데면세점은 컴플라이언스부문과 글로벌부문, 영업부문, 전략기획부문, 경영지원부문, 상품부문, 마케팅, 이커머스부문, 운영혁신부문, 재무혁신부문 등 10개 부문으로 조직돼 있다.

김동하가 롯데면세점 대표에 발탁되기 전인 2024년 6월부터 시행된 비상경영체제에 따라 희망퇴직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조직 규모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직 개편과 동시에 신성장사업부문도 사라졌다. 신성장사업부문은 2023년 신성장사업본부로 출범했다가 2024년 부문으로 전환된 조직인데 롯데면세점의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면서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선임
롯데그룹은 2024년 11월28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면세점의 새 대표이사로 김동하를 선임했다.

이전까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을 맡다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김동하는 1997년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로 입사한 뒤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으로 일하며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졌다.

롯데그룹은 대표 인사를 내면서 “김동하는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2024년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호텔롯데는 김동하의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과 업무지원팀장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 조직문화 구축과 경영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동하의 임기는 2027년 3월25일까지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롯데면세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롯데면세점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국내 면세점기업은 모두 실적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만 하더라도 하늘길이 막혀 관광객이 들고 나지 않아 실적이 좋지 않다는 시선이 많았지만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실적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진단이 잘못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해외 관광객은 회복 추세를 보이지만 면세점은 예전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핑계거리라도 됐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는 얘기가 나돈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실적을 보면 면세업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면세사업부 매출은 2020년 3조1494억 원에서 2021년 3조7184억 원, 2022년 5조3001억 원 등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020년 220억 원, 2021년 288억 원, 2022년 1395억 원으로 만만치 않게 증가했다.

2023년 매출 3조796억 원, 영업이익 149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2024년에 매출 3조2680억 원, 영업손실 1432억 원의 실적을 내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갔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롯데면세점이 낸 영업손실은 누적 3186억 원에 이른다. 외형만 봤을 때 2019년 6조 원이 넘었던 매출은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영국의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는 김동하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해외에서의 막대한 손실과 국내에서의 큰 어려움에 따라 롯데면세점의 구조와 재정적 타당성을 해결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고 바라봤다.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올라오지 않는 주된 이유로 관광객의 쇼핑 행태가 변화했다는 점이 많이 거론된다.

과거에는 국내 여행을 마친 외국인 관광객이 면세점에 들러 상품을 구매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서울 명동이나 성수동 등 유명 관광지에서 돈을 쓰고 돌아가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면세점 상품보다 올리브영이나 다이소와 같은 곳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외국인들이 훨씬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관광객의 카드 소비 패턴을 보면 과거는 면세점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명품과 같은 고가 사치품을 사던 패턴이 ‘저가,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들조차 면세점 구입을 예전보다 안 하게 된다는 말을 털어놓을 정도로 면세점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미래가 안 보인다”는 토로도 심심찮게 들린다.

고환율에 따른 상품의 가격 상승도 면세점업계의 위기에 한 몫 하고 있다. 면세점기업들을 각 브랜드에서 제품을 직매입한 뒤 마진을 붙여 파는 사업구조를 갖는데 이 과정에서 환율이 높아지면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호텔롯데가 2025년 2월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설 때 공동대표주관회사를 맡았던 증권사 7곳은 종합평가의견에서 “면세사업부문의 경우 고환율에 따른 상품원가 상승과 희망퇴직 시행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회복에도 경기 침체에 따른 면세점 방문객 수 감소 등의 부정적 요인이 존재한다”며 “향후 수익성 회복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김동하는 롯데면세점을 둘러싼 영업환경 악화를 감안할 때 외형을 확대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경영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수장에 오른 뒤 보인 행보들을 보면 당장 이익에 기여할 가능성이 낮은 신사업을 과감히 접고 운영 효율이 낮은 매장을 폐점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면세업계에 큰 손이었던 중국의 기업형 보따리상(따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동하는 이들과 계속 거래하면 매출은 유지하겠지만 수익성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취임 한 달 만에 이들과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일각에서는 ‘면세업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실제로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전략이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25년 1분기 매출 6369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22.3% 줄었지만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면세점이 분기 흑자를 낸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었다.

대기업 계열 면세점 4곳 가운데 유일한 흑자라는 점에서도 김동하는 주목을 받았다.

◆ 평가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췄다.

취임하자마자 롯데면세점 수익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형 중국 보따리상들과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면세사업을 너무 모르기 때문에 무리한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고 바라봤지만 이듬해인 2025년 1분기 롯데면세점이 면세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면서 판단이 적절했음을 증명했다.

내부에서는 실무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리적이고 소탈한 성격으로 국내 출장은 동행 없이 혼자 다닌다. 국내는 물론 해외 매장을 자주 방문해 현장을 꼼꼼히 챙긴다. 단순 보고를 받기보다는 직접 보고 분석하는 편이다.

해외 출장에서도 호텔 수준이나 식사 등에서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

평소 말수가 많지 않지만 인생의 선배로 직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아 직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행하는 직원들이 불편하지 않게 배려한다.

김동하는 임원과 팀장들을 대상으로 직접 타운홀 미팅을 주관한 자리에서 국내외 회사 현황을 공유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미팅의 내용과 발표 모두 김동하가 직접 준비하고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임직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김동하는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기업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매달 직원들과 점심식사 ‘밥짝을 찾습니다’를 진행하며 소통하고 있다.

부서 사이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하고 건강한 조직문화와 협업 분위기 조성을 목적으로 워킹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2025년 6월13일부터 26일까지 직원들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이 행사는 업무 연관성과 연령대를 고려해 4인1조 무작위로 편성했으며 조별 걸음 수에 따른 시상도 가졌다.

사건사고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 서울 롯데백화점 면세점. <연합뉴스>

△공항 임대료 반환 소송에서 반전
롯데면세점은 한국공항공사와 벌인 임대료 반환 청구 소송에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2025년 5월1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낸 임대료 반환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4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제선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면서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의 국제선 청사를 폐쇄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두 공항의 국제선 청사에서 면세점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해당 조치에 따라 한국공항공사와 협의해 국제선 운항 정상화 시점까지 면세점을 임시 휴점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당시 2020년 3~8월 면세점 임대료를 절반 깎아주고 9월 이후에는 임대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2020년 3~9월 임대료도 전액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공항공사가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국제선 일원화가 시행된 2020년 4월부터 8월까지 임대료를 70%를 감액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2심 재판부는 2020년 3월은 50%를, 같은 해 4월부터 8월까지는 임대료를 70% 감액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일원화 정책에 따라 2020년 4월부터 8월까지 공항 청사가 폐쇄되면서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에 해당 기간은 오히려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롯데면세점이 임대료를 전액 감면받게 되면 약 150억 원을 반환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김동하 롯데지주 상무가 2023년 5월8~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 기업인 사절단에 포함돼 튀르키예를 방문하고 현지 정부와 재계에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벌인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준 LG 전무, 김동하 상무,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메흐멧 케말 보자이 튀르키예 외교부 차관, 이정일 삼성 부사장, 코르한 케믹 동아시아국 튀르키예 외교부 부국장, 김민호 SK 부사장. <한국경영자총협회>

1997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에 입사해 생산관리팀과 경영혁신팀 등에서 일했다.

2005년 롯데그룹 롯데정책본부 개선실에서 근무했다.

2014년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전략혁신부문장을 맡았다.

2015년 12월 상무보B로 승진하면서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신선식품부문장이 됐다.

2018년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12월 상무보A로 승진했다.

2021년 11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겨 기업문화팀장과 업무지원팀장을 겸했다.

2024년 11월 전무로 승진하면서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롯데면세점 대표)로 내정됐다.

2025년 1월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25년 3월 한국면세점협회 제10대 회장에 선임됐다.

◆ 학력

대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동국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 상훈

◆ 기타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과 업무지원팀장 시절인 2022년 5월24일 롯데지주 주식 300주를 1주당 3만4천 원에 샀다.

당시 송용덕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동우 대표이사 부회장 등 수십 명의 임원이 롯데지주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는데 이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하는 이후 롯데지주 주식을 추가 매입하지는 않았다. 2024년 말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도 롯데지주 주식 300주를 그대로 들고 있었다.

김동하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이른바 ‘찐팬’이다. 롯데자이언츠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항상 응원한다. 평소 저녁 일정이 없으면 경기를 챙겨본다.

2024년에는 롯데그룹 퇴임 임원들과 함께 부산에 있는 사직구장을 찾아 야구 경기를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어록
[Who Is ?]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

김동하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오른쪽)가 2025년 7월9일 한국생산성본부 주관 국가고객만족도 1위 기업 인증식에서 박성중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부터 인증패를 수여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면세점>

“면세산업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소비심리 위축, 고환율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생존을 위한 대응과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2025/03/06, 한국면세점협회장 취임사에서)

“과거 면세점이 볼륨 중심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 (2025/01, 신년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