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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대표이사 사장이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독일 뉘르팅겐-가이슬링겐 대학교에서 자동차 산업과 국제 경영학을 전공했다.
다임러 AG 체코 법인 딜러 네트워크 매니저로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에 들어왔다.
다임러 AG 본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지먼트와 유럽 지역 홀세일 프로젝트 리더, 스마트 브랜드 담당으로 일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중국 법인에서 조직 교육과 판매점 인증 부문 총괄을 맡다 독일 본사로 돌아와 메르세데스-벤츠 AS 세일즈와 제품 매니지먼트 총괄, 글로벌 트레이닝 총괄, 메르세데스 디지털 서비스 및 이커머스 부문 총괄로 근무했다.
2023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글로벌 자동차 분야 전략가로 전기차 화재 사고로 흔들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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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활동의 공과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가 2025년 4월6일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026년 역사상 가장 다양한 라인업 출시 계획을 내놨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5년 6월23일 제주 엠버퓨어힐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2025 드림라이드’ 행사에서 진행된 라운드 테이블에서 “많은 전기차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모델을 아우르는 풍성한 포트폴리오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2026년부터 판매 방식을 ‘직판제’로 변경한다. 국내 딜러사가 판매를 담당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직접 판매 체제를 갖추고, 온라인으로도 차를 판매한다.
바이틀은 “딜러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며 직판제로 바꾼다고 해서 딜러사가 필요 없어지는 건 아니다”며 “딜러사는 여전히 고객과의 가장 첫 번째 접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판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에서 최고의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변화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의 기대와 제품의 품질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바이틀은 최근 저기 전기차뿐 아니라 지커(Zeekr) 등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국내 진출을 앞둔 것과 관련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메르세데스-벤츠는 저희만의 강점이 있고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자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벤츠는 2025년 7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하이엔드 브랜드 마이바흐의 복합문화공간인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를 오픈했다. 전 세계 최초, 4층 규모 단독 건물로 조성됐다. 마이바흐의 역사와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한국은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마이바흐 판매 시장으로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틀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보여준 한국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세계 첫 센터를 한국에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바흐 브랜드 고객뿐 아니라 잠재 고객들도 마이바흐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24년 한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저희는 가장 높은 수준의 품질과 안전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틀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테스트와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특히 안전은 벤츠의 브랜드 DNA 중 하나”라며 “내연기관이든 전기차든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 코리아는 전기차 대중화의 필수 조건인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밝혔다. 바이틀 대표는 “계속해서 저희의 고성능, 고속 충전소가 건설되는 걸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며 “2028년까지 25개의 충전 장소에 150개의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틀은 2025년 9월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그는 “2년간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바쁘고 도전적이었지만 자랑스러운 경험이었다”며 “한국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수준이 높고 이런 곳에서 제가 메르세데스-벤츠를 대표해 한국 고객분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바이틀은 “한국에서 벤츠의 목표는 시장 판매 1위가 아니라, 고객 만족도에서 1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고객들이 벤츠를 타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브랜드의 가치를 가능한 한 더 많은 분이 느껴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023년 판매량 감소에도 8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다 매출을 올렸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에도 이어지던 매출 증가세가 2024년 급감했다.
벤츠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년 대비 5.3% 증가한 7조9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3년 국내 진출 이후 최대의 매출을 거뒀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클래스 등 고급 세그먼트가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달성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벤츠코리아 매출은 2014년 2조2045억 원에서 2015년 3조1415억 원, 2017년 4조2664억 원에 이어 2019년 5조4378억 원으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2021년에는 6조1213억 원에서 2022년 7조5351억 원을 기록하더니 2023년에 7조9375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4년 글로벌 경기 불황과 국내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8.3% 급감한 5조6883억 원에 머물렀다.
특히, 2023년 국내 차량 판매량에서 8년 만에 BMW코리아에 1위 자리를 내준 벤츠코리아는 2024년 매출액도 BMW코리아(5조9918억 원)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이는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023년 영업이익은 15.0% 감소한 2393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6.7% 증가한 1898억 원이었다. 2024년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34.2% 급감한 1575억 원, 당기순이익은 34.6% 줄어든 1242억 원이었다.
2023년 벤츠 코리아 판매량이 전년 대비 5.3%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비싼 고부가가치 차량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벤츠 제품 포트폴리오 중 최상위 세그먼트인 마이바흐는 32.0% 증가한 2596대가 팔리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위 세그먼트에 속하는 G클래스도 35.0% 늘어난 2169대가 판매됐다. 역시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그러나 2024년에는 이 같은 고부가 차랑 판매 전략도 통하지 않을 만큼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마이바흐, 서울서 세계 첫 전용 브랜드센터 오픈
세계 최초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전용 브랜드센터가 서울에 문을 열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25년 7월1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 개관을 발표했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벤츠의 최상위 서브 브랜드인 마이바흐만을 위한 세계 최초의 전용 전시장이자 서비스센터다.
마티아스 가이젠 벤츠그룹 AG 이사회 멤버 겸 마케팅&세일즈 총괄은 “한국은 마이바흐의 글로벌 3대 시장이고 벤츠 차원에서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핵심 시장”이라며 “세계 첫 마이바흐 센터를 한국에 여는 것이 적절했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국내 판매를 시작한 마이바흐는 진출 20년 만인 지난해 국내 누적 판매 1만 대를 달성했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지상 4층·지하 1층, 연면적 2795㎡ 규모 독립형 건물로 벤츠그룹 AG 최고디자인책임자인 고든 바그너와의 협업으로 디자인됐다.
주름진 외벽은 한복 치맛자락이 흐르는 곡선을 형상화했고 역동적으로 솟아오른 지붕 선은 한옥의 처마를 연상시킨다.
1층에는 마이바흐 전용 전시 공간과 고객 라운지가 마련됐고 2층에는 차량 인도 공간, 3층에는 상담을 위한 ‘프라이빗 살롱 프리베’와 차량 맞춤화를 위한 ‘마누팍투어 스튜디오’가 있다.
센터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방문 시 전담 세일즈 컨설턴트와 제품 전문가가 배정된다.
벤츠코리아는 이번 개관을 기념해 ‘디 올-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고 마누팍투어 한정판 모델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실버 라이닝’을 출시했다.
실버 라이닝은 S클래스, GLS, EQS SUV 등 세 가지 모델로 총 12대가 출시되며 모두 한국 전용 한정판이다.
▲ 마티아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앞줄 왼쪽)이 2025년 4월6일 부산에서 벤츠코리아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기브앤 레이스(Give ’N Race)’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은 한국 시장을 메르세데스-벤츠에게 특별한 곳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본사에서도 한국 고객의 니즈와 시장 환경을 먼저 살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부산에서 열린 ‘기브앤 레이스(Give ’N Race)’ 행사 전날인 2025년 4월6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차량을 파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국 사회와의 깊은 연결 속에서 브랜드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기브앤 레이스는 벤츠코리아가 국내에서만 운영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참가자 1인당 5만 원의 참가비 전액이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2025년은 약 2만 명의 참가자들이 광안대교 등 부산 도심을 달리며 기부에 동참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년 부산에서 열리고 있으며, 과거에는 서울에서도 개최된 바 있다.
2024년 제11회 기브앤 레이스를 통해 조성된 10억 원의 기부금은 전액 아동보호전문기관 설립에 사용됐다. 벤츠코리아는 인천광역시와 부산광역시에 각각 5억 원씩을 전달, 2025년 3월 ‘인천검암아동보호전문기관’과 ‘중부산아동보호전문기관’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이들 기관은 학대 피해 아동을 위한 상담, 심리치료, 사례 관리를 포함한 종합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보다 체계적인 아동학대 예방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바이틀은 “기부는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실천”이라며 “기브앤 레이스가 아이들에게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활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의 핵심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벤츠의 사회공헌 약속도 아동을 위한 지원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2024년 12월16일 출범 10주년을 맞아 학대 피해 아동의 안전을 위한 활동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벤츠코리아는 2014년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했고, 2024년 12월 기준 누적 기부금 524억 원을 국내에 환원했다.
사회공헌위원회가 진행하는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 ‘벤츠 모바일키즈’에는 총 5만472명이 참여했고, 스포츠와 기부를 결합한 ‘벤츠 기브앤 레이스’에는 총 12만4765명이 참가해 총 66억 원의 기부금을 조성했다.
이 밖에도 산학협동 프로그램 ‘벤츠 모바일 아카데미’, 탄소중립 실천 프로그램인 ‘벤츠 그린플러스’, 지역 봉사활동 ‘벤츠 올투게더’가 진행 중이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오른쪽)가 2024년 12월21일 서울 성수동 브랜드 전용 문화 공간 ‘마이바흐 하우스에서 킬리안 텔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 부사장과 마이바흐 누적 판매 1만대 달성을 맞아 고객감사 메시지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24년 11월22일 벤츠의 최상위 럭셔리 서브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가 국내 누적 판매 1만 대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2004년 6월 ‘마이바흐 57’과 ‘마이바흐 62’를 시작으로 국내 럭셔리 세단 시장에 진출한 이래 20년여 만의 성과다.
국내에서 1만 번째로 인도된 차량은 2024년 7월 출시된 마이바흐 최초의 전기차인 ‘마이바흐 EQS SUV’다.
마이바흐는 2015년 국내에 벤츠 S클래스의 최신 기술력과 마이바흐의 고급스러움을 더한 ‘마이바흐 S클래스’를 출시했고, 2021년에는 마이바흐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인 ‘마이바흐 GLS’를 선보였다.
2022년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7% 증가한 1961대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32%가 더 늘어난 2596대로 역대 최고 판매량을 달성했다.
한국 시장은 2019년부터 중국에 이어 마이바흐가 잘 팔리는 곳으로, 본고장인 독일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앞으로도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국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프로드 코스 ‘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 오픈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24년 10월6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로드 코스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오픈했다.
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경기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 트랙 인근 2만6천㎡ 부지에 조성된 오프로드 코스로 숲과 나무, 경사면 등을 최대한 보존한 것이 특징이다.
벤츠코리아가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손잡고 조성한 체험 공간이다.
벤츠코리아와 삼성물산 리조트의 제휴 협력은 이번이 두 번째로, 두 업체는 앞서 2018년 세계 최초의 AMG 브랜드 적용 트랙인 용인 AMG 스피드웨이를 연 바 있다.
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SUV 코스와 G클래스 전용 코스로 이뤄졌다.
SUV 코스는 3개의 다른 노면 및 각도의 슬로프를 갖췄다.
이 코스에서는 오르막과 내리막 주행, 바위, 모래, 자갈 등 다양한 지형에서의 주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나무 범피, 액슬 트위스트와 같은 장애물 체험도 할 수 있다.
G클래스 전용 코스에서는 숲 등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산악 주행, 물웅덩이 통과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벤츠 R&D코리아센터 10주년 맞아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4위 시장인 한국을 위해 설립한 연구개발 시설 ‘메르세데스-벤츠 R&D코리아센터’(벤츠코리아센터)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벤츠코리아는 2025년 4월23일 벤츠코리아센터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벤츠코리아센터는 국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현지화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시설로, 현재 서울 2개 거점에서 연구원 70여 명이 근무 중이다.
특히 센터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강화를 위해 최근 3년간 KT, LG전자, LG디스플레이, 티맵 모빌리티, NHN벅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11개 IT 기업과 손잡고 기술 개발을 진행해 왔다.
또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를 통해 2019년부터 40여 개의 스타트업 성장을 도왔다.
벤츠코리아는 센터 설립 10주년을 맞아 국내에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고,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가 2025년 6월24일 제주 한라산 자락의 엠버 퓨어힐 호텔에서 열린 ‘드림 라이드 인 제주’ 시승회에서 회사의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한국은 벤츠의 4대 시장으로, 중형 세단 E클래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다. 벤츠의 최상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2위 시장이기도 하다. 벤츠로선은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문제는 벤츠가 2023년 국내 판매량이 경쟁사인 BMW에 밀리면서 8년 만에 수입차 최강자 자리에서 내려왔다는 점이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4년 3월2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1등이 되는 것은 벤츠 코리아의 전략이 아니다”며 “1등이 되면 기쁘게 수용하겠지만, 1등이 우리 목표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벤츠가 집중하는 것은 고객들이 훌륭한 브랜드 경험을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자체만으로 큰 영광”이라고 했다.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Retail of the Future) 도입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자동차 판매방식에 일대 변화가 생겼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6년 2분기부터 직판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직판제가 도입되면 판매 가격이 투명해지고, 딜러사 재고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딜러사 노조는 직판제가 시행되면 딜러사 체제가 붕괴되고, 이에 따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바이틀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하고, 서비스받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고객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 벤츠의 전략이고, 새로운 직판제(RoF)는 고객 경험을 통합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체제 아래서 딜러는 재고를 보유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고, 행정적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고객은 차량 전체를 온오프라인에서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합리적 가격을 제시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판제(RoF) 추진에 있어 바이틀은 최적의 적임자로 꼽힌다.
2005년 벤츠에 입사해 판매와 딜러 네트워크, 애프터서비스 분야에서 일했고 2020년부터 벤츠의 디지털 서비스와 커넥티드 서비스(메르세데스 미), 이커머스 부문을 총괄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회장은 글로벌 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온라인으로 예약에서부터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전시장에서 차를 보고 구매하는 방식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츠 S클래스, 국내 출시 20년 만에 10만 대 판매 달성
메르세데스-벤츠는 2023년 12월13일 고급 대표 세단 S클래스가 국내 누적 10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따르면 S클래스는 2003년 4세대 모델이 국내 공식 출시된 이후 2023년 11월까지 누적 기준 10만911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메르세데스-AMG 등 S클래스 세단 모델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S클래스는 2023년 1∼11월 누적 기준으로는 8378대 팔리며 수입차 모델 판매 4위를 기록했다.
2022년 한 해에는 국내에서 1만1645대 판매되며 수입 베스트 셀링카 3위에 올랐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10만 대 기록은 S클래스의 헤리티지와 높은 품질, 한국 시장에서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상징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눈높이에 맞는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이 전기차 고객을 위한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를 한국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 공급과 관련,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2023년 8월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벤츠 그룹의 전동화 및 지속가능 전략을 발표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은 하루 전날 SK그룹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을 만났고, 이날 오후 LG디스플레이 권봉석 부회장과 면담했다.
탈탄소화를 향후 20년간 벤츠 그룹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위한 비전 ‘앰비션 2039’를 다시 한번 소개했다.
벤츠 그룹은 2039년까지 기술 개발부터 원자재 수급, 생산,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전기차 등 전기구동 차량의 점유율을 최대 50%까지 올리고, 2030년 시장 여건이 허락할 경우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특히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을 맞아 그동안의 고객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전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에서도 자사 HPC 네트워크를 구축해 ‘충전 진보’를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벤츠의 HPC 네트워크는 벤츠 대리점을 비롯해 편의시설, 주요 도로에 인접한 핵심 도시, 인구 밀집 지역 등에 고출력 충전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벤츠 제품 생산에 있어 한국 부품업체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언급하며 전동화 전환을 맞아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업체들과의 협력도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팔리고 있는 벤츠 차량 중에 한국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 차량은 없다”라며 “이런 협력이 앞으로 강화하
되고, 탄탄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내 생산기지 구축에 있어서는 “아시다시피 벤츠는 볼륨(생산 규모)이 큰 그룹은 아니지만 (생산을 위해선) 그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어야 한다. 또 그 숫자가 상당히 커야 한다”며 “그 숫자에 도달하면 한국에서의 생산을 고려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도 했다.
△신임 대표이사 선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신임 대표이사에 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 디지털 서비스 및 이커머스 부문 총괄을 선임했다고 2023년 5월31일 발표했다. 임기는 2023년 9월1일부터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독일 뉘르팅겐-가이슬링겐 대학교(HfWU)에서 자동차 산업 및 국제 경영학을 공부한 뒤 2005년 체코 법인에서 딜러 네트워크 개발 업무를 맡으며 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11년에는 중국으로 자리를 옮겨 조직 교육 및 판매점 인증(Training & Retail Qualification) 부문 총괄, 보증, 굿윌, 및 서비스 보증상품(Warranty, Goodwill & Service Contracts) 부문 총괄 등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는 독일 본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애프터 서비스 세일즈 및 제품 매니지먼트(After-Sales Sales- and Product Management) 총괄을, 2018년부터는 글로벌 트레이닝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2020년부터는 메르세데스 미, 디지털 서비스 및 이커머스(Mercedes me, Digital Services Business and eCommerce) 부문을 총괄해왔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독일 본사, 중국, 체코 등 여러 국가에서 디지털 서비스, 세일즈, 고객 서비스 및 네트워크 개발 등 다양한 부문을 거친 자동차 분야 전문 전략가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는 독일 본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모바일 경험 확장을 이끌었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이자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는 한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로 부임하게 돼 무척 기쁘고 기대된다”며 “한국 고객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데 집중하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임직원 및 딜러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성공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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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7월1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오픈 현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코리아는 2023~2024년 2년간 연간 6만5천 대 이상을 꾸준히 판매하며 BMW와 함께 수입차 시장 ‘톱2’ 자리에 올라있다.
2023년 7만6697대, 2024년 6만6400대를 판매했고, 2025년 1~7월에도 전년 대비 7.8% 증가한 3만7047대 판매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성과를 거뒀다. 단순한 판매 지표를 넘어 한국 시장 내 벤츠 브랜드가 구축한 영향력을 나타낸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8년 동안 거머쥐고 있던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 업체 자리를 바이틀이 취임한 2023년 BMW코리아에 내주고 2024년에 이어 2025년 현재까지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바이틀은 2024년 국내 언론과 한 첫 인터뷰에서 “1등이 되는 것은 벤츠 코리아의 전략이 아니다”며 “벤츠가 집중하는 것은 고객들이 훌륭한 브랜드 경험을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숫자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하지만 판매량 실적과 점유율 수치로 평가되는 비즈니스 경쟁에서 벤츠코리아가 밀렸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 전기차 화재 사고까지 벌어지면서 굳건해 보였던 벤츠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고, 먼저 디젤차 화재위기를 극복한 BMW와의 경쟁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틀은 최고급 브랜드 강화에 한층 공을 들였다. 2025년 7월 서울 압구정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예술·기술·역사가 융합된 체험형 공간으로 조성했다.
한국 고객들이 벤츠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는 상징적 결과물로도 읽힌다.
특히 3억 원대 오픈 톱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을 비롯한 초고가 모델을 선보이며 벤츠의 럭셔리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벤츠코리아는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TF)’라는 온라인 직판제를 국내에 도입해 구매 과정을 간소화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신뢰를 강화하는 새로운 판매 모델을 안착시켜 판매량의 의미를 넘어서는 가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로 평가된다.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기브앤 레이스’ 캠페인, 아동보호전문기관 지원, 도시 숲 조성 등 10년 이상 업계 최대 규모의 사회공헌을 이어왔다.
2024년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당시 바이틀은 독일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현장을 직접 찾아 피해 주민들에게 45억 원 규모 지원을 약속하며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했다.
벤츠코리아는 전동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QS, EQA, EQB 등 다양한 전기차를 국내 출시했고, 2028년까지 전국 25곳에 150기 이상의 초급속 충전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경기 용인시에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열고, 제주에서 ‘드림라이드’ 시승 행사를 개최하는 등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며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조성하고 있다.
바이틀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BMW·아우디·테슬라 등 경쟁사의 신차 공세 속에서 프리미엄 수요를 꾸준히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시에 2024년 전기차 화재 사고로 흔들린 소비자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미션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전기차 배터리 안내 관련 사안을 지적한 만큼, 투명한 소통과 품질 관리 강화가 요구된다.
2026년에는 벤츠코리아 역사상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S클래스 부분 변경 모델과 CLA 전기차 등 굵직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마이바흐·AMG를 포함한 하이엔드 전략도 가속패달을 밟아 고급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여기에 숫자에 불과하다곤 해도 BMW코리아에 내준 판매량 1위 탈환의 과제도 함께 주어져 있다.
◆ 평가▲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운영하는 벤츠 사회공헌위원회의 ‘기브앤 레이스(GIVE N’ RACE)’에 애정을 갖고 있다.
바이틀은 한국에 온 뒤 기부 전도사가 됐다.
2025년 5월5일 부산에서 열린 기브앤 레이스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기부는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실천”이라며 “기브앤 레이스가 아이들에게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활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CSR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며 “CSR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한국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기부를 통해 한국 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바이틀은 부임 후 한국 시장의 특성과 고객의 기대에 대한 이해도를 깊이있게 내재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과 고객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본사, 중국, 체코 등 여러 국가에서 디지털 서비스, 세일즈, 고객 서비스 및 네트워크 개발 등 다양한 부문을 거친 자동차 분야 전문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경력을 쌓았다. 조직 교육 및 판매점 인증(Training & Retail Qualification) 부문 총괄, 보증, 굿윌, 및 서비스 보증상품(Warranty, Goodwill & Service Contracts) 부문 총괄 등을 역임했다.
독일 본사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애프터 서비스 세일즈 및 제품 매니지먼트(After-Sales Sales- and Product Management) 총괄과 글로벌 트레이닝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2020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모바일 경험 확장을 이끌었다.
메르세데스 미, 디지털 서비스 및 이커머스(Mercedes me, Digital Services Business and eCommerce) 부문까지 총괄하며 온오프라인 양방향에 대한 마케팅과 서비스 역량을 인정받았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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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14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교회에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8월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전기차 차종의 배터리에 대해 벤츠 본사의 책임 임원이 패키징 등 설계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책임에 대해 회피하는 듯한 입장발표에 관련 사고 피해자들은 동요했다.
벤츠 배터리 개발 총괄인 우베 켈러 박사는 2024년 10월21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운터튀르크하임의 벤츠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벤츠는 표준 디자인에 기초해 배터리를 설계하고 있다”며 “설계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벤츠 EQE 차주 등은 같은달 10월 초 벤츠 본사와 벤츠코리아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EQE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 셀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열폭주(배터리가 과열한 뒤 급속히 연쇄 폭발하는 현상) 위험이 큰데도 벤츠가 이를 예방할 적절한 설계나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켈러 박사는 “분명 다른 배터리 시스템과 똑같이 (EQE 차량의) 시스템에도 열폭주 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취한 바 있다”며 “배터리 설계 자체의 이슈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해당 화재 사고가 ‘외부 충격에 따른 배터리 셀 손상일 개연성이 있다’는 한국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에 대해선 아직 공식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벤츠는 모든 차량에 대해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배터리가 견딜 수 있는 외력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켈러 박사는 이번 사고에서 불이 난 차량의 파라시스 배터리가 모듈 간 간격이 지나치게 좁은 등 화재 위험에 취약한 구조로 보인다는 지적에는 “제조될 당시 기준으로는 가장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 표준에 준해 생산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인터뷰에 동행한 벤츠 파워트레인 구매·공급사 품질 총괄 카르스텐 브레크너 박사는 “모든 배터리 공급사는 동일한 품질 검사와 분석을 거쳐 선정되고, 이후에도 예외 없이 제품 검사나 공장 실사 등을 통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 전 파라시스를 공급사로 선정했을 당시에도 높은 품질 기준을 적용했다”며 “물론 파라시스(2023년 매출 기준 글로벌 업계 10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다른 회사들보다 작지만, 많이 발전해 왔고 품질도 끊임없이 점검해 왔다”고 덧붙였다.
브레크너 박사는 ‘한국에 들어오는 벤츠 전기차에 파라시스나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기조가 이어지는가’라는 질문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벤츠 EQS, EQE 등 상위 클래스 전기차의 전용 플랫폼 ‘EVA2’의 셀 공급업체에는 두 회사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벤츠는 현재 차세대 상위 클래스 전기차의 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플랫폼에 맞춰 공급업체 선정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다”며 공급사가 추후 변경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브레크너 박사는 한국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과의 협력 확대에 대해 “3개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오 등에서 약간 차이가 있지만, 모두 글로벌한 입지가 있어 굉장히 훌륭한 파트너”라며 “특히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혜택을 받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안전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벤츠의 전략과 관련, 켈러 박사는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또 화재 위험이 적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회사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켈러 박사는 벤츠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인 한국의 셀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인 ’팩토리얼 에너지‘가 한국에 설립한 자회사에서 셀을 공급받고 있다고도 했다.
켈러 박사는 “전고체 배터리가 처음 도입되는 시점은 2020년대 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은 전고체 배터리를 바로 도입하기보다는 중간 형태의 반고체 배터리를 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 동행한 마티아스 바이틀은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해 벤츠도 굉장히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벤츠가 지향하는 목표는 우리 제품을 운전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벤츠 EQE 차주들 집단소송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난 전기차 모델인 벤츠 EQE 차주 등 24명이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같은해 10월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조사인 벤츠 독일 본사와 수입사인 벤츠코리아,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액은 원고당 1천만 원으로 일부 청구한 뒤 벤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허위 광고 조사 결과 발표 후 전액으로 확대하겠단 입장도 내놨다.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EQE 모델 대부분에는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으나, 벤츠 측은 파라시스가 아닌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실린 것처럼 속였다는 게 소송인단의 주장이었다.
하종선 변호사는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부사장이 2022년 국내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EQE에 CATL이 장착된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이는 전기차 구입 거래의 중요한 사항에 대한 허위 고지”라고 주장했다.
하종선 변호사는 “이런 허위 광고에 따라 각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 팩을 교환하는 데 드는 7천만 원”이라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과 사기 및 착오에 의한 매매·리스계약 취소를 청구했다.
아울러 벤츠 본사가 파라시스 배터리의 결함을 알고도 결함을 은폐했다며 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파라시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열폭주 위험이 큰 데도 벤츠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설계나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 제작자가 결함을 은폐해 생명이나 신체, 재산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하 변호사는 “벤츠가 이런 결함을 알고 있었거나 최소한 인천 주차장 화재를 계기로 이를 확실히 알게 되고도 리콜을 실시하지 않아 결함을 은폐했다”며 “각 배터리 팩 교체 비용(7천만 원)의 5배인 3억5천만 원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에 참여한 한 차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경을 생각해 전기차를 탄 것인데 인천 화재 사고 이후로는 굉장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자다가도 몇 번이나 깨고 요새는 다른 차량이나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주차한다”며 “벤츠 코리아의 사과와 리콜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14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교회에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딜러들에게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교육한 정황이 발견됐다.
연합뉴스는 2024년 10월7일 벤츠코리아의 공식 딜러사 교육용 내부 자료 ‘2023 EQ 세일즈 플레이북’(EQ Sales Playbook)를 인용해 벤츠코리아가 딜러들에게 소비자를 응대할 때 사실상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설명할 것’을 지침으로 줬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자료에는 소비자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안전성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에 대비한 상담 시나리오가 제시돼 있다. 열거된 답변 예시에서 벤츠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오직 CATL만을 언급했다.
‘CATL은 중국 회사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배터리 완제품의 구성품 중 하나인 얇은 배터리 셀만 CATL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배터리 완제품 생산은 독일 본사에서 진행한다’ 등이 예시 답변에 포함됐다.
또 벤츠코리아는 딜러들에게 배터리 제조사가 CATL이라는 점을 셀링 포인트로 짚었다.
벤츠코리아는 CATL이 업계 최고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보유했으며, 스펙과 경쟁 입찰을 통해 배터리 업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중국 제품에 대해 낮은 품질과 저렴한 상품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오해할 수 있으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CATL은 독일, 헝가리, 미국 등 생산 공장을 글로벌로 확대하고 있어 독일 현지 공장에서 제공받는 것을 우선순위 원칙으로 두고 있다”고 했다.
해당 자료에서 벤츠코리아는 배터리 셀 제조사로 CATL만 언급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는 총 8개 차종이며, 이중 EQE와 EQS 일부 트림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적용됐다.
벤츠코리아 측은 해당 자료에 대해 “딜러사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참고용으로 제작했다”며 “특정 모델에 국한하지 않고 벤츠 전기차 전반을 아우르는 자료로, 시장·차량·기술·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제작된 문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업체가 유일한 배터리 셀 공급사라는 취지로 언급된 바 없으며, 특정 모델에 특정 배터리 셀이 장착됐다고도 설명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벤츠는 글로벌 파트너사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지만, 배터리 팩·모듈은 100% 자회사인 ‘도이치 아큐모티브’에서 생산한다고도 강조했다.
벤츠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벤츠 전기차 차주들로 구성된 ‘벤츠 EQ 파라시스 기만 판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파라시스 비대위)는 2024년 9월 벤츠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보내 공식 딜러 직원을 대상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교육했는지, 이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보상 및 대응 계획이 있는지 등을 질의했다.
벤츠코리아는 답변서를 통해 “요청한 정보에 관해 아직 경찰의 화재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화재 사고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당국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객 기망 의도 의혹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4년 10월7일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의 부정확한 정보를 알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객을 기망하려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바이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출석, 벤츠가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알렸다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은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고 밝혔다.
다만 벤츠의 전기차 8종 가운데 EQE와 EQS 일부 트림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탑재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코리아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했다.
바이틀은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CATL도 EQE에 사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그에 대해 스타진스키 부사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며 “CATL 배터리만이 EQE 모델에 사용된다는 답변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소영 의원은 2024년 8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EQE 전기차 화재로 인해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했고 국내 전기차 보급 정책이 큰 위기를 맞았다고 짚었다.
바이틀은 “이번 사고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향후 전기차 차주를 대상으로 한 보상 계획을 묻자 바이틀은 화재의 근본 원인이 선제적으로 밝혀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바이틀은 “청라 주민들에게 지원을 약속한 45억 원은 보상이 아닌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며 “현재 (화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고 상황이 명확해지는 대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같은당 손명수 의원은 벤츠가 승차감을 위해 최저지상고를 낮게 설계, 하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데도 높은 수리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한 EQE 차량에 발생한 3㎜ 깊이의 하부 스크레치에 7천만 원 상당의 수리 비용을 청구한 점을 예로 들었다.
바이틀은 “기술적 특성상 제대로 된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벤츠 엔지니어는 승객 및 운전자들의 안전과 제품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14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교회에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용우 의원실>
메르세데스-벤츠 차주들이 ‘벤츠코리아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허위로 홍보했다’고 주장하며 벤츠코리아를 비판했다.
벤츠 전기차 차주들로 구성된 ‘벤츠 EQ 파라시스 기만 판매 비상대책위원회’는 2024년 9월27일 벤츠코리아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집회를 열고 “허위 정보를 알려 이익을 얻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 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린 점을 문제 삼았다.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국내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들었다.
차주들은 “벤츠는 (기사에 대해) 어떤 수정조치도 하지 않았으며 딜러도 이에 근거해 홍보하고 판매했다”며 “조직적인 기망 판매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코리아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했다. 2024년 9월10일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인천 전기차 화재’ 아파트·벤츠코리아 압수수색
경찰이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 등지를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인천경찰청은 2024년 9월10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벤츠코리아 서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 18명을 투입해 소방 시설 관리·점검 자료와 소방 계획서, 벤츠 전기차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전기차에서 불이 난 직후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피해가 확산했다고 보고 소방 안전관리 실태와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했다.
앞서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야간근무자 A씨와 소방 안전관리책임자 B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앞서 2024년 8월1일 청라 아파트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입주민 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번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당시 야간근무자인 A씨는 소방 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소방본부 특별사법경찰에도 입건됐다.
A씨는 불이 난 직후 ‘솔레노이드 밸브’와 연동된 정지 버튼을 눌러 스프링클러 작동을 멈추게 한 혐의를 받았다.
현행법상 소방 시설을 불법으로 폐쇄하거나 차단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A 씨를 포함한 야간근무자 2명과 책임자 1명을 입건했다”며 “압수물을 면밀히 분석해 화재 원인 등을 수사하겠다”라고 말했다.
▲ 2024년 10월21일(현지시간)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운터튀르크하임의 벤츠 본사에서 우베 켈러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배터리 개발 총괄(왼쪽)과 카르스텐 브레크너 벤츠 파워트레인 구매·공급사 품질 총괄이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벤츠가 전기차에 장착한 배터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2024년 9월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서울 중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전기차 판매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차량과 관련해 표시광고법 여부를 조사했다.
정차 중 불이 난 벤츠의 전기차 EQE는 ‘300 트림’(세부 모델)에만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고, 나머지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벤츠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모든 모델에 CATL의 배터리를 장착한 것처럼 광고하면서 전기차를 팔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벤츠 차주들, 소비자원에 구제신청
메르세데스-벤츠 차주들이 ‘벤츠코리아가 잘못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알렸다’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했다.
2024년 9월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벤츠 차주들이 제출한 피해 구제신청과 관련해 사실관계 검토에 들어갔다.
차주들은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 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린 점을 문제 삼았다.
일부 차주들은 앞서 한달여전 발생한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고 나서야 배터리 제조사가 잘못 알려졌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됐고, 이후 일부 EQE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차주들은 특히 앞서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 일부 차주들은 차량 구매 당시 딜러로부터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벤츠코리아가 ‘CATL 배터리 탑재’를 명시적으로 보증했는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인천 전기차 화재 피해자들에 E클래스 최대 1년 무상대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자사 전기차 화재 피해자들에게 신형 E클래스 세단을 최대 1년간 무상 대여키로 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2024년 8월29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이 같은 지원 방침을 공지했다.
앞서 8월1일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로 차량이 전손 처리된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가구당 1대를 제공키로 했다.
제공 차량은 2024년식 벤츠 E200이며 ‘인도일로부터 1년’ 또는 ‘주행거리 3만㎞’ 중 먼저 도래하는 기간·거리를 한도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9월4일 오후 6시까지 입주민의 신청을 받은 뒤 차량을 인도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전손 피해를 본 차량은 70여 대로 추산됐다.
이번 지원은 벤츠코리아가 2024년 8월9일 인도적 차원에서 인천 화재 피해 주민들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힌 45억 원과는 별개다. 기부금은 사고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 정상화에 사용됐다.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 벤츠코리아 사장에 ‘분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가 전기차 화재 발생 2주 만에 피해 주민들을 만나 추가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4년 8월14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 모 교회에서 피해 주민 150여 명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추가로 인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더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에 45억 원을 인도적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도 “주민들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추가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주민들은 앞서 벤츠코리아가 인도적 차원에서 45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산정 근거를 알 수 없는 데다 피해 복구에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민은 “벤츠 한대로 1581세대의 일상이 망가졌고 계속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장은) 꼭 망가진 현장에 가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간담회는 3시간여 이어졌지만 피해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사그들지 않았다.
간담회를 주선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민들의 불만 지점은 벤츠코리아의 무책임한 태도”라며 “화재 이후 즉각 주민을 만나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뒤늦게서야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벤츠 차량 배터리가 있는 차량 하부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1분 후 폭발이 난 것”이라며 “정상적인 주차 상태였다는 점에서 제조물 책임법상 차량 결함이 원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츠코리아가 지원한다는 45억 원은 전체 피해 수준을 봤을 때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2023년 벤츠코리아의 한국 매출이 8조 원, 영업이익은 2천억 원대를 훨씬 넘는데 벤츠는 이에 걸맞지 않은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화재는 2024년 8월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됐다.
이 불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또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정전과 단수가 이어졌다.
△정부, 국내 시판 모든 전기차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공개 권고
정부는 국내에서 전기차를 파는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4년 8월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같은달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정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와 관련해 배터리 생산업체 등의 정보를 전기차 제조업체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에 나선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관련 정보는 업계에서 통상 ‘영업 비밀’로 취급됐고, 배터리 제조사 등의 정보도 그동안 소비자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탄 전기차에 애초 알려진 것과 다른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기차 소유주들의 불안이 확산했고, 배터리 제조사를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현대자동차가 먼저 자사 전기차 13종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기아와 벤츠 등도 잇달아 배터리 제조사를 오픈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에서 전기차 영업을 하는 모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이미 판매한 전기차에 대해 특별 무상점검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현대차·기아와 벤츠가 전기차 무상점검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의 소방 시설 긴급 점검도 추진하기로 했다.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이후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도 같은날 서울에서 국내 자동차 제작사·수입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정보공개와 전기차 특별 안전 점검 계획을 논의했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소비자가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게 자동차 리콜센터 누리집을 통해 제작사별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2024년 8월 당시 국내에서 전기차를 운행·판매 중인 주요 업체는 모두 14개 사였으며 국내 5개 사, 수입사 9개였다.
△전기차 8종 배터리 제조사 공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수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024년 8월13일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전격 공개했다.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가 공개된 벤츠 전기차는 모두 8개 차종이었다.
공개된 바 에 따르면 불이 난 전기 세단 EQE의 경우 300 트림에만 중국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EQE 350+, AMG 53 4MATIC+, 350 4MATIC에는 화재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최상위 전기 세단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S의 나머지 트림에는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다른 전기 세단인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EQA에는 CATL과 SK온 배터리가, EQB에는 SK온 배터리가 각각 탑재됐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QE SUV 500 4MATIC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350 4MATIC에는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EQS SUV와 마이바흐 EQS SUV에도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벤츠코리아는 “소비자 및 시장의 요구에 따라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본사, 유관기관, 국토교통부 등과 논의가 완료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벤츠 전기차 배터리(배터리 팩)는 벤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서 생산된다”며 “배터리 셀은 벤츠의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벤츠코리아의 공개 내용에 따르면 화재 차량과 같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트림은 EQE 350+, AMG 53 4MATIC+, 350 4MATIC과 EQS 350, EQE SUV 500 4MATIC 등 총 5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이에 기반해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벤츠 전기차 총 대수를 계산한 결과, 2024년 7월 운행 기준 총 5549대(EQE 3636대·EQE SUV 1150대·EQS 763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별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비율은 EQE 93.4%, EQE SUV 66.6%, EQS 25.8%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자사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공식 입장도 내놨다.
벤츠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재 사고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에 45억 원 지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24년 8월9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자사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45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벤츠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노레 츄크노 부사장과 제품·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인 킬리안 텔렌 부사장 등 임원들은 이날 오후 7시께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 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사고에 따른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 정상화를 위해 45억 원을 긴급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직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결정했다고 벤츠 코리아는 설명했다.
앞서 벤츠 코리아 임원진은 8월7일 현장을 찾아 사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당시 임원진은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피해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필요한 부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긴급 지원 자금으로 45억 원을 마련해 현장을 찾았다.
△직판제 도입 놓고 딜러사 노조와 갈등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직접판매제도(직판제) 도입을 놓고 딜러사 노조들과 갈등을 빚었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이미 2025년 4월 “내년 2분기 시행을 목표로 직판제를 준비 중”이라며 “소비자에게 최고의 가격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직판제가 도입되면 판매 가격이 투명해지고, 딜러사 재고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딜러사 노조는 직판제가 시행되면 딜러사 체제가 붕괴되고, 이에 따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티아스 바이틀은 2026년 2분기부터 직판제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벤츠코리아와 딜러사 노조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코리아가 기존 딜러사 체제 대신 직판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직판제를 도입하면 차량을 정찰제로 팔 수 있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딜러사 관리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벤츠코리아 입장에서는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소비자가 직판제를 통한 가격 정찰제를 반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벤츠코리아에서 가격 정찰제로 판매하는 것보다 딜러사들이 적용해 주는 할인을 받고 차량을 구매하는 게 더 이익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직판제는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벤츠코리아가 독일 본사에서 수입한 차량을 딜러사에 팔고, 딜러사가 소비자에 최종 판매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직판제가 시행되면 벤츠코리아가 차량 재고를 관리하면서 가격까지 직접 결정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게 된다.
벤츠코리아는 딜러사들의 할인 경쟁이 사라져 가격이 투명해지고, 판매 가격을 직접 정함으로써 차량을 제값 받고 팔아 중고차 가치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재고 관리를 벤츠코리아가 하게 되면서 딜러사 재고 관리 비용 등이 사라져 재무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딜러사 노조는 직판제를 도입하면 딜러사 수익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딜러사 인력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현재 딜러사는 차량 1대를 판매할 때마다 매매차익과 벤츠코리아 인센티브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제조사 직판제 중개 수수료율은 보통 4~6%으로, 이는 딜러사가 판매할 때 얻는 마진보다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딜러사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직판체제 도입에 따른 딜러사 인력 구조조정 문제였다. 직판제가 시행되면 딜러사는 판매대리점에서 판매 중개자로 역할이 바뀐다. 방문객에 차량 설명과 시승 지원, 인도 업무 등만을 하게 된다.
바이틀은 직판제가 시행돼도 딜러사 역할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딜러사 노조는 직판제가 시행되고,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전환되면 딜러가 이전만큼 필요하지 않게 돼 딜러사의 대대적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바라봤다.
실제 영국에서는 직판제 시행 이후 딜러당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에서는 혼다가 직판제를 도입하면서 일방적으로 딜러 계약을 해지한 사례도 나타났다.
딜러사 노조는 이런 사례를 들어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실제 벤츠코리아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2025년 2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재고 부담 경감과 관련해서도 재고를 벤츠코리아가 관리하더라도 팔리지 않는 차량은 결국 딜러에 할당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직판제를 도입해도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딜러사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직판제 도입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딜러사들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딜러사 노조와 벤츠코리아가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벤츠코리아는 딜러사 노조와 직접 교섭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벤츠코리아는 공식 딜러사 직원들의 근로 조건을 결정하거나 관리하는데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는다”며 “법률상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 정의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 같은 입장은 직판제가 도입되더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직판제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벤츠코리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할인 없이 판매하는 벤츠 차량을 소비자들이 얼마나 살 것인지 의문이고, 판매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본다”며 “지금까지 벤츠코리아가 해온 행동을 보면 할인 없이는 사고 싶은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온라인 정찰제를 시행 중인 테슬라를 따라가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판매량이 크게 줄 것으로 본다”라며 “(직판제로) 마진을 높여 판매량이 줄더라도 영업이익은 더 좋아지는걸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배출가스 미인증 차량 수입’ 항소심도 벌금 20억 원
미인증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장착된 차량을 국내로 들여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항소심에서도 20억 원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2부(박원철 이의영 원종찬 부장판사)는 2024년 2월7일 대기환경보전법·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법인에 1심과 같이 벌금 20억672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 차량 대수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도 적지 않아 보이며, 일반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큰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보인다”며 수입한 차 한 대당 40만 원으로 벌금을 산정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벤츠코리아 측은 재판에서 다른 수입 자동차 회사들의 사건과 비교해 벌금을 줄여달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다른 회사 사건들과 수법·규모 등이 다르고, 종전 관세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2017년 5월∼2018년 8월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환경부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으로 바꿔 장착한 6개 모델 차량 5168대를 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벤츠코리아는 같은 수법으로 미인증 차량을 수입한 혐의로 기소돼 이미 2019년 대법원에서 벌금 27억390만 원이 확정되기도 했다.
△5년 9개월간 차관리법 위반 과징금·과태료, 벤츠 276억 최다
2018년부터 2023년 9월까지 5년 9개월간 국내 완성차 제작 및 수입·판매 업체 중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과태료를 처분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0월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년 9개월간 벤츠코리아는 총 276억7천만 원(59건)의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벤츠코리아에 이어 처분 액수가 높은 업체는 BMW코리아로 153억1천만 원(20건)이었다.
그 뒤로 현대차그룹(133억7천만 원·18건), 포르쉐코리아(131억6천만 원·10건) 등의 순이었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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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가 2024년 10월29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본사에서 김남균 한국전기연구원 원장과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센터 구축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2007년 다임러 AG 본사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및 유럽 지역 홀세일 프로젝트 리더로 재직했다.
2010년 다임러 AG 본사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및 스마트 브랜드 담당을 맡았다.
2011 중국 베이징 메르세데스-벤츠 판매 유한회사 교육 및 판매점 인증 담당 수석 관리자로 일했다.
2012년 중국 베이징 메르세데스-벤츠 판매 유한회사 보증, 굿윌 및 서비스 계약 디렉터(이사)를 맡았다.
2015년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애프터 서비스, 세일즈 및 제품 매니지먼트 총괄에 임명됐다.
2018년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메르세데스-벤츠 글로벌 트레이닝 총괄로 일했다.
2020년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디지털 서비스 및 이커머스 총괄에 임명됐다.
2023년 9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 학력
독일 뉘르팅겐-가이슬링겐 대학교(HfWU)에서 자동차 산업·국제 경영학을 전공했다.
◆ 가족관계
◆ 상훈
◆ 기타
마티야스 바이틀은 장인어른과 아내 등 가족이 모두 ‘메르세데스-벤츠맨’인 ‘벤츠 가족’이다.
배우자와 두 자녀가 한국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생활은 만족 그 자체”라면서 “이 시장에서 계속 일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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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는 2025년 6월24일 제주 한라산 자락의 엠버 퓨어힐 호텔에서 열린 '드림 라이드 인 제주' 시승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직판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에서 최고의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의 기대와 제품의 품질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에 대해)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저희만의 강점이 있고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자신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럭셔리의 가장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압구정에 마이바흐 브랜드센터가 들어서게 된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보여준 한국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세계 첫 센터를 한국에 열게 됐다. 마이바흐 브랜드 고객뿐 아니라 잠재 고객들도 마이바흐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2024년 한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저희는 가장 높은 수준의 품질과 안전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테스트와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특히 안전은 벤츠의 브랜드 DNA 중 하나다. 내연기관이든 전기차든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계속해서 저희의 고성능, 고속 충전소가 건설되는 걸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다. 2028년까지 25개의 충전 장소에 150개의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2년간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바쁘고 도전적이었지만 자랑스러운 경험이었다. 한국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수준이 높고 이런 곳에서 제가 메르세데스-벤츠를 대표해 한국 고객분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한국에서 벤츠의 목표는 시장 판매 1위가 아니라, 고객 만족도에서 1위를 하는 것이다. 한국 고객들이 벤츠를 타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를 가능한 한 더 많은 분이 느껴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25/06/23, ‘2025 드림라이드’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해 벤츠도 굉장히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벤츠가 지향하는 목표는 우리 제품을 운전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4/10/21일, 독일 벤츠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의 부정확한 정보를 알렸다는 의혹과 관련) 고객을 기망하려던 의도가 전혀 없었다.”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CATL도 EQE에 사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있고 그에 대해 스타진스키 부사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CATL 배터리만이 EQE 모델에 사용된다는 답변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청라 주민들에게 지원을 약속한 45억 원은 보상이 아닌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다. 현재 (화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고 상황이 명확해지는 대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
“(EQE 차량 하부 스크레치 수리비로 7천만 원을 청구한 데 대해) 기술적 특성상 제대로 된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벤츠 엔지니어는 승객 및 운전자들의 안전과 제품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를 하고 있다.” (2024/10/07,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추가로 인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더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지난번에 45억 원을 인도적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민들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추가 지원을 검토할 것이다.”
“주민들을 만나 이런 상황이 생긴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달했다. 주민들이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직접 만나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떤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다.”
“(불이 난 EQE 차종에 대한 리콜이나 판매 중단 계획이 있는지 질문에) 안전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안전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고 있다. (화재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고 이를 기반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2024/08/14, 인천광역시 청라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에서)
“판매량 1위를 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가장 주된 목표는 고객 만족이다. 항상 최고를 추구하고, 품질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우며 최신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는 한국은 벤츠 브랜드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에 대해) 럭셔리 그 자체인 마이바흐를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곳이다. 브랜드 체험과 역사를 아우른 공간으로 한국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다.” (2025/06/23, 벤츠코리아 ‘2025 드림 라이드 인 제주’ 라운드테이블에서)
“벤츠의 안전 기준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구분 짓지 않는다.”
“안전은 벤츠 브랜드의 핵심이자 DNA다. 자동차 업계 최초로 자체 사고 연구 부서를 설치해 2만 명의 엔지니어가 무사고 주행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4/05/22, 반파된 EQA·EQS SUV 테스트 차량 비교 설명회에서)
“한국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에게 특별한 곳이다. 글로벌 본사에서도 한국 고객의 니즈와 시장 환경을 먼저 살피고 있다.”
“단순히 차량을 파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국 사회와의 깊은 연결 속에서 브랜드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도 그 일환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 환경보다 한국 고객의 기대와 요구에 집중하는 것이다. 본사 차원에서도 글로벌 정책보다는 각 시장의 고객 니즈를 우선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대해) 공정한 경쟁은 산업을 발전시키는 동력이다. 우리는 벤츠만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통해 차별화할 것이다.” (2025/05/07, 더팩트 인터뷰에서)
“1등이 되는 것은 벤츠 코리아의 전략이 아니다. 1등이 되면 기쁘게 수용하겠지만, 1등이 우리 목표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벤츠가 집중하는 것은 고객들이 훌륭한 브랜드 경험을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자체만으로 큰 영광이다.”
“한국 고객들은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고, 품질을 중시한다. 이런 점이 벤츠가 표방하는 가치와 잘 들어맞는다. 그렇다고 벤츠가 소형이나 콤팩트 차량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다만 최상위 모델에 집중하면 하위 모델도 전반적으로 우수해지는 경향이 있다. 콤팩트·소형 모델에서부터 최상위 모델까지 동일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자체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고, 한국에서는 올해(2024년)부터 이에 대한 투자가 시작된다. 다시 말해 자체 충전망도 있지만 타사 충전소들과도 완벽하게 원활한 통합을 추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2024/03/20,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10만 대 (판매) 기록은 S클래스의 헤리티지와 높은 품질, 한국 시장에서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상징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고객 눈높이에 맞는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2023/12/13, 벤츠 S클래스 국내 누적 10만 대 판매 달성에 대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이자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는 한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로 부임하게 돼 무척 기쁘고 기대된다. 한국 고객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데 집중하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임직원 및 딜러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성공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23/05/31,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선임 소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