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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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이사. <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은 임상 단계의 바이오텍 기업이다.
이승주는 항체 기반의 세포 특이적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²®, 이중정밀 표적단백질분해 접근법)를 개발해 향상된 암치료법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GSPT1(Translation Termination Factor 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Degrader-Antibody Conjugate)를 개발했으며, 신규 분해제 페이로드 개발을 통해 표적단백질 분해기술의 잠재력을 확장하고 있다.
차세대 항암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선두주자로 꼽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두 가지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승인을 획득하고,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 왔다.
2025년 2월14일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활발한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6월30일 현재 비상장 계열사이자 연결대상 종속회사 Orum Therapeutics USA, Inc. 1곳을 두고 있다.
2025년 8월14일 현재 이사회는 이승주를 비롯 정인태 CFO 등 2명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인 조진우 비욘드 뮤직(Beyond Music Co., Ltd) 대표이사, 기타비상무이사인 피터 운남박 전 테서랙트메디신즈 대표이사 등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 않으며 대신 홈앤서비스 윤리경영팀 출신 김병우씨가 상근 감사로 있다.
이승주는 2025년 6월30일 기준 오름테라퓨틱 주식 338만8천 주(16.19%)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승환씨 0.12%, 정인태 CFO 0.05%, 피터운남박 0.28%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이승주는 총 16.53%의 지분율로 오름테라퓨틱을 지배하고 있다.
△임상 자진취하 이슈 여파 실적 부진
오름테라퓨틱은 임상 취소 이슈 여파로 2025년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4월28일 임상시험계획 자진 취하 등의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했다. ORM-5029 플랫폼에 기반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기타 HER2 과발현 악성종양 치료제를 자진 중단하는 내용이다. 앞으로의 실적에 비우호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이슈로 언급된다.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상반기 매출액 712만 원, 영업손실 195억 원, 당기순손실 124억 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7.5%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은 48.1%, 당기순손실은 33.3% 각각 늘었다.
앞서 2024년엔 매출액 209억 원, 영업이익 83억 원, 당기순손실 57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84.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08.7%, 108.4% 감소한 수치다.
2년 연속 매출은 급감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의 규모가 커지고 있어 실적 부담이 크다.
▲ 오름테라퓨틱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오름테라퓨틱이 2025년 8월5일 자사의 혈액암 에셋(Asset)인 ‘ORM-1153(개발코드명)’에 대한 고용량 투여 결과, 마우스 전 개체에서 완전관해(CR)를 보인 전임상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앞으로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 고용량 100% CR 데이터를 통해 혈액암 신약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말 미국혈액학회(ASH)에서 ORM-1153의 전임상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고, 2026년 4분기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와 함께 새로운 페이로드를 활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Drug-Antibody Conjugate) 확장 전략도 밝혔다.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8월4일 3분기 기업설명회(IR) 자료를 공개했다. 3분기 IR은 2025년 8월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승주가 직접 발표를 맡았다.
ORM-1153의 개발 로드맵을 보여주며 새로운 페이로드로서 GSPT1 외 새로운 분자접착제 개발을 시사했다. ORM-1153은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접근법인 TPD² 플랫폼 기술로 개발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의 DAC 후보물질이다.
이번 IR은 ORM-1153의 전임상 데이터에 초점이 맞춰졌다. 2025년 4월 고형암 DAC 에셋인 HER2·GSPT1 ORM-5029의 미국 임상1상 과정에서 발생한 중대한 이상반응(SAE) 문제로 인해 개발을 중단하고 ORM-1153을 리드(Lead) 파이프라인으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엔 ORM-1153의 전임상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공개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ORM-1153은 골수성 및 림프성 세포주 모두에서 기존 GSPT1 분해제 대비 최대 10배 이상 높은 항암 활성을 나타냈다. 특히 마우스 실험에선 ORM-1153 저용량(0.5mg/kg)을 투여한 결과 약 20일간 항종양 효과가 이어졌다.
고용량(5mg/kg)이 투여된 마우스 전 개체에서는 31일 후 CR이 나타났다.
이에 2025년 말 열리는 미국 혈액암학회(ASH)에서 ORM-1153의 추가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하고, 2026년 4분기 규제당국에 IND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회사는 혈액암 시장에서 ORM-1153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RM-1153에 활용된 항체의 타깃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을 기준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신규 환자 1만5천 명 중 90% 이상이 해당 표적을 발현한다고 설명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단계나 돌연변이 상태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환자에서 과발현되는 만큼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폭넓은 치료 적용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골수이형성증후군(MDS), 만성골수성백혈병(CML), B세포 급성림프구백혈병(B-ALL), 호지킨 림프종 등의 적응증이 포함된다.
새로운 페이로드 개발을 통한 TPD² 플랫폼 기술의 확장도 예고했다. 전 세계 최초 DAC 개발사인 오름은 페이로드로 GSPT1 분해제를 활용해왔다. 앞서 다국적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에 기술수출했던 에셋 ORM-6151, 고형암 에셋 ORM-5029, 혈액암 에셋 ORM-1153 모두 GSPT1 기반이다.
이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은 단일 페이로드 기반이란 한계를 넘기 위해, 특정 질환의 병태생리에 최적화된 항체와 페이로드 조합을 통해 치료 효능과 플랫폼의 적용 범위를 동시에 넓히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름테라퓨틱은 새로운 페이로드를 오는 2027년 공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연구소장으로 이상현 박사 영입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4월 이상현(숀 리) 박사를 한국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이상현 박사는 합류 전 프렐류드테라퓨틱스(Prelude Therapeutics), 아비나스(Arvinas), 인사이트 (Incyte)에서 근무하면서 생물학 분야에서 TPD(표적단백질 기술)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TPD는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로 일컬어진다.
이상현 박사는 미국 텍사스대학교(University of Texas)에서 분자·세포 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다나-파버 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치고 다나-파버 암연구소와 하버드 의과대학교에서 연구경력을 쌓았다.
오름테라퓨틱은 국내와 미국 연구팀 간 협력을 강화하며 회사의 이중정밀 표적단백질분해(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접근법 티피디스퀘어(TPD²®) 플랫폼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이상현 박사가 주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현 신임 연구소장은 “오름테라퓨틱은 항체 표적화와 단백질 분해기술을 통합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TPD 페이로드의 잠재력을 확장하고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팀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수 끝에 코스닥 상장 성공, 시총 4500억 원대 안착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2월14일 코스닥 상장 후 시가 총액 4500억 원대에 안착했다.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이전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2024년 11월 오름테라퓨틱은 상장 철회신고서 제출 이후 두 번째 도전으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오름은 2025년 1월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6.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371개사가 참여했다. 공모가는 2만 원으로 마감됐다. 일반 청약은 2.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상장 직후 공모가인 2만 원 대비 47.7% 급등한 2만9550원을 기록했다. 2월14일 오름테라퓨틱 주식 종가는 공모가 대비 9% 상승한 2만1800원이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이상을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4500억 원대에 안착했다. 2025년 2월14일 기준 오름테라퓨틱 시총은 4563억 원이다.
시총 규모는 차세대 치료제 연구개발(R&D) 역량과 2건의 기술이전 등에 기반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오름테라퓨틱은 2024년 11월29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11월21~2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까지 마쳤으나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 상장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해명했다.
▲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이사(가운데)가 2025년 2월1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오름은 2024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벤처기업협회 주관 ‘2024 벤처천억기업’에 선정됐다.
2024 벤처천억기업은 1998년 벤처확인제도 시행 이후 1회 이상 벤처 확인을 받은 기업 중 2023년 결산 기준으로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한 기업을 말한다.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L/O) 계약을 통해 계약금으로 1억 달러를 지불 받은 바 있다. 기술이전한 기술은 항 CD33 항체 기반 GSPT1 단백질 분해제 약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또는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한편 이승주는 2024년 11월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한 ‘제38회 약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의약품 안전 및 제약 산업 진흥을 통해 국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IPO 앞두고 온라인 기자간담회
이승주는 2024년 10월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름테라퓨틱의 코스닥 상장 후 계획에 대해 국내외 언론에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앞서 같은달 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나선 데 이은 후속 행보였다.
기자간담회엔 이승주를 비롯해 제임스 팔라치노 연구책임자, 그렉 드와이어 사업개발(BD)책임자, 올라프 크리스텐슨 최고의학책임자(CMO), 정인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참석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2024년 4월 외부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기술성 평가를 받고 각각 A등급과 BBB 등급을 획득했다.
잇따른 빅파마와의 딜로 인해 지속적으로 매출이 상승하고 있고 2023년에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흑자를 내기도 했다.
2022년 매출 7600만 원, 영업적자 436억 원에서 2023년 매출 1354억 원, 영업이익 95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익이 흑자전환됐으며 2024년 반기 매출 3200만 원, 영업적자 132억 원을 기록했다.
당시 회사는 2024년 말까지 매출 269억 원, 영업적자 158억 원을 예상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상승하다 2026년 930억 원의 매출을 내고 5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름테라퓨틱은 “기존에 진행했던 계약으로 발생한 매출이 600억 원 이상이며 새로운 계약을 통한 선급금 및 마일스톤 예상 금액이 나머지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10월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2026년 기존 계약으로 인한 매출 600억 중 403억 원은 BMS에 기술이전한 ORM-6151의 임상 1상 마일스톤으로 추정된다.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11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과 1억8000만 달러(약 2400억 원)의 ORM-6151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당시 전체 계약금의 56%에 달하는 1억 달러(약 1352억 원)를 선급금으로 받았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2024년 5월 말 임상 1상을 개시한 BMS-986497은 임상 1상 1차 평가변수 측정 목표시점이 오는 2027년 2월, 최종 1상 종료 목표시점이 2030년 9월로 기재돼 있다.
BMS와의 계약 구조는 임상 1상 종료 후 계약금의 나머지 44%를 전부 수령하도록 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임상 1상이 문제없이 진행될 경우 1차 평가변수 측정과 1상 종료가 진행될 2027~2029년 사이 약 640억 원의 추가적인 마일스톤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2024년 7월에는 버텍스 파마슈티컬(이하 버텍스)과 총 1조3천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및 옵션 계약을 맺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버텍스를 통해 벌어들일 수익은 약 572억 원으로 내다봤다. 앞서 선급금으로 약 202억 원을 받았고 2024년과 2025년 각각 67억 원씩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추가 기술이전 가능 파이프라인으로는 ORM-5029와 ORM-1153, ORM-1023을 꼽았다. 회사는 세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계약이 모두 2026년경 체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향후 2년 간 플랫폼 기술이전을 최대 2건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글로벌 다중 타깃 라이선스 및 옵션 계약 체결
오름테라퓨틱은 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 버텍스)과 글로벌 다중 타깃 라이선스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2024년 7월16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버텍스는 오름테라퓨틱의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TPD²) 기술을 활용, 유전자편집 치료제의 새로운 전처치제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각 타깃에 대한 연구 기간이 종료되면, 버텍스는 오름의 TPD² 기술을 사용해 개발된 분해제항체접합체(Degrader-antibody Conjugate, DAC)에 대해 세계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할 옵션을 갖게 된다. 여기에는 해당 DAC의 연구ㆍ개발ㆍ제조ㆍ상용화에 대한 권리가 포함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은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선급금(Upfront)과 3개 DAC에 대해 각각 최대 3억1천만 달러(약 4300억 원)의 추가 옵션 및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상업화 이후에는 글로벌 연간 순매출에 대한 단계별 로열티도 받는다. 모든 연구, 개발 및 상업화는 버텍스가 담당키로 했다.
이승주는 “버텍스는 혁신적인 의약품 발굴과 개발에 있어 선두주자이며,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이라며 “이번 계약은 새로운 적응증 영역에서 우리의 선도적인 표적 단백질 분해 접근법이 새로운 질병군의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라고 강조했다.
버텍스는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버텍스는 2023년 98억7천만만 달러(약 13조470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2023년 최초의 CRISPR/Cas9 기반 겸상적혈구병 치료제인 ‘카스게비(CASGEVY)’를 출시하며, 신규 모달리티 연구개발에서 새로운 입지를 구축했다.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11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과 1억8천만 달러(약 2400억 원)의 ORM-6151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전체 계약금의 56%에 달하는 1억 달러(약 1352억원)를 선급금으로 수령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2024년 5월 말 임상 1상을 개시한 BMS-986497은 임상 1상 1차 평가변수 측정 목표시점이 오는 2027년 2월, 최종 1상 종료 목표시점은 2030년 9월이다.
BMS와의 계약에선 임상 1상 종료 후 계약금의 나머지 44%를 전부 수령하도록 돼 있으며 이를 감안하면 임상 1상이 문제없이 진행될 경우 1차 평가변수 측정과 1상 종료가 진행될 오는 2027~2029년 사이 약 640억원의 추가적인 마일스톤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세계 최초 DAC 플랫폼 기술 ‘TPD²’
오름테라퓨틱이 보유한 핵심 기술은 ‘세포침투 간섭항체’다. 암을 치료하는 항체를 세포질 속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항체가 세포질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항체 의약품의 단점을 극복할 혁신 기술로 꼽힌다. 게다가 수백만 종류의 세포 가운데 특정 세포에만 항체가 들어가도록 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미국 알비나스가 비슷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합성신약에만 한정된다.
‘DAC’은 단백질 분해제(Degrader)와 항체(Antibody)를 결합(Conjugate)시켰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의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단백질 표적분해제(TPD)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극복하는 기술이다.
약물을 작용할 표적(타깃)이 되는 암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전달하고 세포 내로 들어간 이후 선택적으로 표적이 되는 단백질만을 분해하는 ‘이중 선택성’을 가지는 게 차별점이다. 부작용은 줄이고 약효는 키웠다. 기존의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저항성을 보이거나 치료 효과가 낮은 암종에서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세계 최초로 단백질 분해제(TPD)에 항체 약물 접합체(ADC)를 결합한 TPD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ORM-6151은 ‘CD33 항체 기반 GSPT1 분해제’로 TPD² 기술이 적용됐다. 백혈병과 관련이 있는 GSPT1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시키는 분해제를 항체에 붙인 DAC 신약 후보물질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과거 연간 버닝레이트 400억 원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자금이 모자라 중도에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회사 매각 얘기가 오가던 상황에 2023년 10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에 전임상단계 파이프라인 ‘ORM-6151’의 기술이전을 이뤄 단숨에 1352억 원의 매출을 내며 기사회생했다.
이어 2024년 7월에는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에 ‘타깃단백질분해제’(TPD) 플랫폼 기술이전을 이뤄 207억9천만 원의 매출을 인식했다. 모두 반환의무 없는 착수금이다.
특히 BMS에 기술이전한 내용은 전임상 단계 물질임에도 빅파마로부터 1천억 원대 막대한 금액을 수취해 오름테라퓨틱의 기술력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됐다.
△혁신신약살롱 모임 설립 주도
혁신신약살롱은 2012년 대전에서 신약개발에 관심 있는 몇몇 연구원들의 모임으로 출발했다. 이승주가 처음 모임을 기획했다. 2016년 판교를 두 번째로 서울, 송도, 오송 등 전국 각지로 확대됐다.
신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전문가들과 이른 바 ‘느슨한 교류’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취했다.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기존 탑다운, 사일로식 연구개발 문화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2025년 3월27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에는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연사로 나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혁신살롱 대구는 이성우 대구첨복재단 책임연구원, 혁신살롱 송도는 장종환 메티메디제약 대표이사, 혁신살롱 오송은 양재혁 베스티안 재단 실장이 중심이 돼 운영중이다.
혁신살롱 판교는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김문정 사토리우스 코리아 상무, 양재혁 실장이 중심이 돼 연구자뿐만 아니라 투자자, 증권사, 기자 등 다양한 참석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이 걸어온 길
2016년 8월 오름테라퓨틱을 설립했다.
2017년 6월 시리즈A 유치(90억 원)를 완료했다.
2019년 1월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2019년 8월 시리즈B 유치(345억 원)를 완료했다.
2023년 3월 ORM-6151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1상 IND를 통과했다.
2023년 6월 브릿지 투자 유치(260억 원)를 완료했다.
2023년 10월 BMS와 ORM-6151 기술이전 계약(2340억 원)을 체결했다.
2024년 7월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와 TPD²플랫폼 아웃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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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개방적이고 투명한 연구·경영 문화, 한국 기반 및 글로벌 네트워크의 이중 전략, 자율과 책임의 균형 있는 조직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임상 성과 확보와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확장, 재무 안정성과 투자 유치, 상장 후에도 투자자 기대치와 실제 성과 간의 간극을 줄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혁신기술도 초기 임상 전 또는 임상 1상 단계에서의 기술 이전은 성공 가능성과 시장 채택이 확실치 않다.
AML 치료 분야는 경쟁이 치열하고 실패율도 높아 이후 임상 데이터, 안정성, 효능 확보가 중요하다.
계약금 및 투자 유치로 당장은 연구개발 여력이 생길 수는 있지만 후속 파이프라인 진행과 임상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투자 또는 수익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기술 이전과 함께 여러 후보물질이나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과 한국 양쪽에 연구소를 두고 운영하는 것은 이점으로 꼽힌다.
다만 관리비용 문제가 있고 규제환경이나 문화의 차이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직 문화의 자율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것은 동기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긴급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선 장애가 될 수도 있어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 평가
이승주는 한국 바이오텍이 글로벌 제약사와 빅딜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인물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연구자로서 기술력 뿐만 아니라 실행력과 경영적 마인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승주는 리스크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되, 실패에서 배우고 제때 방향 전환을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실패 경험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초기 프로젝트의 성능 부족을 숨기지 않고 개량과 재도전을 통해 선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건의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 혁신 및 업계 선도를 입증받았다.
이승주는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중요시한다.
투명성, 자율과 책임, 협업을 강조하면서 연공서열보다 프로젝트 리더 중심의 조직 구조를 지향한다.
직원 간 경쟁보다는 프로젝트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을 강조한다.
미국 보스턴 연구소를 설치하는 등 이승주는 현지 인재 확보, 현지 운영 방식의 이해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힘을 주고 있다.
계약 구조에서도 단순 라이선스 아웃(type)보다 특허 양도(또는 전용 실시권 부여) 방식으로 업프론트(계약금)를 많이 확보한 전략을 택한다. 현금 흐름 확보 측면에서 위험을 줄이는 선택이란 점에서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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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름테라퓨틱 회사 전경. <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은 자사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ORM-5029의 제1상 임상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2025년 4월28일 공시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HER2 발현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공개, 최초 인체 대상 연구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진행된 바 있다.
ORM-5029는 HER2(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 2형)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HER2 과발현 악성 종양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해당 임상은 HER2가 발현되는 암인 유방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오름테라퓨틱은 2022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ORM-5029의 1상 임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후 2024년 11월 임상 참여자 1명에게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했다. 임상 과정에서 나타난 SAE란 사망 또는 생명 위협, 입원 장애, 태아에 영향 주는 부작용 등을 말한다. 해당 참여자는 사망했으며 이로 인해 회사는 신규 임상 참여자 모집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FDA는 ORM-5029에 대해 ‘부분 임상 보류(Partial Clinical Hold)’ 조치를 취했고, 환자 모집 ‘일시 중단’과 함께 기존 참가자들은 주치의의 동의 아래 임상을 계속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5개월 만에 ORM-5029의 임상 개발이 다시 중단된 것이다.
회사는 이번 임상 중단이 SAE 발생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름테라퓨틱은 “SAE 발생 환자의 사망은 간부전에 의한 것으로, 자사 플랫폼과는 무관하므로 해당 이유로 임상 중단한 게 아니다”라며 “독자적 플랫폼 기반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전략적으로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ORM-5029는 HER2를 표적하는 항체 퍼투주맙에 GSPT1 단백질 분해제를 접합한 ‘DAC’다. DAC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일종으로, 암 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화학항암제를 붙인 ADC의 원리를 이용했다.
회사 측은 “DAC는 항체, 링커, 페이로드로 구성되는데 ORM-5029는 다른 파이프라인과 페이로드(약물)는 같지만, 항체와 링커가 다르다”며 “따라서 해당 이슈는 ORM-5029에 한정되며 다른 파이프라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상 중단 소식이 들려온 2025년 4월28일 오름테라퓨틱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 하락한 1만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주가는 2만4천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투자심리 악화로 한 차례 상장 철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2024년 11월29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11월21~2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까지 마쳤으나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 상장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이어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은 상태며 일반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이전이므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오름테라퓨틱은 바이오섹터 공모 시장의 최대어로 거론됐다. 2023년 11월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과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한 데 이어 2024년 7월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추가 기술수출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바이오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상장을 철회한 배경엔 얼어붙은 IPO 시장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 업종 특성상 불확실성이 큰 바이오 섹터가 더 큰 타격을 입는 모습이다. KRX헬스케어지수는 2024년 11월11일 종가 기준 3950.49에서 29일 3595.51로 약 9% 낮아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상장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신약개발 업체의 상장 요건으로 이전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술성평가 시 상장예비기업의 사업성 항목을 보기 위해 빅파마 또는 나스닥 상장사 대상 기술수출 이력, 기술수출 이력이 없을 경우 임상 2상 단계 데이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오름테라퓨틱은 2024년 10월2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다.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면 기존 신고서의 효력은 정지된다. 통상 정정 공시의 경우 금감원이 발생사와 상장 주관사에 자진 정정 방식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금감원의 정정 요구 공시는 일 년에 한두 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후 오름테라퓨틱은 상장을 철회하기 전까지 3차례의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력 파이프라인인 ‘ORM-5029’의 임상 중 부작용 문제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ORM-5029는 HER2 표적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로 임상에 진입한 유일한 회사 파이프라인이다.
△임상 진입한 유일한 파이프라인 임상1상 중단
2024년 11월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이 개발하고 있는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5029’에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해 임상1상 환자 모집이 일시 중단됐다.
SAE는 약물 투여 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부작용을 의미한다. 심정지, 다발성 장기 부전, 장애, 사망 등이다.
오름테라퓨틱은 ORM-5029 미국 임상1상 진행 중 1명의 참여자에게 SAE가 발생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됐다.
이번 임상 일시 중단에 따라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이어 ORM-5029가 임상 1상 완료 후 기술이전을 목표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기술이전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ORM-5029는 아직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오름테라퓨틱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앞서 2022년 8월 FDA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아 같은 해 10월부터 시험이 진행됐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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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이사(오른쪽 두 번째)가 2024년 11월18일 제38회 약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사노피(Sanofi) AP R&D·한국 R&D연구소장이사을 지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사노피 AP R&D, 아시아 연구소장으로 일했다.
2016년 8월 오름테라퓨틱을 설립하고 대표이사를 맡았다.
◆ 학력
서울 경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UC버클리에서 생물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UC버클리에서 생물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 상훈
2024년 11월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한 제38회 약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 기타
오름테라퓨틱은 2024년 이승주를 포함 등기이사 2명에게 3억2천 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1인당 평균보수액은 1억6천만 원이다.
이승주는 2025년 6월30일 현재 오름테라퓨틱 주식 338만8천 주를 갖고 있다. 이 주식은 2025년 9월11일 종가(3만2천 원) 기준 1084억1600만 원의 가치를 지닌다.
이승주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화학과에서 2년간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수행했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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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철회의 이유는 복합적인 경우이며, 항체가 정상세포로 가서 생기는 부작용도 많고, 링커가 덜렁덜렁해서 떨어져서 생기는 문제도 있을 수 있고 다양하게 복합적으로 원인이 많다. (ORM-5029 임상 철회 결정에 대해) 경제성, 리스크 베네핏 등 장단점을 저울질 했을 때 투자금을 어떻게 제일 유용하게 쓰는 게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건가를 고민을 한 결과다. 우리 회사가 초반에 했던 신약 후보도 한 번 중단한 적이 있다. 2019년 정도. 그때 한 3년 동안 했던 과제인데 경쟁사에 비해서 약효가 조금 떨어지고 진도도 안 나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접었다. 최고가 되거나, 최초가 되거나를 해야 되는데 한국 회사는 그 둘 다가 안 된다고 판단이 되면 적절한 시점에 중단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 (2025/06/26, 팜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일단은 짧은 한글 이름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창업 전에)강원도 산골에서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신약개발이란 게 험한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K2를 등반하려고 등산가들이 30년을 노력했다. A 루트로 20년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또 B 루트로 10년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맨 마지막에 한 팀이 산소통을 메고 올라가서 등정에 성공했다. 사실 등산이라는 게 올라가다가도 내려가야 하는 것이고, 그 와중에도 엄청난 인내를 통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그런 의미를 담아 사명을 지었다. 또 창업 당시에는 사명에 ‘테라퓨틱(Therapeutics)’을 붙인 회사가 없었다. 대부분은 ‘바이오’를 붙였다. 그래서 그냥 ‘우리는 신약만 한다’는 걸 못박기 위해서 ‘테라퓨틱’이란 단어를 넣었다.”
“스탠포드에서 포닥(Post-doctorate, 박사후연구원)을 하던 2005년도 즈음, LG생명과학의 신약연구소장이었던 김용주 박사님이 해외 박사를 리쿠르팅(Recruiting)하러 오셨다. 사실 스탠포드에 있으면 대기업에서 스카우트하러 정말 자주 온다. 삼성 같은 곳에서도 오고, 그런 날은 갈비 먹으러 가는 날이다(웃음). 그래서 고위 임원들, 인사팀, 심지어는 오너 2세까지도 봤다. 그런데 김용주 박사님을 딱 보니, 이 분은 그냥 월급쟁이 같지가 않았다. ‘나는 신약 개발 무조건 해야 한다’는 집념이 눈에서 느껴졌다. ‘LG생명과학이 어떤 회사길래, 직원이 이런 오너십을 가지고 비행기를 타고 오시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LG로 갔고, 거기서 (김용주 박사의 마인드에) 감염이 된 것 같다.” (2024/07/22, 히트뉴스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 직원 합쳐서 총 30명이다. 일반적인 회사는 군대처럼 피라미드 조직으로 이뤄졌는데, 저희는 점조직처럼 되어 있다. 직책과 직급은 있지만, 프로젝트 리더가 왕이고 책임 권한이 분명하다. 보통 시니어들이 프로젝트 리더를 맡는다. 무엇이든 프로젝트별로 움직인다. CEO가 못 건드리는 부분도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피라미드 조직은 전쟁에는 맞지만, 창의적인 일을 할 때는 전혀 안 맞는다고 본다. 이 구조라면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지 않고, 임원끼리 팀장끼리 모두 경쟁 구도로 간다. 이런 데 에너지를 너무 쓰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저희는 무조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협업 구조로 간다.” (2023/11/27, 바이오타임즈 ‘최수진의 바이오人사이드’ 인터뷰에서)
“전임상(동물실험) 단계에 진입하는 게 목표여서는 안 된다. 임상 자체가 목표가 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 몸에서 효능을 보겠다고 하면 연구 목적부터 달라지게 된다. 10년 내에 글리벡 같은 항암제를 개발하겠다.” (2019/06/27, 한경 코리아마켓 인터뷰에서)
“창업 고민을 가질 때 도움을 준 분은 MIT의 밥 랭거(Bob Langer) 교수님이었다. 그분이 한국에서 오셔서 세미나를 하면서 보통 바이오 창업의 가장 큰 실수는 너무 일찍하는 것이라고 했다. 5가지 조건을 따져본 다음에 오름테라퓨틱을 설립했다. 5가지 조건은 제품(신약후보)이 될 만한 게 있는지, 제품 하나로는 위험하며 플래폼을 확보 하는 것, 특허 의존도가 높은 바이오 특성상 좋은 특허를 내고 논문을 내는 것, 좋은 페이퍼를 내야 투자자들이 인정하는 것, 최소한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봐야하는 것 등이다.” (2017/10/26, 데일리팜 주최 ‘2017 바이오 미래포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