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차녀 서호정 오설록 제품개발팀 담당이 지난해부터 보유하고 있는 회사 지분 가운데 보통주만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증여세 재원 마련과 지배력 안정화를 동시에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통주를 현금화해 세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해소하면서 향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24일 아모레퍼시픽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승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호정 담당은 11일부터 20일까지 아모레퍼시픽 지분 전량 7880주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25만6795주를 처분해 약 101억 원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이틀에 걸쳐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5만6643주와 5739주를 각각 매도했다. 당시 처분 금액은 약 19억4800만 원 규모다.
주목할 대목은 매각 주식이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는 정리했지만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 172만8천 주는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우선주 기준 지분율 12.7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해당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고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아 증여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향후 보통주로 전환되면 지분 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겉으로는 보통주 지분 축소지만 실질적으로 현재 영향력 일부를 내주되 미래 지배력의 원천인 우선주는 지켜내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서경배 회장은 2023년 5월 서호정 담당에게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천 주와 우선주 172만8천 주를 증여했다. 당시 평가액은 약 637억 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였다.
문제는 세금이다. 해당 지분에 대한 증여세를 제때 납부하지 않거나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 맡길 경우 향후 상당한 지분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 묶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29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시점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금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내야 지분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확정 지을 수 있는 구조다.
증여세를 미리 정리하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나 세무당국의 검증,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등 외부 변수도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다. 2029년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시점에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주장할 명분도 확보하게 된다.
서호정 담당의 증여세 납부 방식도 눈길을 끈다.
서 씨는 현재 보유한 보통주와 상장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마련한 뒤 그 자금으로 증여세 일부를 납부하기로 했다. 과거 일부 오너일가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차입이나 우회 거래 대신 시장에서 현금을 조달해 세금을 납부하는 '정공법'인 셈이다.
서호정 담당이 차기 승계 구도에서 사실상 앞서 있는 것처럼 비친다는 점도 지분과 관련해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간 이유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 담당의 언니인 서민정씨는 한때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후계 1순위로 거론됐다. 2012년 서 회장으로부터 에뛰드 주식 14만1791주(지분율 19.5%), 에스쁘아 3만9788주(19.5%), 이니스프리 4만4450주(18.18%)를 증여받기도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해당 지분들이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흐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서민정씨는 2022년 9월 에뛰드와 에스쁘아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해당 주식은 각각 무상감자와 유상감자 방식으로 소각됐다. 이어 2023년 6월에는 자신이 보유하던 이니스프리 지분 2만3222주(9.5%)를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하며 사실상 증여받은 지분의 절반을 내려놓았다.
현재는 아버지인 서경배 회장과 갈등이 장기화하며 경영 일선에서 휴직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고 있다.
지분 구조만 보면 서호정 담당과 서민정씨의 격차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향방이 후계 구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241만2710주(3.16%)와 우선주 14만1천 주(1.04%)를 보유하고 있다. 서호정 담당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32만7253주(0.43%)와 우선주 172만98천 주(12.77%)를 쥐고 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산하면 서민정씨의 지분율은 2.84%, 서호정씨는 2.28%다. 향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효과를 감안하면 자매간의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 홀딩스 지분은 4525만1829주(50.28%)로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최근 두 자매의 행보는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서호정 담당은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7월 오설록을 실무 첫 행선지로 택했다. 현재 오설록 제품개발팀 담당 직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반면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서민정씨는 2023년 7월부터 장기 휴직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민정씨는 현재 의원 휴직 상태로 본래 의원 휴직 기한은 1년이나 개인의 사유가 인정될 경우 추가 휴직을 허용하고 있다”며 “또한 서호정 담당이 최근 본인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 일부를 매도한 것은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이번 매각은 증여세 재원 마련과 지배력 안정화를 동시에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통주를 현금화해 세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해소하면서 향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대표이사의 차녀 서호정 오설록 제품개발팀 담당(사진)이 최근 아모레퍼시픽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주식 101억 원어치를 장내 매도했다.
24일 아모레퍼시픽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승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호정 담당은 11일부터 20일까지 아모레퍼시픽 지분 전량 7880주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25만6795주를 처분해 약 101억 원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이틀에 걸쳐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5만6643주와 5739주를 각각 매도했다. 당시 처분 금액은 약 19억4800만 원 규모다.
주목할 대목은 매각 주식이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는 정리했지만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 172만8천 주는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우선주 기준 지분율 12.7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해당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고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아 증여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향후 보통주로 전환되면 지분 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겉으로는 보통주 지분 축소지만 실질적으로 현재 영향력 일부를 내주되 미래 지배력의 원천인 우선주는 지켜내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서경배 회장은 2023년 5월 서호정 담당에게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천 주와 우선주 172만8천 주를 증여했다. 당시 평가액은 약 637억 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였다.
문제는 세금이다. 해당 지분에 대한 증여세를 제때 납부하지 않거나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 맡길 경우 향후 상당한 지분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 묶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29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시점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금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내야 지분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확정 지을 수 있는 구조다.
증여세를 미리 정리하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나 세무당국의 검증,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등 외부 변수도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다. 2029년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시점에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주장할 명분도 확보하게 된다.
서호정 담당의 증여세 납부 방식도 눈길을 끈다.
서 씨는 현재 보유한 보통주와 상장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마련한 뒤 그 자금으로 증여세 일부를 납부하기로 했다. 과거 일부 오너일가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차입이나 우회 거래 대신 시장에서 현금을 조달해 세금을 납부하는 '정공법'인 셈이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승계 구도에서 차녀 서호정씨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진은 2023년 9월4일 진행된 아모레퍼시픽그룹 창립 78주년 기념식에서 서 회장이 기념사를 전달하는 모습.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서호정 담당이 차기 승계 구도에서 사실상 앞서 있는 것처럼 비친다는 점도 지분과 관련해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간 이유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 담당의 언니인 서민정씨는 한때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후계 1순위로 거론됐다. 2012년 서 회장으로부터 에뛰드 주식 14만1791주(지분율 19.5%), 에스쁘아 3만9788주(19.5%), 이니스프리 4만4450주(18.18%)를 증여받기도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해당 지분들이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흐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서민정씨는 2022년 9월 에뛰드와 에스쁘아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해당 주식은 각각 무상감자와 유상감자 방식으로 소각됐다. 이어 2023년 6월에는 자신이 보유하던 이니스프리 지분 2만3222주(9.5%)를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하며 사실상 증여받은 지분의 절반을 내려놓았다.
현재는 아버지인 서경배 회장과 갈등이 장기화하며 경영 일선에서 휴직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고 있다.
지분 구조만 보면 서호정 담당과 서민정씨의 격차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향방이 후계 구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241만2710주(3.16%)와 우선주 14만1천 주(1.04%)를 보유하고 있다. 서호정 담당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32만7253주(0.43%)와 우선주 172만98천 주(12.77%)를 쥐고 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산하면 서민정씨의 지분율은 2.84%, 서호정씨는 2.28%다. 향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효과를 감안하면 자매간의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 홀딩스 지분은 4525만1829주(50.28%)로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최근 두 자매의 행보는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서호정 담당은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7월 오설록을 실무 첫 행선지로 택했다. 현재 오설록 제품개발팀 담당 직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반면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서민정씨는 2023년 7월부터 장기 휴직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민정씨는 현재 의원 휴직 상태로 본래 의원 휴직 기한은 1년이나 개인의 사유가 인정될 경우 추가 휴직을 허용하고 있다”며 “또한 서호정 담당이 최근 본인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 일부를 매도한 것은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