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대만이 무역 합의를 이뤄냈지만 아직 여러 현실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싱크탱크 분석이 나왔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홍보영상 일부.
TSMC의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증설이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데 대만의 입장이나 미국의 경제 상황, 인력 부족 등 현실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대외관계협의회(CFR)는 13일 “미국과 대만의 상호관세 협약은 양국 경제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긴다”고 전했다.
대만은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와 관련해 미국과 정식으로 무역 합의를 체결한 7번째 국가가 됐다.
미국은 대만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20%에서 15%로 낮춘다. 대만은 이를 대가로 자국 기업의 2500억 달러(약 361조 원)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TSMC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가 이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TSMC는 이미 미국에 1650억 달러(약 239조 원)의 설비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CFR은 미국과 대만의 경제적 협력 관계가 이를 계기로 점차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최대 목표인 무역수지 균형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만이 미국을 상대로 본 무역흑자 규모는 2024년 647억 달러(약 94조 원)에서 2025년 1501억 달러(약 217조 원)로 두 배 넘게 급증했기 때문이다.
TSMC의 미국 투자 확대를 유도해 자국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도 트럼프 정부가 대만과 무역 합의에서 앞세우는 핵심 목표다.
트럼프 정부는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약 40%를 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CFR은 대만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국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이 낮아지면 미국이 대만을 지켜야 할 이유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상황도 이를 현실화하기 쉽지 않은 배경으로 지목됐다.
대만은 수십 년에 걸쳐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육성해 왔고 전문 인력도 대거 확보한 반면 미국에는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비용이 대만과 비교해 턱없이 높다는 점도 TSMC의 성공 사례를 재현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CFR은 “TSMC는 이미 미국 공장에서 인재 확보와 반도체 장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를 확대할수록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결국 미국과 대만의 무역 합의가 여러 현실적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성사된 만큼 두 국가의 입장 차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CFR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TSMC는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반도체 공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