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문이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15조 원 이상의 '깜짝실적'을 거두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기존에 강점을 갖춘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도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전체로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는 영업이익에서 SK하이닉스에 크게 뒤처졌지만, 4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실적과 점유율 만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전체 사업부에서 약 19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반도체 사업에서는 약 15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에 기록한 13조6500억 원으로, 당시 실적은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었다.
올해 4분기 '깜짝 실적'도 서버용 메모리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DS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배 증가, 전분기 대비 2배 증가한 15조1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서버 D램은 클라우드 업체들의 주문 증가로 수요 충족률이 50~60% 수준에 그쳐, 큰 폭의 가격 인상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5조4천억 원으로 제시하며 "4분기 D램의 전분기 대비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폭을 31%, 낸드플래시는 18%로 상향한다. D램과 낸드 영업이익률은 각각 50%, 2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14조~15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의 범용메모리의 가격 상승은 생산능력(CAPA)이 더 높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삼성전자는 월 70만 장의 D램(웨이퍼 기준)을 생산할 수 있는 반면 SK하이닉스의 최대 D램 생산량은 월 50만 장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웨이퍼의 30% 이상(16만 장)을 HBM에 투입되는 만큼 범용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에 비해 제한적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HBM 웨이퍼 투입량은 17만 장 정도로, 전체 D램 생산량의 약 25%로 추정된다.
▲ 삼성전자는 HBM 사업 부진으로 2년 연속으로 메모리반도체 영업이익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줬다. <비즈니스포스트>
2분기 15%까지 급락했던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3분기 22%로 반등했으며, 4분기에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3E(5세대) 매출이 하반기부터 안정화된 덕분이다.
올해 4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이 SK하이닉스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낸다면, 2024년 2분기 이후 6분기 만에 역전에 성공하는 것이다.
2024년 2분기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6조4500억 원, 5조4685억 원이었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상반기 HBM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품질 회복을 위한 강도 높은 노력의 효과로 반격에 성공하며, 올해 3분기 메모리 매출 1위를 탈환했다"며 "D램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탈환하지 못했지만, HBM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전체 실적을 비교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SK하이닉스에 크게 뒤처졌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40조 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데 비해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25조 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반도체 영업이익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1위 자리를 되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HBM4(6세대)가 엔비디아 시스템인패키지(SiP) 테스트에서도 최고 평가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SK하이닉스에 완전히 밀렸던 HBM 기술력에서도 격차를 점차 좁히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6년 주문형 반도체(ASIC)와 엔비디아에 들어가는 HBM의 출하량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는 엔비디아 AI 칩 '루빈'에 HBM4 출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