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GTC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8개의 GPU로 구성된 HGX 아키텍처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엔비디아는 중국에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데 당국 규제로 리스크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거나 신설하는 기업에 정부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반도체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명분을 앞세워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반도체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현재는 이러한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향후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 문서를 분석해 “엔비디아 H20은 중국 정부의 새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연간 170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중국 매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2023년 10월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자 성능을 일부 하향한 H20을 출시했다.
중국 내 데이터센터 기업은 AI 연산에 경쟁력을 갖춘 엔비디아 H20을 구해 당국의 에너지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에너지 규제 수준이 높아지면 엔비디아 판매로가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데이터센터 기업의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를 최근 수개월 동안 저지해 왔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엔비디아와 같은 해외 기업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엔비디아가 중국 에너지 규제 수준을 맞춘 화웨이와 같은 기업에 반도체 수요를 내줄 수 있다는 예상도 언급됐다.
중국이 에너지 규제를 어기는 데이터센터 기업에 벌금을 부과할 수 있어 이를 면하고자 엔비디아 반도체의 대체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중국 당국의 기준에 맞춰 H20 사양을 조정하면 오히려 성능이 떨어져 제품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엔비디아는 기업 임원과 정산지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사이 회동을 주선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