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걸그룹 뉴진스에 배우 김수현까지, 신한금융그룹이 야심차게 내세운 주요 광고모델들이 연달아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면서 새 모델로 내세운 배우 차은우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의 모델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한금융은 광고모델 선정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 절박한 '김수현 지우기', 잇단 광고 패착에 '믿을 건 차은우뿐'

▲ 신한금융도 배우 김수현 지우기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신한금융그룹 유튜브 화면. 오전까지만 해도 김수현이 출연한 신한금융 자산관리솔루션 광고가 올라와 있다. <신한금융그룹 유튜브 캡쳐>


신한금융그룹은 13일 오전 공식 유튜브채널에서 신한 프리미어 광고와 신한 프리미어 광고 메이킹 영상, 새해인사 등 김수현이 나오는 다수의 영상을 내렸다.

김수현이 배우 고 김새론의 미성년 시절 교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미지가 악화한 데 따라 신한금융 역시 김수현 지우기에 동참한 것이다.

김수현은 현재 신한금융뿐 아니라 홈플러스, LG생활건강, 뚜레쥬르, 아이더, 쿠쿠, 프라다, 조말론 등 다수의 브랜드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이 신한금융과 마찬가지로 김수현과 미성년자 시절 김새론의 교제 논란이 불거진 뒤 김수현 관련 게시물을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에서 삭제하거나 비공개 전환했다. 일부 기업들은 재계약을 안 하는 것은 물론 계약해지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 역시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모델 관련 이슈에 대해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7월 프리미어 자산관리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김수현을 모델로 기용했다.

당시 신한금융의 모델 발탁에는 김수현이 지닌 신뢰 이미지가 한몫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수현은 과거 다른 4대 시중은행의 모델로 활약할 정도로 신뢰 이미지를 바탕으로 광고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수현이 한류스타인 만큼 신한금융은 베트남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데 김수현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델 발탁 1년도 안 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악재로 모델 변경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인데 신한금융은 지난해 뉴진스 사태를 한 번 겪었다는 점에서 이번 김수현 논란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은 2022년 10월 뉴진스를 신한은행 모델로 발탁한 뒤 2023년 말 그룹통합 앱 ‘신한 슈퍼SOL’을 출시하며 그룹 통합모델로 뉴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뉴진스는 지난해 소속사 하이브와 갈등을 겪으며 여러 구설수에 올랐고 이후 신한금융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새로운 모임통장을 출시하며 차은우를 새 모델로 내세웠는데 업계에서는 뉴진스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선택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수현과 차은우의 미남 이미지가 겹치는 상황에서도 뉴진스를 대신할 색깔을 입히기 위해 ‘절대 미남’으로 평가되는 차은우를 영입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 서울 중구 본사 건물 역시 애초 뉴진스가 있던 자리는 모두 차은우 관련 광고물로 채워졌다.

신한은행은 ‘잘 모이기 위해 잘생긴 모임통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앞세워 차은우를 발탁했는데 실제 신한금융의 세련된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 공식 유튜브만 봐도 차은우 관련 영상은 올라온 지 한 달 만에 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금융 절박한 '김수현 지우기', 잇단 광고 패착에 '믿을 건 차은우뿐'

▲ 배우 차은우가 나오는 신한은행 모임통장 광고는 업로드 한 달 만에 조회수 300만 회를 넘어서며 신한은행 유튜브채널 역대 조회수 톱 20위 안에 올랐다. <신한은행 유튜브 캡쳐>


신한금융이 김수현을 손절한다면 차은우를 향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신한금융의 새로운 고민이 될 수 있다.

4대 금융의 광고모델 싸움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은우를 향한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만큼 새 모델 발굴이 중요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축구선수 손흥민과 가수 임영웅, 걸그룹 아이브 멤버 안유진에 이어 지난해 시니어사업을 강화하며 방송인 강호동을 새로운 광고모델로 영입했다.

우리금융은 가수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 효과를 톡톡히 본 데 이어 올해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새 광고모델로 영입했다. 안유진이 하나금융 모델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같은 걸그룹 아이브 멤버를 광고모델로 쓰는 승부수로 평가됐다.

KB금융도 피겨영웅 김연아를 비롯해 배우 박은빈 등 여러 모델이 각 사업 이미지에 맞춰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에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위약금 문제가 있는 만큼 신한금융을 비롯한 기업 측이 먼저 광고계약을 파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각 기업 이미지는 물론 사생활 등도 면밀히 살펴봐야 해 어느 기업이나 새 광고모델을 고르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