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원랜드의 차기 경영지원본부장 최종후보로 서로 다른 경력을 가진 3명이 결정됐다. 

경영지원본부장은 강원랜드 4개 본부 가운데 유일한 상임이사이자 강원랜드의 글로벌 복합리조트 전환을 주도해야 하는 자리로 누가 선임될지 관광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 후보 3인3색, 윤리 확립·복합리조트 도약 적임자는?

▲ 강원랜드가 12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을 뽑는다. 


7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오는 12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경영지원본부장이 최종 선임된다.

경영지원본부장 최종후보 3인을 살펴보면 각자 보유한 강점이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골프장과 스키장을 갖춘 베어스타운 리조트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이랜드리테일에서 영업·관리 본부장까지 지낸 바 있는 손규원 후보는 13년 동안 민간 리조트 및 영업 부문에서 일해온 리조트 전문가다.

리조트 전문가로서 갖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심화하는 복합리조트 경쟁체계에서 강원랜드가 복합리조트로 거듭나는데 손 후보의 경영 추진 경험과 안전 관리 역량이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규 후보는 26년 동안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몸담은 공직자 출신이다. 공직 생활 동안 기획조정, 감사, 총무·회계 등 경영지원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했다.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성장하기 위해 규제 개선 등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업통상자원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에서 서기관을 맡는 등 규제 관련 전문성을 보유한 남 후보의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순형 후보는 KB국민카드에서 준법지원부 상무, 개인영업본부 상무, 영업지원그룹 전무 등을 맡은 전문가로 경영지원본부장에게 꼭 필요한 조직·경영관리 능력을 갖췄다.

준법감시인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는 윤리·준법 의식을 인정받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윤리 강의를 맡았다. 사회공헌활동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으며 KB국민카드가 자금세탁방지 우수기관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윤리경영 분야에 특출나다.

경영지원본부장 최종 후보자들의 강점을 살펴보면 각자 강원랜드가 현재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은 정부 관료나 공공기관 종사자 등이 맡는 일이 많았다.

2010년부터 2년 동안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은 한재덕 전 한국비철금속협회 상근부회장은 산업자원부(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 감사담당관실에서 서기관을 지내고 산업자원부와 재정경제부 무역 부문이 통합된 지식경제부에선 부이사관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김시성 전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은 산업자원부 시장개척단, 중국협력기획단에서 일하고 지식경제부에서 지역특화발전특구 기획단장을 맡은 관료 출신이다.

경영본부장으로 명칭이 바뀐 2016년에는 한국비철금속협회 상근부회장직을 2020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정승희 부회장이 선임됐는데 그 또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은 공직 출신 인사였다.

조직 개편으로 경영지원본부장이 부활한 2021년부터는 오정훈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자치경제연구소 경제환경연구실 연구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공무원연금공단 복지본부장을 역임했다. 오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때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자문위원을 맡았다.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은 강원랜드를 구성하는 4개 본부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상임이사를 맡을 정도로 중요한 자리다. 사장이 공석인 현재 강원랜드 상황에서는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과 함께 업무를 총괄하는 단 2명뿐인 임원이기도 하다.

다만 강원랜드의 경영지원본부장이 원래부터 상임이사였던 것은 아니다. 애초 경영지원본부장의 직급은 집행위원으로 미등기임원이었다.

2018년 강원랜드가 조직을 4본부 체제에서 2본부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기획본부와 경영본부(경영지원본부)를 통합해 기획관리본부를 출범하면서 기획관리본부장이 상임이사가 됐다. 

그 뒤 2021년 다시 4본부로 조직 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이 그대로 상임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현재 강원랜드의 상임이사는 사장, 부사장, 감사위원 그리고 경영지원본부장뿐이다.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 후보 3인3색, 윤리 확립·복합리조트 도약 적임자는?

▲ 오정훈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 <연합뉴스>


신임 경영지원본부장은 강원랜드의 복합리조트 전환에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현 오정훈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은 2021년 12월 취임한 이래 2년6개월 동안 3번의 해외 출장을 갔는데 그 가운데 2번의 출장에 해외 복합리조트업계의 실태 파악, 직무 체험 관련 일정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오 본부장은 2022년 7월9일부터 7월15일까지 진행된 호주 출장에서는 브리즈번 트레저리 카지노, 멜버른 크라운카지노, 시드니 스타 카지노 등을 방문해 해외 카지노·복합리조트 업계의 노사 정책, 근로조건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보냈다.

그는 2023년 11월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필리핀 일정에서도 수도 마닐라에 있는 오카다 마닐라 카지노 호텔, 솔레어 리조트앤카지노, 시티 오브 드림즈 마닐라(COD) 카지노 호텔 등을 찾아 복합리조트 직무 체험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강원랜드 홈페이지에 게시된 출장 결과보고서에서는 “필리핀 복합리조트들은 극장, 정원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리조트 내부에 보유함으로써 카지노가 목적인 고객 이외의 고객들도 리조트를 방문하게 만드는 요인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비카지노 분야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2월 올린 상생경영본부장(현 경영지원본부장) 후보자 공개모집 공고문에서 ‘복합리조트 산업의 이해 등 관련 분야와 관련한 전문성 및 경험을 갖춘 자’를 자격 요건 제일 위에 올리는 등 복합리조트 발전을 위한 능력을 갖춘 점이 경영지원본부장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영지원본부장에게 필요한 능력이 단순히 복합리조트 전문성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랜드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 평가에서 아쉬운 점수를 받아 발목이 잡혔던 것을 고려하면 강원랜드에 윤리경영 문화를 자리 잡게 하는 것도 경영지원본부장에게 필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출범 이래 처음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강원랜드가 역대 최저 점수를 받은 것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낮은 청렴도, 부족한 윤리경영 등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윤리경영 분야에서 E0 등급을 받았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6월30일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강원랜드를 따로 언급하며 “비위행위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올해 2월 이사회에서 강원랜드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정보보안센터가 경영지원본부 산하로 재배치된 점도 경영지원본부장이 윤리경영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