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1년] 오세훈 ‘매력 특별시’ 추진 박차, ‘동행 특별시’는 글쎄

오세훈 서울시장이 3월14일 서울시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3 LONDON Conference:Startups from Seoul'에서 ‘디지털 금융중심지, 서울’을 주제로 아시아 금융중심지 서울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비즈니스포스트] 오세훈 서울시장이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을 기치로 민선 8기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오세훈 시장은 취임 1년 동안 서울의 매력을 높이는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다만 약자와의 동행 행보에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28일 서울시 안팎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디자인 혁신과 수변공간 개발 등 관련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임기인 2021년 5월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6대 규제완화책’을 발표한 뒤로 재건축·재개발을 막는 규제를 해제하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러한 기조를 이번 임기에서도 유지해 2023년 2월9일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건축물이라면 용적률을 1.2배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정비사업 시간 단축을 위한 신속통합기획도 활성화했다. 신통기획은 재건축·재개발 계획 수립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공공성과 사업성을 모두 고려한 정비계획안을 제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주택공급을 목표로 도입된 신통기획은 지난해만해도 과다한 공공기여분을 요구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샀으나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유연한 대처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올해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970~1980년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을 위해 도입됐던 ‘아파트지구’도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하나의 용지에 하나의 용도만 허용하고 밀도·높이 등은 일괄 결정한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용적률·높이·용도 등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 정비 추진 및 규제 완화 기조 아래 여의도와 목동, 용산, 압구정일대 밀집한 단지에서 재건축 추진 논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모두 82곳(재건축 20곳, 재개발 62곳)이 신통기획을 신청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취임 한 달도 안돼 발표한 용산정비창 일대에 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했다. 이와 연계해 용산 전자상가 지역을 디지털·메타버스 산업의 거점 공간으로 재개발하는, 이른바 ‘용산 메타밸리(Meta-Valley)’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런던에서 여의도에 국제금융지구를 조성하는 방안도 내놨다. 디지털 금융산업의 핵심인 핀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핀테크랩을 조성하고 350m 이상 초고층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오 시장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2007년 오세훈 1기 시정에서 추진했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2.0버전이다. 

오 시장은 2023년 3월9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함께 누리는 더 위대한 한강’을 목표로 △자연과 공존하는 한강 △이동이 편리한 한강 △매력이 가득한 한강 △활력을 더하는 한강 등 4대 핵심전략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55개 사업을 발표했다.

이달 20일에는 오세훈 1기 시정에서 추진한 ‘디자인서울 1.0’의 후속사업인 ‘디자인서울 2.0 프로젝트 추진계획’도 발표했다. 

디자인서울 2.0은 시민이 일상에서 즐기고 안전하며 활력이 넘치는 서울을 만든다는 '액티비트서울'이라는 비전 하에 공감·포용·공헌·회복·지속가능 디자인 등 5원칙 아래 55개 과제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오 장관은 도시개발 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과 돈독한 과제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신경전을 벌인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히기도 한다. 오 시장과 원 장관은 지난 4월 주택 실거래 정보 제공과 김포골드라인 해법 등을 두고 부딪힌 적이 있다.
 
[민선8기 1년] 오세훈 ‘매력 특별시’ 추진 박차, ‘동행 특별시’는 글쎄

오세훈 서울시장이 4월17일 서울도서관에서 '서울런 학생 초청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오 시장의 ‘민선 8기’ 기치 가운데 다른 하나인 약자 동행 정책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어린이·학생·부모를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선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오 시장은 2022년 8월 서울시청에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0∼9세 자녀를 둔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첫 종합 계획으로 5년간 14조7천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엔 모두 2002억 원이 투입돼 △안심 돌봄 △편한 외출 △건강 힐링 △일·생활 균형 등 4개 분야 28개 사업이 진행된다.

오 시장은 서울형 키즈카페를 올해 안으로 100곳까지 늘리고 시립·공원형·초등학생 전용 키즈카페 마련 등도 추진하고 있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2021년 만든 인터넷 강의 교육지원 플랫폼 ‘서울런’도 이번 임기 들어 한층 강화했다. 교육 업체를 기존 11곳에서 14곳으로 늘렸으며 선택 가능한 사이트 수도 2개에서 3개로 확대했다. 

다만 장애인·성소수자와 관련해 갈등이 깊어지며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이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다.

오 시장은 2022년 12월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퇴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가 빈번해지자 시위가 벌어지는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2022년 12월26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장연 불법 시위를 겨냥해 “현장에서의 단호한 대처 외에도 민·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하겠다”며 “불법에 관한 한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올해 2월 오세훈 시장이 직접 나서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면담을 진행했고 서울시 또한 4월과 5월 전장연과 소통을 지속했지만 전장연과 서울시의 갈등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서울시와 전장연은 오는 8월 셋째 주 또 한 번의 면담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5월3일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서울 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오 시장을 향해 성소수자 혐오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 시장은 1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열린 시정질문에서 “성소수자가 하는 모든 행사가 약자로서 배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신청이 경합돼 규정대로 조정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것”이라며 원칙에 근거해서 내린 ‘사용 불허’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도시 매력 증진과 약자 동행 목표를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6일 민선8기 취임 1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보존과 억제 위주였던 이전 시정을 미래지향적 시정으로 패러다임을 바꿨다”며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도시가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