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두뇌' 엑시노스 갈림길, 갤럭시S23에 탑재되나

▲ 갤럭시S23 예상 이미지. <9투5구글>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2023년에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에서 자체 모바일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제외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내년에 나올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이 엑시노스를 성능 측면에서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그 근거로 꼽힌다.

다만 엑시노스가 위탁생산될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빠르게 높아진다면 갤럭시S23에 엑시노스를 쓸 수도 있어 보인다.

11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관해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갤럭시S23에 엑시노스가 탑재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궈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내년에 나올 엑시노스2300이 모든 면에서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제품에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갤럭시S23에는 TSMC의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조된 퀄컴 AP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갤럭시S21과 갤럭시S22에는 퀄컴과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가 함께 적용됐다.

갤럭시S21에는 삼성전자의 자체 AP인 ‘엑시노스21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88’이 탑재됐고 갤럭시S22에는 ‘엑시노스2200’과 ‘스냅드래곤8 1세대’가 들어갔다. 갤럭시S22에는 엑시노스과 스냅드래곤이 각각 30대 70의 비율로 적용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활용된 엑시노스2200과 스냅드래곤8 1세대는 모두 성능이 기대에 못 미쳤고 발열 문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플러스)부터 제조사를 삼성전자에서 TSMC로 바꿨는데 이를 통해 수율 개선은 물론 칩 성능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말에 발표될 차세대 AP인 스냅드래곤8 2세대도 TSMC의 4나노 공정으로 제조된다.

궈 연구원은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처음부터 TSMC 공정에 최적화돼 설계됐기 때문에 파워와 전력효율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궈 연구원의 관측은 최근 불거졌던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시리즈 개발 중단 풍문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올해 5월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2025년까지 갤럭시 전용 AP를 만들기 위해 2023년, 2024년 갤럭시 탑재용 AP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란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런 엑시노스와 관련된 풍문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일정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엑시노스 개발은 계획한 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개발이 중단됐다거나 갤럭시S23에 탑재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 도는 루머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스템반도체 전략을 고려하더라도 갤럭시S23시리즈에서 엑시노스가 제외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해외 유명 팁스터(정보유출자) 앤써니도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고급, 중저가 AP 제품군을 계속 확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갤럭시 스마트폰이 엑시노스로 구동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엑시노스2300이 갤럭시S 시리즈에 탑재되려면 퀄컴 스냅드래곤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설계뿐 아니라 파운드리 3나노 공정 수율도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3나노 공정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 이용되려면 수율이 안정화되는 2024년은 돼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삼성전자 3나노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된다면 2023년에 출시되는 엑시노스2300에 적용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3나노 수율은 올해 초 10% 수준에서 최근 30~40%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된다.

3나노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은 45% 절감되고 성능은 23% 향상된다. 여기에 수율까지 일정수준으로 올라오면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올해 갤럭시S22에서 발생했던 AP 물량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갤럭시S22에는 애초 계획보다 엑시노스가 적게 탑재됐는데 이는 삼성전자 4나노 공정 수율이 기대에 못 미쳤던 탓으로 전해졌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엑시노스2300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법을 적용한 3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선두주자인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3나노 공정을 앞당겨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