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아픈 손가락' 중형세단 쏘나타의 판매 반등에 힘을 싣고 있다.

내년 부분변경 모델(페이스리프트)을 출시하기 전까지 마땅한 판매 촉진책이 없는 만큼 그 전까지 마케팅을 강화하며 지속해서 쏘나타의 할인혜택을 유지 또는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아픈 손가락 쏘나타, 장재훈 부분변경 나올 때까지 할인 판촉전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3월 쏘나타 내연기관차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61만 원 상당의 빌트인캠을 무상장착해주는 이벤트를 시작으로 매월 할인과 저금리 할부, 사은품 혜택 등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기준 4월 3% 할인, 6월 9% 할인을 거쳐 7월부터는 4월 출시한 연식변경모델인 2021년형 쏘나타에도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7월 2021년형 쏘나타 내연기관모델을 사는 고객은 최대 5%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1년형 쏘나타 가운데 가격이 가장 저렴한 2.0가솔린 모델이 2547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0만 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는 셈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모델 역시 4월 2.5% 저금리 혜택을 시작으로 매월 프로모션을 확대해 7월에는 2021년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사는 고객에게도 50만 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7월부터 직계가족이 쏘나타를 타고 있거나 출고한 이력이 있으면 60만 원 상당의 ‘컴포트I(앞좌석 편의성을 높여주는 옵션)’을 무상 장착해주는 ‘드라이브 위드 쏘나타’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현대차가 할인혜택을 매달 키우고 있지만 쏘나타는 좀처럼 판매 감소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쏘나타는 올해 들어 국내에서 4월 한 달 빼고는 모두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판매가 줄었다. 쏘나타는 6월에도 국내에서 6127대 팔리는 데 그쳤다. 2020년 6월보다 24%나 줄었다.

쏘나타는 장 사장의 아픈 손가락으로도 꼽힌다.

장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현대차 대표로 선임되기 전까지 경영지원본부장 겸 국내사업본부장을 맡아 그랜저와 아반떼의 판매 돌풍과 함께 싼타페와 투싼의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쏘나타는 장 사장이 국내사업본부를 맡을 때도 유독 힘을 쓰지 못했는데 특히 2019년 11월 장 사장이 국내사업본부장을 맡은 이후 판매가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현재 주력인 8세대 쏘나타는 2019년 3월 출시됐다. 출시 이후 이후 신차효과에 힘입어 그해 연말까지는 판매량이 늘었는데 2019년 말 신형 그랜저와 기아 중형세단 신형 K5, 2020년 4월 신형 아반떼가 출시되면서 시장을 대폭 내줬다.

그 결과 쏘나타는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 동안 2020년 1월과 3월, 올해 5월 등 3번을 빼놓고 모두 전년 같은 달 대비해 판매량이 감소했다.

장 사장은 내년으로 예정된 쏘나타 부분변경모델 출시를 바탕으로 본격적 예년 수준의 판매 회복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장 사장은 TV광고 등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할인혜택을 지속 확대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커 보인다.

4월 연식변경모델 출시 이후 마케팅과 할인혜택을 강화한 점은 실제 신형 쏘나타의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택시 등 영업용으로 판매되는 7세대 소나타를 제외한 8세대 소나타는 4월 연식변경모델 출시와 함께 할인혜택이 커지면서 판매가 조금씩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아픈 손가락 쏘나타, 장재훈 부분변경 나올 때까지 할인 판촉전

▲ 현대차 '2021년형 쏘나타'. 


4월에는 2019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월판매 5천 대를 넘어섰고 5월과 6월에도 4천 대 이상 판매됐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이 없었다면 쏘나타 전체 판매 역시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4월부터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 공장 가동을 잇따라 중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는 현대차의 대표모델이자 국민차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뜻깊은 차종이다”며 “이런 점에 착안해 쏘나타의 헤리티지(유산)를 강조하는 광고를 제작하는 등 세대를 넘어 국민차로서 사랑받았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중형세단시장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 확대와 준대형세단 인기에 밀려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매년 20만 대 이상이 팔리는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모두 21만 대의 중형세단이 판매됐다. 완성차업체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평가되는 소형SUV시장의 판매량 22만 대와 맞먹는 규모다.

쏘나타는 올해 1월 판매량이 3천 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2019년만 하더라도 한 달에 1만 대 이상 팔리며 현대차의 주력 차종으로 역할을 담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