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이 연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할까?

최근 한화건설은 그동안 대규모 손실을 내던 미운 오리에서 벗어나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이라크 신도시사업 성과로 그룹 내 위상 높아질까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사장.


한화건설이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김승연 회장이 최 대표의 승진을 통해 한화건설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나온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가 3분기 한화생명, 한화케미칼 등 주요 연결 자회사들의 부진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는 한화건설이 큰 역할을 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은 3분기 이라크사업의 실적 개선 등에 따라 전망치를 크게 뛰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며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세는 2018년 한화 실적에서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건설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9391억 원, 영업이익 772억 원을 냈다. 2017년 3분기보다 매출이 61% 늘면서 영업손실 1961억 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한화그룹 역시 3분기 한화 실적을 발표하며 ‘한화건설의 사업환경 개선 및 실적 호조’를 실적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화건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며 한화 실적 확대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건설은 한화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실적이 한화의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되는데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4천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017년에도 영업손실 26억 원, 순손실 1934억 원을 냈다.

한화건설은 2018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 2428억 원을 올리며 미운 오리에서 벗어나고 있는 셈인데 2012년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의 정상화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이라크 신도시사업은 그동안 이슬람국가(IS) 전쟁 등으로 지연되며 한화건설의 수익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18년 들어 사업이 정상화하며 1분기 781억 원, 2분기 1350억 원, 3분기 1400억 원 등 관련 매출이 매 분기 늘고 있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2021년 말까지 진행하는 만큼 앞으로 관련 매출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비스마야사업은 전체 수주액 9조 원 가운데 3분기 기준 5조7천억 원이 수주잔액으로 남아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홍익공업전문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한화건설에서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에 올랐다.

대표에 선임되기 전까지 한화건설 BNCP건설본부장, 해외부문장 등을 맡아 이라크사업을 이끌었고 대표에 오르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이라크 총리를 만나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 힘썼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은 10만호 규모의 주택을 포함한 신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김승연 회장은 2014년 경영에 복귀한 뒤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광어회 600인분을 직접 공수해 갈 정도로 이라크 신도시사업에 애정을 지니고 있다.

최 대표가 이런 사업을 정상화하며 흑자전환을 이뤄낸 만큼 이번 연말인사에서 그동안 노력을 평가받을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최광호, 한화건설 이라크 신도시사업 성과로 그룹 내 위상 높아질까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왼쪽)이 2017년 12월 이라크에서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한화건설>


김 회장이 최근 한화63시티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에스테이트 지분 100%를 한화건설로 넘기며 한화건설에 힘을 실은 점도 최 대표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에스테이트는 계열사 경비 및 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통해 성장한 부동산 관리업체로 2015년까지 김승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였다.

김 회장은 2015년 한화63시티에 한화에스테이트 지분을 넘겼는데 한화건설은 이번에 새롭게 한화에스테이트를 인수하며 부동산 관리 쪽으로 사업을 확장할 준비를 마쳤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화건설은 시공 쪽에 장점이 있는데 한화에스테이트는 임대와 운영 등에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며 “사업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인수”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사업 다각화나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해 인수합병(M&A)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와 함께 부사장에 오른 이들이 현재 한화그룹 안에서 모두 사장으로 승진한 점도 최 대표의 승진 가능성을 높인다.

최 대표는 2014년 말 인사에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여 대표는 2017년 말, 김 대표는 9월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