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GM 노사가 대전, 전주, 창원 등 직영 서비스센터 3곳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지만, 한국GM 차량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수도권과 서울 지역 서비스센터는 예정대로 폐쇄키로 하면서 회사가 소비자보다는 부동산 매각 대금 확보를 우선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 노조는 수도권 한 곳과 서울에도 서비스센터를 유지할 것을 사측에 요구해왔지만, 사측이 강하게 반대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수도권과 서울에 위치한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대금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각에서는 한국GM이 자산매각 대금 확보를 위해 소비자 불편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GM이 언제라도 사업장을 철수할 수 있도록 국내 자산 매각과 인력 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GM이 부평 공장 유휴 부지와 직영 서비스센터를 매각하면서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에는 몸집 줄이기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당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황이 안 좋아지면 언제든 철수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지난해 5월 서울, 인천, 원주, 전주, 부산, 대전, 창원, 광주 등 직영 서비스센터 9곳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협의 끝에 한국GM 노사는 지난 10일 9곳 가운데 대전, 전주, 창원 등 3곳은 직영 서비스센터를 유지키로 합의했다. 명칭은 정비 서비스 기술센터로 바꾸기로 했다.
로버트 트림 한국GM 노사 및 인사부문 부사장은 합의 후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수준의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GM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직영 서비스센터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지역별 판매량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판매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평 공장이 있는 인천 지역 판매량도 센터를 유지키로 한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수도권 한 곳과 서울에도 서비스센터를 유지해 권역별로 모두 5곳을 운영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사측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3곳만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합의 발표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수도권과 서울 지역 직영 서비스센터가 유지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GM의 서울 직영 서비스센터에 사측의 폐쇄 결정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서비스센터 공시 지가는 총 1078억 원 가량이다. 하지만 실제 매각 대금은 인천과 서울 직영 서비스센터만 해도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2021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비스센터를 1751억 원, 성동구에 위치한 서비스센터를 2370억 원에 매각했다.
5년 동안 토지와 건물 가격 상승을 생각하면 서울과 인천 서비스센터는 2021년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서비스센터 폐쇄가 부동산 매각 대금과 관련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GM 사측 관계자는 “원래는 9개를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가 3곳을 유지키로 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 전주, 창원 등 직영 서비스센터를 유지키로 한 곳들도 지속 운영 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사측은 정기적으로 3곳의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센터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결국 언제든 폐쇄하고 매각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사측은 직영 서비스센터 축소뿐 아니라 인력 감축을 위한 희망퇴직 실시도 준비 중이다. 차량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영업·서비스·마케팅(VSSM) 부문 생산·사무직을 대상으로 최대 2년 치 연봉을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최근 직원들에 전달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희망퇴직 문제는 아직 노사가 합의를 더 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내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GM이 철수설을 잠재우려면 르노코리아처럼 친환경차를 국내에서 개발·생산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최근 진행하고 있는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와 부지 매각, 희망퇴직 논의 등을 보면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