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에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이 민주주의 위기감을 고조시킨 가운데 윤 대통령이 자신의 계엄이 옳았다고 강변하자 여당 의원까지 마음을 돌려 탄핵에 찬성했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CNN은 최근 10년 동안 한국에서 2명의 지도자가 재임 중에 탄핵 소송에 휘말렸다고 짚으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지난 3일 계엄 선포 뒤 벌어진 정치적 대립의 정점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의 도박은 '엄청난 역효과'를 냈다(Yoon’s gamble backfired spectacularly)"며 "활기찬 아시아의 민주주의가 그의 퇴진을 불렀다”고 바라봤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계엄 선포 뒤 낸 대국민담화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바라봤다. 나라를 구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를 규합하려는 태도도 보였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거부하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을 거부한 데다 내란 혐의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이 늘었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표 204표 가운데 12표는 국민의힘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놓고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이 사임을 거부하고 계엄 선포가 옳았다는 확신을 보이자 소속 정당(국민의힘)도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유튜브>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국가를 헌법적 위기에 빠뜨리면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고 보도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뒤에 이뤄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파면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장하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BBC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이 남아 윤 대통령이 직책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9명의 재판관 중 6명이 탄핵소추안에 찬성해야 차기 대통령을 위한 선거가 판결 후 60일 이내에 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헌재에서 확정된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장 유력한 주자라는 보도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가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가 당선하면 한국의 외교 정책이 상당 부분 변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 매체는 이 대표가 당선 뒤 윤 대통령과 달리 이 대표가 북한과의 교류를 시도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