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독일 파운드리 공장 착공 앞둬, '인력 리스크' 해결책 여전히 불확실

▲ TSMC가 독일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조직문화 및 노조 관련한 인력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 반도체 공장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유럽에 처음으로 설립하는 독일 반도체 공장 착공식을 앞두고 있다. 정부 지원과 고객사의 참여 등 필요 조건도 순조롭게 갖춰지고 있다.

그러나 TSMC가 현지에서 조직문화 차이 및 노조의 영향 등을 극복하고 다수의 공장 근무 인력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대만 공상시보는 19일 “TSMC가 현지시각으로 20일 독일 드레스덴 공장 착공식을 개최한다”며 “유럽 시장 진출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유럽에 100억 유로(약 14조8천억 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한다. 주로 28나노와 16나노 등 구형 반도체 공정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독일 정부는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50억 유로를 보조금으로 제공하며 NXP와 보쉬, 인피니온 등 현지 반도체 고객사들도 합작법인 형태로 투자에 참여한다.

TSMC가 유럽에 첫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금전적 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책임지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두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공장 건설은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로 꼽힌다.

TSMC도 독일 공장 설립을 중국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덜고 전 세계 고객사들에 안정적 공급망을 제공할 중요한 기회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공상시보는 TSMC의 독일 반도체 공장 가동에 인력 관련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파운드리 공장을 순조롭게 가동하려면 다수의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유럽에는 이러한 기술이나 역량을 갖추고 있는 노동자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상시보는 TSMC가 현지에서 조직문화 및 노조 문제를 극복하는 일도 공장 가동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TSMC 대만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초과근무 및 야간근무에 적극적이고 자국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는 TSMC에 대한 충성심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독일 노동자들에게 이러한 태도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노조 세력도 일반적으로 강성 성향을 보인다는 점이 TSMC의 현지 공장 가동에 리스크로 꼽혔다.

공상시보는 “지난해 독일에서 다수의 파업 사태가 벌어졌다”며 “TSMC가 합작법인에 참여한 기업들과 힘을 합쳐 이러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만 디지타임스도 TSMC가 독일 공장에서 대만의 성공 사례를 재현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유럽 노동자 특성상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기조가 훨씬 강하기 때문에 대만과 확연히 다른 조직문화가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 유럽 공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더 높은 가격을 매길 수밖에 없다는 점, 협력사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도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됐다.

디지타임스는 “현재로서는 TSMC의 독일과 미국 공장 가동률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공장 착공식을 앞두고 불확실한 전망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