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3자 채 상병 특검법안' 숨고르기, 당 통합과 여론 사이 저울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5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5선 이상 의원 오찬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짓고 계파간 통합과 차기 대권을 향한 정치적 기반 다지기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주장했던 주요 이슈인 ‘제3자 추천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안’ 숨고르기를 통해 당내 균열을 막기 위한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한(비한동훈)계 정점식 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당직을 내려놓은 만큼 한 대표도 비한계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 위해 ‘제3자 추천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안’을 놓고 야당 측의 추이를 관망하며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3자 추천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안을 둘러싸고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 차이가 커 이를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제3자 추천방식 채 상병 특검법안’에서 한 발 빼거나 물러설 것으로 보는 여론도 우세하다.

여론조사꽃이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밝힌 ’제3자 추천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0.8%가 ‘말만 하고 결국에는 추진하지 못할 것이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임 당직자들은 당내 균열을 막기 위해서는 제3자 추천방식 채 상병 특검법안을 빠르게 진행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제3자 채 상병 특검법안' 숨고르기, 당 통합과 여론 사이 저울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이크를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해 물러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한동훈 대표로서도 비한계에 화합의 손을 내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제가 사퇴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 끝에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며 “후임 정책위의장이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국민의힘 의원들과 중지를 모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친한계 김상훈 의원도 ‘제3자 추천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안’ 추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상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특검법의 전제는 현재 진행중인 수사결과가 나오고 나서 그게 미진할 경우 필요성이 가려지는 것”이라며 “그 부분은 상황판단을 다시 한 번 거친 뒤 당내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일이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안을 놓고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한동훈 대표로서는 비한계의 양보로 국민의힘 지도부를 완성한 만큼 당내 설득 과정을 거칠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대표는 최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단순히 채 상병 특검법안을 반대한다고 하면 국민들에게 진실규명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제3자 특검법안을 제안한 것이다“며 "당내 특검법안 이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에게 충분히 말씀드려 의견을 조율할 시간을 가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정부와는 정치적으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차기 대권 가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기존 발언을 번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야권도 오는 18일 당대표 선출때까지 전당대회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당론법안을 비롯한 중점 추진법안에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동훈 대표에게는 시간을 벌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한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8월 국회 들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고 ‘제3자 추천방식의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대응방식을 정해도 늦지 않다”고 바라봤다.

비한계 김재원 최고위원도 제3자 추천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안을 서둘러 발의하는 것은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민주적 토론을 거쳐 의원들과 충분히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며 “국민의힘이 먼저 내서 당장 입법에 들어가기에는 실익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 자체조사로 8월2일~3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통신3사에서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체 응답률은 12.1%다.

2024년 7월31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기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셀가중)가 적용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