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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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 겸 서울신문 회장.
호반장학재단 이사장과 서울신문 회장을 맡고 있다.
1961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났다.
조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중소건설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1989년 호반을 설립해 건설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현대파이낸스를 세워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경기도 이천 덕평컨트리클럽, 파주 서서울컨트리클럽을 인수하면서 레저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서울신문과 경제케이블채널 EBN을 인수하면서 미디어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강한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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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앞줄 오른쪽 네 번째)가 2024년 71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열린 호반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호반그룹>
김상열은 2024년 현재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신문의 회장을 직접 맡으면서 호반그룹의 언론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2024년 5월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려놓은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서울신문은 2023년 말 기준 매출 815억 원, 영업이익 94억 원을 거뒀다. 2022년 말과 비교하면 매출이 2.2% 줄기는 했으나 영업이익은 17.4% 늘었다.
김상열이 서울신문 회장으로 취임하기 이전인 2021년 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40억 원, 61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경영 측면에서의 성과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신문의 부채 상태도 김상열 취임 이후로 개선됐다.
2021년 말 기준으로 96.22%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80.91%까지 감소했다. 다만 서울신문의 2024년 유동부채가 960억 원에 이르러 유동자산(200억 원)의 네 배 이상인 점은 김상열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상열이 서울신문의 전통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2024년 7월1일 선택과 집중에 최적화된 베를리너판형으로 신문 판형을 변경하기로 했다. 베를리너판형은 프랑스 르몽드, 영국 가디언 등 유력 일간지가 채택하고 있는 판형으로 가장 발전된 지면 형태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신문은 판형 변화에 더해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울신문은 2024년 6월24일 보도를 통해 “자극적인 제목, 확인되지 않은 속보, 중범죄에 해당하는 ‘가짜 뉴스’의 범람에 휩쓸리지 않고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온라인 플랫폼과 베를리너판 지면에 쉼 없이 정성껏 싣겠다”라며 “서울신문은 민주주의의 버팀목이라는 언론의 사명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알렸다.
▲ 서울신문사 실적.
김상열은 기부, 협력기금 출연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김상열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호반그룹 산하 호반장학재단은 2024년 2월2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2관에서 ‘2024 호반장학금 전달식’을 열고 학생 300여 명에게 장학금 9억 원을 전달했다.
이 행사에는 김상열을 비롯해 김상열의 아내인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 장남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 등 오너 일가가 두루 참석했다.
김상열은 이날 학생들에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호반장학재단 설립 25년인 올해, 어느 해보다 우수한 장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돼 기쁘다”며 “자신의 꿈을 향해 첫발을 힘차게 내딛는 오늘을 마음에 새기고, 우리 사회의 인재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반장학재단은 1999년 김상열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호반장학재단은 그 뒤 25년 동안 학생 9200여 명에게 장학금 163억 원을 지원했고 장학사업 외 학술연구 지원사업 등을 하고 있다.
호반장학재단은 2024년 6월27일에는 서울 중구 서울소방재난본부를 방문해 소방공무원 자녀를 위한 2천만 원의 ‘동행장학금’을 기탁했다.
앞서 2021년 3월에는 가톨릭대학교 옴미버스파크 건립 기금으로 5억 원을 기부했다. 옴니버스파크는 가톨릭대 성의교정(의과대·간호대)이 교육·연구 인프라 확충을 위해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의료 융복합 공간이다.
김상열은 기금전달식에 참석해 ”의학도들의 교육·연구활동과 가톨릭대학교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열은 호반장학재단 외에도 태성문화재단, 남도문화재단 등 문화재단 3곳을 운영하며 지역미술과 유망작가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0년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축과 교육환경 개선 사업에 5억 원, 전남대학교 디지털도서관 건립 기금에 5억 원, 경기도 시흥시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1억 원을 전달했다.
호반건설은 2020년 초 코로나19로 어려운 200여 개 협력사를 위해 20억 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 지원금을 조성했다. 대한적십자사에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수해 등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1억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호반그룹은 2020년 1월14일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전담조직인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초대 위원장은 전중규 호반그룹 상임고문이 맡았다.
호반그룹은 최근 6년 동안 중소 협력기업과 상생협력 기금 856억 원을 조성했다. 2024년 1월2일에는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2관 우수 협력업체 시상식을 열고 우수협력업체 42곳을 선정해 감사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호반그룹의 안정적 성장 이끌어
김상열은 호반그룹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2세 경영 승계와 전문경영인 체제의 성공적인 조합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반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2023년 연간 매출 8조1627억 원, 영업이익 5573억 원, 순이익 9793억 원을 거뒀다고 2024년 4월9일 밝혔다.
호반그룹 주력 기업인 호반건설은 2023년도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2조6910억 원, 영업이익 4013억 원, 순이익 5926억 원을 거뒀다.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1%, 32.8% 줄었으나 순이익은 59.0% 늘어났다.
순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것에는 호반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가치 상승의 영향이 컸다. 호반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치는 2022년 말 2899억 원에서 2023년 말 8478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호반건설의 재무구조 역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2024년 4월11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호반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55.1%였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26.4%로 더 낮았다.
호반건설의 사채, 단기차입금, 장기차입금의 규모는 9110억 원으로 2022년(5806억 원)과 비교해 56.9% 늘어나긴 했으나 호반건설의 유동자산 4조571억 원과 비교하면 22.5% 규모에 그쳤다.
기업의 단기채무 상환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유동비율은 295.5%로 양호한 수준이다. 유동비율은 일반적으로 200%를 넘기만 해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호반그룹 실적.
김상열은 인수합병과 스타트업 투자 등을 통해 국내 주택사업 이외의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힘쓰고 있다.
호반그룹은 그룹 계열사 대한전선의 글로벌시장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지속적 투자를 통해 친환경, 스마트건설분야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2023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에너지기업 아람코와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1년 호반그룹 계열사 호반산업이 인수한 대한전선과 손잡고 글로벌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이번 협약으로 호반그룹 건설계열사인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사우디 건설인프라와 지하 유틸리티분야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대한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등 전력, 기기장치분야 제조시설에 추가 투자를 추진한다.
호반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호반그룹 계열사 대한전선은 중동 전 지역에서 50년 넘게 케이블을 공급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으로 호반그룹 계열사들이 사우디 건설, 인프라영역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열의 차남 김민성씨가 전무로 있는 호반산업은 앞서 2021년 3월 대한전선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40%를 2500억 원에 인수했다. 그 뒤 2023년 3월 송종민 호반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새 대표에 내정했고 김준석 호반그룹 전략기획실장 전무를 대한전선 경영전략부문장으로 전진배치했다.
대한전선은 LS전선의 뒤를 이어 국내 전선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LS전선과 함께 해상풍력발전 단지에 필요한 해저케이블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이 밖에도 2021년 대우건설과 두산공작기계 인수전 참여를 검토했고,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인수전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인수전에서는 최종 낙찰을 받지는 못했지만 본입찰까지 참여해 의지를 보였다.
건설업계와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금융권의 협업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하면 호반건설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 참여도 단편적으로 배당수익만을 바라기보다는 사업전략적 측면의 행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호반그룹은 여전히 건설업 계열사인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주택사업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지만 부동산정책과 경기변동에 민감하다.
김상열은 2019년 호반그룹 창립 30주년을 맞아 "소비자의 생활과 공간 관련 분야에서 더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며 사업 다각화 의지를 보였다.
2021년 11월에는 첫 그룹광고를 통해 건설을 넘어 제조, 레저, 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호반건설은 2019년 1월 경기도 이천의 덕평컨트리클럽을, 같은 해 2월 경기 파주의 서서울컨트리클럽을 잇따라 인수했다. 2019년 6월에는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해 3대 주주에 올랐다.
2019년 7월에는 6천억 원 규모의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인수전에 국내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했고, 한 달 뒤인 8월에는 계열사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농산물 유통업체 대아청과를 인수했다. 12월에는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삼성금거래소 지분 43.11%를 취득했다.
호반그룹은 스마트, 친환경건설 기술 투자에도 힘을 싣고 있다.
호반그룹은 2019년 2월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김상열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이 플랜에이치벤처스의 투자사업을 이끌면서 모듈형 건축자재, 도심형 스마트팜, 안면인식 바탕의 보안솔루션, 프롭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2022년 10월에는 포스코와 친환경 건설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진칼 지분 인수
호반건설은 KCGI로부터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인수했다.
호반건설은 2022년 3월28일 단순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주식 940만 주(13.97%)를 현금으로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5640억 원이다.
호반건설은 이번 지분인수와 별도로 한진칼 주식 161만4917주 및 신주 인수권 80만 주에 대한 매도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한진칼 지분을 모두 17.43%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호반건설은 그 뒤 부동산경기가 침체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22년 12월 하림계열 벌크선사 팬오션에 한진칼 주식 333만8090주(4.96%)를 매각했다. 처분단가는 1주당 3만7715원으로 취득금액(1주당 약 6만 원)을 고려하면 약 700억 원의 손해를 봤다.
다만 2023년 10월에는 팬오션이 보유한 390만3천973주(5.8%)를 1628억 원에 다시 구매했다. 이를 놓고 하림이 HMM 인수에 나서며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지자 빚 갚기에 나선 것이라며 하림과 호반이 서로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부상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호반건설과 호반은 2024년 3월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 17.63%를 보유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17.84%)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이 많다.
△서울미디어홀딩스 만들고 대형 언론사 확보 나서
김상열은 서울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 대형 언론사 확보에 나섰다.
서울미디어홀딩스는 호반건설의 100% 자회사인 호반주택이 이름을 바꾼 회사다. 호반그룹이 서울신문, 전자신문, EBN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신설했다.
호반그룹은 2021년 12월13일 2022년도 호반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김상열이 서울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김상열은 같은 해 12월13일 서울신문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회장에 선임됐고, 전자신문에서도 회장에 올랐다.
김상열은 앞서 2020년 1월 호반건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2021년 1월 호반건설 사내이사직도 내려놓았다. '전국구 언론사'를 품에 안은 것을 계기로 그룹 인지도 확보와 이미지 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호반건설은 지역 건설사라는 이미지를 넘어 전국구 건설사로 자리 잡는 것을 최대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대형 건설사와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또한 건설사업의 성격상 언론 등을 상대하는 대외활동이 호반그룹에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호반건설은 2021년 7월 전자신문과 경제케이블채널 EBN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같은 해 9월에는 서울신문 인수도 마무리하면서 전국 단위 언론사들을 확보하게 됐다.
호반건설은 2021년 9월 서울신문 2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서울신문 주식 약 29%를 매입해 서울신문 주식을 모두 48.4%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호반건설은 보유하고 있던 서울신문 주식 19.4%를 우리사주조합에 180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이 대출과 이자 부담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자 우리사주조합의 보유주식을 매입하겠다고 역제안해 최종 인수에 이르렀다.
김상열은 당시 우리사주조합 측에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서울신문 인수에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김상열은 2011년에는 광주방송 지분 39.6%를 확보해 회장에 올랐다. 그러나 2021년 5월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그룹을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광주방송 지분은 매각했다.
신문법 18조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은 일반 일간신문 지분은 50% 이상, 지상파방송사의 지분은 10% 이상 소유할 수 없다.
김상열은 언론사 통합 작업이 일단락된 뒤인 2022년 5월 서울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직을 그만뒀다. 김상열은 2023년 10월 전자신문 지분 74.38%를 IT기업 더존비즈온에 전량 매각하면서 전자신문에서는 손을 땠으나 서울신문 회장직은 2024년 7월 현재 계속 유지하고 있다.
△건설 계열사에 안전부문 각자대표 체제 도입
김상열은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에 시공 등의 사업부문과 별도로 안전부문만 담당하는 대표이사를 선임해 안전경영에 고삐를 죄었다.
호반그룹은 2021년 12월13일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2022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해 안전부문 컨트롤타워를 세웠다.
호반건설은 기존 대표인 박철희 사장을 총괄 대표이사에 선임하고 그 아래 김명열 시공부문 대표이사 부사장과 허옥 안전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을 두어 3인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호반산업에서는 송종민 대표이사 부회장에 더해 강성대 상무가 안전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호반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안전부문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안전관리 부분을 따로 총괄하면서 조직 차원에서 안전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호반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건설업 자율안전컨설팅 대상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 2021년 하반기 자율안전컨설팅 대상 기업은 2019년과 2020년에 사고사망 재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선정될 수 있었다.
2021년 하반기에 시공능력평가 상위 20위 내 건설사 가운데 자율안전컨설팅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건설사는 호반건설과 한화건설, 반도건설 등 3곳뿐이다.
호반건설은 2020년 말부터 안전감시단 인원을 1.5배로 증원하고 위험작업을 진행할 때 안전감시인력이 상주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안전경영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숨지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은 근로자가 2명 이상 발생하는 중대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업주와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가 규정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1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법인이나 기관도 주의·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최대 50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으로 도약
호반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005년 114위에서 14년 만인 2019년 10위에 올라 10위권에 처음 진입했다.
국토교통부는 해마다 건설사의 토목과 건축 분야 시공능력 평가액을 산출하고 그 순위를 발표한다.
이 순위에서 10위 안에 드는 건설사는 인지도, 규모 등의 측면에서 명실공히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대형건설사’로 인정받는다.
호반건설이 2019년에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 오른 것은 2018년 말 계열사 호반과 흡수합병한 영향이 컸다. 호반과 호반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평가에서 각각 13위와 16위였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2020년에 12위로 내려앉아 10대 건설사 자리를 1년 만에 내줬다. 2021년에는 13위로 한 계단 더 떨어졌다가 2022년 11위로 올라섰다.
2023년에는 흡수합병 이래 처음으로 10위로 오르며 다시 상위 10대 ‘대형 건설사’로 재도약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김상열은 2019년 12월 호반건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호반건설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1년 후인 2020년 12월17일 호반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김선규를 총괄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호반그룹에서 오너인 김상열이 아닌 다른 사람이 회장 직책을 맡은 것은 김선규 총괄회장이 처음이다.
김선규 총괄회장은 1952년에 태어나 덕수상업고등학교와 명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건설에서 1977년부터 30년 넘게 일하며 현장과 관리분야를 두루 경험한 건설업 전문가로 현대건설 영업본부 부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NH투자증권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해외사업과 주택금융 관련 경험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주택도급과 인프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호반그룹의 사업영역을 확대해줄 인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김선규 총괄회장이 그룹의 경영 전반을 지휘하고 김상열은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봤다.
호반그룹은 2022년도 임원인사에서도 김선규 총괄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오른쪽)이 2023년 10월17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회장 자문위원회 위촉식’에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에게 위촉장을 받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김상열은 2019년 호반건설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룹 이미지 재정비에 나섰다. 소비자의 생활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김상열은 2019년 6월28일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이제 새로운 30년을 책임져야 할 제2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모든 임직원이 인화단결하고 정직과 원칙을 지키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대를 책임지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호반그룹은 2019년 3월13일 그룹의 기업 이미지(CI)와 아파트·주상복합의 브랜드 이미지(BI)를 새로 발표했다. 호반그룹이 지나온 30년의 과정을 형상화한 30주년 앰블럼도 선보였다.
새 기업 이미지에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심볼마크에서 그레이 블록은 호반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오렌지 블록은 밝은 미래를 각각 상징한다.
주상복합 브랜드 '호반써밋플레이스'는 '호반써밋'으로 바꿨다. 기업 이미지는 형태적으로는 견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대문자로 구성했다. 상징색은 금색에서 로즈골드로 변경했다.
아파트 브랜드 '베르디움'의 새로운 기업 이미지는 자연을 상징화해 ‘푸른 자연과 함께하는 고품격 주거공간에서의 삶’을 표현했다. 서체는 베르디움의 프리미엄 공간을 상징한다.
김상열은 2019년 3월25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는 호남지역 건설사 이미지를 벗고 서울 강남권에 진출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김상열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에 진출할 의지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나 인지도와 아파트 브랜드 파워 등에서 밀려 좀처럼 서울 강남권 진출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아파트, 신반포7차아파트, 방배경남아파트, 방배14구역 등의 재건축·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했지만 모두 수주에는 실패했다.
2024년 7월 현재 호반건설이 서울 강남3구 지역에서 공급한 아파트는 2015년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퍼스트, 2019년 호반써밋 송파 I, II 정도에 그친다. 호반산업의 전신인 울트라건설을 포함해도 2013년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초호반써밋(옛 서초 참누리 에코리치)이 추가될 뿐이다.
호반건설은 10%가량의 지분 참여라도 좋으니 강남권 재건축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몇몇 대형 건설사에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 흡수합병
호반건설이 계열사 호반을 흡수합병했다.
호반건설은 2018년 10월2일 이사회에서 경영 효율성 증대 및 사업 사이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통한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2018년 11월30일을 기일로 호반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호반건설과 호반의 합병비율은 1 대 4.5209109이다.
합병 뒤 두 기업의 시공능력 평가액이 합산돼 합병법인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위에 올랐다.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한 것을 두고 기업공개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호반건설 지분을 들고 있지 않았던 김상열의 자녀에게 상장 전에 호반건설 지분을 확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흡수합병 이전에 호반의 최대주주는 김상열의 아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으로 지분 51.4%를 들고 있었다.
흡수합병 뒤 김 사장의 호반 지분은 호반건설 지분으로 교환돼 김 사장이 호반건설의 최대주주가 됐다. 손쉽게 경영권 승계 작업을 이룬 셈이다.
△대우건설 인수 포기
김상열은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까지 얻었으나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호반건설은 2017년 11월 대우건설 매각의 예비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김상열이 보수적 경영을 펼치는 만큼 본입찰까지 도전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호반건설이 예비입찰에만 참여하고 본입찰까지 완주하지 않았던 이력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예비입찰 희망가격을 크게 웃도는 1조6천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의 지분 40%를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10.75%를 2년 뒤에 인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의 매출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주택분야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김상열은 다양한 사업역량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대우건설이 다져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해외에 진출할 수도 있었다.
주택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호반베르디움’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서울 강남지역에 진출하지 못했다. 만약 대우건설의 브랜드 ‘푸르지오’를 얻는다면 호반건설에 서울 강남지역 진출 통로가 새롭게 열릴 수 있었다.
산업은행은 2018년 1월31일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호반건설에 대우건설 지분 40%를 먼저 팔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에 매각하기 위한 풋옵션을 거는 조건이었다. 전체 매각대금은 1조6천억 원 정도로 파악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9일 만인 2018년 2월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해외사업에서 3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인수를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김상열이 ‘무차입경영’, ‘90%룰’ 등을 내세우며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만큼 호반건설 연매출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대우건설의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얼마나 더 많은 해외 현장에서 부실이 터져 나올지 내다볼 수 없었다는 점도 인수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인수 포기에 따른 부담은 크지 않았다.
다만 김상열은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로 건설업계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호반건설의 이름을 알리는 부수적 효과를 얻었다.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2019년 6월28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신사옥에서 열린 호반그룹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호반그룹>
호반건설은 2005년 본사를 서울로 옮기고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했다.
호반건설은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출시한 뒤 용인 등 수도권에서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하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김상열은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로 대형건설사도 힘들다는 서울 재건축사업에 뛰어들었다. 2015년에 서울시 송파구에서 송파베르디움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완판되며 서울지역 첫 분양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6년 브랜드스탁이 평가한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호반베르디움은 9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호반건설은 2010년부터 주상복합단지에만 적용해온 브랜드 호반써밋플레이스를 2019년 호반써밋으로 재단장했다.
호반써밋에는 30년 이상 주택사업에 집중해온 호반건설의 철학과 노하우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브랜드빅데이터연구소(BBDR)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아파트 브랜드 호감도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호반써밋은 브랜드 순위 11위에 올랐다. 2020년 같은 기간 순위가 19위였던 것과 비교해 빠르게 브랜드 호감도와 인지도가 높아졌다.
△호반건설을 대기업 반열에 올려
호반건설은 200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진 성장 속도를 보였다.
2017년 9월에는 자산총액 7조 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 반열에 올랐고 2021년 자산총액이 10조 원을 넘어서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4년 기준으로는 국내 재계 순위 34위에 올랐고, 공정자산총액도 16조930억 원에 이른다. 계열사 수는 39개 규모다.
호반건설이 대기업 반열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음은 이미 2017년 말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시공능력 평가 3위인 대우건설을 13위 호반건설이 인수할 가능성이 떠오르자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말이 건설업계에 돌았다. 호반건설이 1조6천억 원의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호반건설은 건설업계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탄한 재무관리와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이런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인수 불발
호반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을 거느린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인수가격이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인수가 불발됐다.
호반건설은 2015년 3월25일 금호산업 인수전에 계열사와 함께 단독입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 뒤 2015년 4월 금호산업 인수전 본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기대했던 가격보다 낮은 금액인 6007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본입찰이 유찰됐다.
호반건설은 앞서 2014년 11월12일 금호산업 지분 5.16%를 매입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당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되찾으려고 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호반건설의 주식 매입 시점이 미묘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호반건설이 박삼구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나선 것인지 아니면 금호산업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호반건설이 2015년 1월 금호산업 지분 1.31%를 매도하면서 금호산업 인수설이 가라앉기도 했다.
2015년 2월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3월 초 호반건설이 중견기업 3곳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투자금융업계에서 나왔다. 호반건설은 박삼구 회장과 손잡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금호산업 채권단에 제출하기도 했다.
김상열은 2015년 3월20일 광주상공회의소 제 22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된 뒤 기자회견에서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약 1조 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결국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는 불발됐다. 이에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가 브랜드 마케팅을 의도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호반건설은 “실사를 거쳐 합리적 가격을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공공택지사업 중심으로 호반건설 키워
김상열은 1989년 28세의 젊은 나이에 호반을 설립해 대기업집단으로 키워냈다.
김상열은 철저하게 공공택지사업에 주력했다.
김상열은 계열사를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다수의 택지지구를 사들여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는 자체사업을 펼쳤다. 자체사업은 개발이익까지 챙길 수 있어 수익성이 좋다는 점이 호반건설의 빠른 성장으로 이어졌다.
1997년 IMF 사태와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을 때 광주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비교적 싼 값에 토지를 대거 확보했다.
이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뒤 다른 건설사들이 건설한 주변 아파트들보다 싼 값에 분양하는 전략으로 큰 이익을 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대거 확보한 뒤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 아파트를 분양하는 전략을 썼다. 인천 청라, 고양 삼송, 수원 광교, 성남 판교 등의 부지를 사들여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하면서 수도권에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호반건설이 걸어온 길
호반그룹은 1989년 김상열이 광주광역시에서 설립한 건설회사 호반으로 출발했다.
호반은 호반건설로 이름을 바꾼 뒤 2000년대 초반 호남지역 주택도급사업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웠다.
호반건설은 광주 등 호남지역에서 리젠시빌이라는 브랜드를 붙인 기업형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며 성장했고, 2005년에는 본사를 광주 쌍촌동에서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이전하고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선보였다.
호반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주택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자 다른 건설사들이 해외플랜트 사업에서 먹거리를 찾은 것과 달리 신도시의 공공택지를 매입하는 전략을 펼쳤다.
동탄, 판교, 광교 등 신도시의 공공택지에서 진행한 주택사업이 크게 성공하면서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호반건설은 2017년 자산이 5조 원을 넘어서며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2021년 공정자산총액이 10조 원을 넘어서면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4년 기준으로 호반건설의 공정자산총액은 16조930억 원이고 계열사 수는 39개 규모다.
202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10위를 차지하며 10대 건설사에 이름을 올렸다.
호반건설, 호반산업, 호반프라퍼티 등 건설개발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주력으로 호반호텔앤리조트, 서서울CC 등 레저사업 계열사와 삼성금거래소,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등 금융사업 계열사를 두고 있다.
2018년부터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정이 뒤로 밀렸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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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오른쪽 여덟 번째)가 2022년 12월9일 충남 당진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에서 열린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임해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전선>
호반그룹은 2024년 대한전선을 인수한 계열사 호반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 전력망 수요가 증가하는 주요 국가에서 수주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한전선은 2024년 3월29일 약 1100억 원 규모의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2023년 3월에는 송종민 호반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한전선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하면서 해외사업 시너지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호반그룹은 2023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에너지기업 아람코와 사우디 건설인프라 사업,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등 전력 기기장치분야 제조시설 투자 협력 등을 뼈대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3년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호반그룹은 해외사업 외에도 친환경과 스마트 건설기술 투자와 사업발굴에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호반그룹은 호반건설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통해 건설분야 혁신기술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고 2022년에는 포스코와 친환경 건설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었다.
호반그룹은 앞서 2021년 11월 ‘호반과 함께 가는 미래, 지금까지와 다른 미래가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TV광고를 내며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호반건설, 호반산업 등 건설계열사에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할 문제점으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특히 주택분양 매출 비중이 70%가 넘는다. 해외사업도 거의 없고 국내 주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지닌 만큼 부동산 경기와 정부 정책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실제 호반건설은 2020년에는 코로나19 악재로 대규모 주택 착공이 미뤄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9년과 비교해 각각 61%와 97.5% 급감했다가 2021년에는 주택시장이 우호적 환경을 맞으면서 매출이 140.6%, 영업이익은 3535.8% 급증하는 등 들쑥날쑥했다.
이에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주택사업 이외 분야의 신사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호반그룹은 2018년부터 추진해온 호반건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서도 주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편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호반건설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일정을 미뤄왔지만 기업공개 의지는 여전하다.
일감 몰아주기, 편법 지분승계, 언론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의 논란을 해소하고 그룹 규모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갖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김상열은 2018년 호반건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호반건설은 2021년부터 전문경영인인 김선규 회장 체제를 가동하면서 오너 기업 이미지 벗기에 힘쓰고 있다.
다만 그룹 경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열은 2022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보유한 계열사 등을 누락한 혐의로 받은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호반건설은 오너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아 2023년 6월 과징금 608억 원 처분을 받기도 했다. 호반이 호반건설과 합병하면서 ‘편법 지분승계’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상열은 서울신문 회장으로서 건설사의 언론사 소유에 대한 대내외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호반그룹은 서울신문 대주주가 되면서 편집권 독립 보장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호반건설 비리 의혹 관련 기획 기사를 일괄 삭제한 사건 등으로 잡음이 일어났다.
당시 서울신문 기자들은 대주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편집권이 훼손됐다는 내용의 규탄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 평가▲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2024년 2월2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열린 ‘2024 호반장학금 전달식’에서 ‘호반회’ 장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호반장학재단>
1989년 자본금 1억 원에 직원 5명으로 호반을 설립해 2022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11위 건설사로 키워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역할모델로 꼽는다. 정 회장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을 닮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 관리에 철저하고 차입금을 되도록 쓰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상열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광주 중소건설사 10곳 가운데 9곳이 부도가 나는 것을 보고 차입금이 아니라 내 돈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경영에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었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은 어음을 쓰지 않고 현금결제만 하는 기업, 항상 현금을 2천억 원 이상 보유한 기업으로 유명해졌다.
김상열은 2009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어음을 활용하면 투자자금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지만 이는 착시효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외부자금을 많이 끌어와 사업을 하면 작은 충격이나 소문에도 회사가 금방 주저앉는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6225억 원, 부채비율은 63.48%다. 건설사 부채비율이 보통 200% 정도 되는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양호한 수준이다.
분양 중인 아파트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분양을 하지 않는 이른바 ‘90%룰’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우 보수적인 경영기조이지만 이런 원칙을 잘 지킨 덕에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평가된다.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토목과 플랜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때 주택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김상열은 인수합병 시장의 승부사로도 불린다.
2001년 여주 스카이밸리컨트리클럽, 2010년 하와이 와이켈레컨트리클럽을 인수해 레저사업도 벌였다. 이후 이천의 덕평컨트리클럽, 경기 파주의 서서울컨트리클럽도 잇따라 인수하며 레저사업의 규모를 확대해왔다.
다만 스카이밸리컨트리클럽은 2020년 12월 엔지니어링공제조합에 2천597억 원의 가격으로 매각했다.
2011년 KBC 광주방송을 인수한 데 이어 서울신문과 전자신문, EBN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언론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16년에는 토목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울트라건설을 인수했다.
계열사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의 지분을 인수하며 농산물과 금 유통업에도 손을 뻗었다. 이는 주택시장 침체기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최근에는 호반건설이 KCGI로부터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아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상업시설인 ‘아브뉴프랑’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경기도 판교신도시에 ‘아브뉴프랑 판교’를 연 데 이어 2015년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 2호점인 ‘아브뉴프랑 광교’를 열었다. 2018년 고속철도(KTX) 광명역 앞 호반베르디움에 3호점을 열었다.
시설을 분양해 단기적 수입을 내기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호반 내부에서 김상열은 겸손한 인품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열은 평소 직원들에게 외부에서 사업을 자랑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본인도 근검한 자세로 경영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 인터뷰도 많이 하지 않는다.
임직원에게 특히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고 한다.
김상열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 우연히 강원도 소양호를 지나다 호수 반석 위에 집을 짓듯 아파트를 만들어야겠고 생각하고 회사이름을 호반건설로 지었다고 2002년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밝혔다.
호숫가의 편안함과 행복감을 아파트에 담겠다는 의지를 회사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평소 김대헌 호반건설 사장, 김민성 호반건설산업 상무이사,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부사장 등 자녀의 가정교육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설립한 호반건설을 전국적 기업으로 키워낸 뒤에도 호남지역 사회공헌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김상열은 1999년 개인재산을 출연해 호반장학재단을 설립한 뒤 2024년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역경제 진흥에 기여하고 장학사업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2004년 광주시민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도 맡고 있다. 2020년 호남미래포럼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을 받았다.
김상열은 2016년 대한골프협회(KPGA) 회장 선거에 나섰다가 중도에 사퇴했다.
대신 2017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맡아 2021년까지 4년 동안 협회를 이끌었다. 김상열은 2017년 3월27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2 KLPGA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13대 회장에 추대됐다.
김상열은 취임 소감에서 “KLPGA 회장으로 있는 동안 현재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더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2부 투어의 대회 규모와 상금을 대폭 늘리고 정규 투어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혜택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으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스타일과 의사결정 스타일이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 : 광주지역 중소건설업체를 중심으로`(1996)를 썼다.
광주고등학교에 인재육성기금 10억 원을 쾌척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 2013년 학교 안에 김상열의 흉상이 설치됐다. 김상열은 광주고 부설 방송통신고를 졸업했는데 졸업연도가 같은 광주고 31회 동문으로 간주된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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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장이 2023년 6월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집단 호반건설의 부당내부거래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열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두 아들의 회사에 일감을 10여 년 가까이 몰아주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608억 원을 부과받았다.
유성욱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2023년 6월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반건설이 편법으로 동일인(총수) 2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부당내부거래를 진행했다”며 “동일인 김상열이 지배하는 호반건설이 장남 김대헌 소유의 호반건설주택과 그 완전 자회사, 차남 회사 등을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계열사인 호반(옛 호반건설주택)을 키우기 위해 최근 수 년 동안 내부거래 비중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호반이 승계구도의 핵심축이기 때문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고 판단했다. 호반에 일감을 몰아줘 ‘편법 지분승계’가 가능했다고 바라봤다.
실제 김상열의 장남인 김대헌 사장이 최대주주인 호반에 일감 몰아주기로 크게 키운 다음 호반과 호반건설의 합병을 통해 김 사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호반건설의 지분율 크게 높였다.
앞서 호반은 2003년 자본금 5억 원의 분양대행회사 '비오토'로 설립된 뒤 내부거래 비율이 99.4%까지 올라가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호반은 그룹 내부 일감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해 2017년 매출 규모가 기존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의 2배가 넘는 2조6150억 원에 이르렀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10년 전인 2008년에는 매출이 166억 원에 불과했다.
호반건설은 이와 관련해 "호반은 부동산시장 급성장과 택지지구 중심의 주택사업을 통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호반은 김상열의 장남인 김대헌 사장이 지분 85.7%, 부인 우현희가 지분 14.3%를 보유하고 있었다.
호반은 2016년 스카이주택, 에이치비 탕정 등 100% 자회사와의 내부거래로 전체 매출 1조2539억 원 가운데 5472억 원의 매출을 냈다. 내부거래 비중이 2014년만 해도 8.6%에 불과했으나 2015년 39.5%, 2016년 43.6%까지 커졌다.
공정위는 김상열의 둘째 아들 김민성 전무가 지분 90%를 보유한 호반산업도 내부거래 비중을 늘려 외형을 키운 것으로 판단했다.
호반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하는 공공택지 입찰에서 당첨 확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열사를 대거 동원하는 이른바 '벌떼입찰'을 벌였다고 지적을 받아왔다. 1개의 택지 입찰에 많은 계열사가 참여해 택지를 확보한 뒤 한 회사에 몰아주면 주력 계열사의 몸집을 단기간에 불릴 수 있다.
일감 몰아주기가 오너일가의 사적 이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호반건설주택은 2016년 50억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김상열의 장남 김대헌 상무가 42억8500만 원, 부인인 우현희가 7억1500만 원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공소시효인 5년이 이미 지난 것을 고려해 검찰 고발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
유성욱 국장은 “주거안정 등 공익적 목적으로 설계된 공공택지 공급제도를 악용해 총수일가의 편법적 부의 이전에 활용한 행위를 적발하고 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역대 세 번째 규모의 과징금으로 부당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서 충분히 시장에 경종을 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상도 50억 수수 의혹’ 사건 관련해 참고인 소환조사 받아
김상열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사건으로 50억 원을 수수한 일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2023년 5월23일 김상열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상열을 상대로 하나은행에 ‘성남의뜰 컨소시엄 이탈’을 요구한 구체적 경위 등을 캐물었다.
김상열은 검찰 조사에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호반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끌어오려 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
김상열은 당시 하나은행이 그랜드 컨소시엄에 합류하면 불필요한 경쟁이 사라지고 사실상 단독 공모가 가능해져 금융기관 이익을 약 1300억 원 이상 늘릴 수 있다면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김정태 회장이 호반건설의 제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하나은행이 실제 이탈 움직임을 보이자 대장동 민간업자와 하나은행이 속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가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내용이다.
한편 검찰은 호반건설의 회유로 하나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이탈 가능성이 불거지자 이를 막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곽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곽 전 의원은 2023년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2024년 7월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이 2023년 10월 곽 전 의원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함에 따라 곽상도 전 의원의 대장동 의혹 관련 재판은 2건으로 늘었다.
△계열사 신고누락 혐의로 벌금형 받아
김상열은 친족 등 호반그룹 총수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2022년 12월8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상열에 벌금 1억5천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호반건설의 규모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사건 범행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특별한 동기가 있거나 범행으로 기대할 이익이 드러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미필적 고의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약식명령 벌금액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서 2022년 7월 김상열을 벌금 1억5천만 원에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이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김상열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계열사 13개와 친족 2명을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자료에서 고의로 누락한 혐의를 받았다.
공정위는 2022년 3월 김상열이 적극적으로 지정자료를 검토해야 할 위치에 있는데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며 김상열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김상열의 법 위반행위에 관한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상당하고 자료 은폐 시도 등 정황이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김상열을 고발하면서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이 고의적으로 계열사 및 친족 등에 관한 자료를 누락하는 등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는 행위에 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정위는 앞으로도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의 근본이 되는 지정자료의 진실성 확보를 위한 감시활동을 지속해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공정위 고발 뒤 지정자료 누락이 고의가 아닌 업무 담당자의 단순 실수라는 점을 여러 번 소명했는데 이 점이 공정위의 제재에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김상열은 누락된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 단지 친족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회사가 기업집단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법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친족만이 주식을 보유한 회사의 존재 여부를 모두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지정자료 제출 뒤 자체조사를 통해 누락한 신고대상을 발견해 계열편입 신고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진 시정했다”며 “공정위 결정서의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령 준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호반산업 노동자 사망 사고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은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유리 낙하로 인한 작업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2023년 9월21일 낮 12시4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 A씨가 19층에서 떨어진 유리창에 맞아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사다리차로 유리문(슬라이딩도어)을 건물 위로 올리는 작업을 하던 가운데 유리문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뇌사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2023년 10월 18일 회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2020년 1월21일 호반산업이 시공하는 인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대 일용직 노동자 A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경 인천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 건설현장에서 아파트 24층(높이 70m) 외벽에 설치된 거푸집을 해체하다가 지상으로 추락했다.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호반산업은 국토교통부가 2021년 1월 발표한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호반건설 공공택지 ‘벌떼입찰’ 혐의로 경찰 수사받아
호반건설이 공공택지 ‘벌떼입찰’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022년 12월1일 호반건설을 비롯해 우미건설, 대방건설 등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호반건설 등의 벌떼입찰 정황을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벌떼입찰은 공공택지를 위장계열사 등을 대거 동원해 낙찰받는 것이다.
국토부는 2022년 하반기 최근 3년 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 받은 101개 기업 133필지에 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111개 필지에서 위장계열사(페이퍼컴퍼니) 동원 등 의심정황을 확인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LH 공공택지 벌떼입찰 관련 업체 당첨현황’ 자료를 보면 호반건설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공공택지 178필지 가운데 18필지를 낙찰받았다.
같은 기간 우미건설은 17필지, 대방건설은 14필지, 중흥건설은 11필지, 제일건설은 7필지를 각각 받았다.
△위례신도시사업으로 호반건설 압수수색
호반건설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2013년부터 진행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해 강제수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2022년 8월31일 부패방지법위반, 특가법상 뇌물 등의 협의로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을 시공한 호반건설과 위례자산관리, 분양대행업체 및 관련자 주거지 등 20여 곳을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시공사일뿐 아니라 사업을 총괄한 위례자산관리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었던 만큼 개발사업 전반에 개입한 것으로 바라봤다.
검찰은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사업부지 대금을 조달한 대가로 시공사에 사전 내정된 것으로 파악했다. 호반건설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주주협약에서 정한 배당비율에 따라 시행이익 총 418억 원 가운데 배당익 169억 원 상당을 얻었다는 혐의도 받는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관해 진행된 민관 합동사업으로 성남시 창곡동에 1137 세대를 조성했다.
2013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시행했고 2016년 마무리됐다.
위례신도시 사업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수천억 원의 이득을 챙긴 2015년 대장동 사건과 사업구조가 판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선정 공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두 사업 모두 공모 마감 하루 만에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 이전에 우선협상자 등을 미리 결정해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2015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화천대유 관계자들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기각
호반건설이 서울신문의 기사 삭제에 관한 내용을 보도하려는 KBS 시사프로그램을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2022년 4월5일 김상열과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이사가 KBS ‘시사기획 창’을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 사건 방송의 핵심은 언론의 자유에 관한 것이고 이는 공적 영역에 해당한다”며 “신문에 게재된 호반건설 기사 57건이 아무런 공식적 설명이나 논의 없이 삭제됐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이며 그 문제점을 취재해 방송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호반건설의 공공택지 벌떼입찰 의혹이나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을 취재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도 문제가 안 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호반건설은 4월4일 서울남부지법에 KBS 시사기획 창이 4월5일 오후 10시 방송하기로 편성한 ‘누가 회장님 기사를 지웠나’ 편에 관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KBS 시사기획 창은 방송에서 호반건설이 2021년 10월 서울신문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서울신문에서 호반건설과 관련된 비판 기사들이 무더기로 삭제된 사안을 다뤘다.
서울신문은 2022년 1월16일 호반건설의 비리의혹 관련 기획기사들을 일괄적으로 삭제했다. 이에 서울신문 기자 40여 명은 대주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언론사의 편집권이 훼손됐다며 기수별로 규탄 성명을 내면서 반발했다.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오른쪽)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이 2015년 3월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22대 임시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상열은 2019년 서울신문 인수 시도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다.
호반건설은 2019년 6월 말 포스코가 보유하던 서울신문 지분 19.4%를 매입했다. 이로써 기획재정부(30.49%), 우리사주조합(29.01%)에 이어 서울신문의 3대 주주가 됐다.
2019년 8월7일 최승남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사장은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서울신문의 1대 주주가 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최 부회장은 호반그룹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힌다.
최 사장은 “경영에만 전념해서 좋은 동반자로 좋은 신문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얘기를 안 믿어줘도 할 수 없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사회공헌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의 독자적 판단으로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을 하기란 어렵다는 점에서 오너인 김상열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김상열이 경제적으로 이룬 것이 충분한 만큼 사회적 영향력을 원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김상열은 2011년 지역언론 KBC 광주방송을 인수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기도 했다. 서울신문을 소유하게 된다면 전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는 것이다.
건설업은 건설현장 사고나 부실시공 등 민감한 사회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업종이라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서울신문 노동조합과 우리사주조합은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한 직후 즉각 성명을 내고 “서울신문의 지배구조 변동은 결코 청와대 승인 없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호반건설이 공격적 인수합병을 이어간다면 서울신문에 어떤 혼란이 생길지 불 보듯 뻔하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서울신문은 이후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호반건설의 도덕성과 성장과정을 집중 취재해 신문 1~3면에 걸쳐 보도하면서 강력히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호반건설의 공공택지 편법 낙찰, 일감 몰아주기, 2세 승계문제가 정치권에서 공론화되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2019년 7월29일 서울신문의 일부 경영진, 우리사주조합 대표 등과 공식적으로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인수 과정 등을 설명하고 서울신문 발전을 위한 주주 사이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신문 측은 호반건설이 인수한 서울신문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모두 무상으로 출연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기사를 계속 게재할 뜻을 보였다고 호반건설 측은 주장했다.
이어 호반건설은 2019년 8월9일 서울중앙지검에 서울신문 경영진과 우리사주조합장 등 7명을 특수공갈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호반건설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19.4%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으로 출연할 것을 강요하고 이에 불응하자 비방기사를 지속해 게재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서울신문 특별취재팀은 호반건설 협력사, 대주주의 지인 등 주변 인물들까지 접촉해 호반건설 비리 제보를 요구해왔다”며 “그동안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언론사와 갈등을 피하기 위해 견뎌왔지만 서울신문의 불법적 배임행위 강요와 지속적 협박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년 2월10일 호반건설은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과 ‘서울신문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 양해각서’를 맺고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매각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호반건설은 고소를 모두 취하했다.
하지만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호반건설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거부하고, 호반건설이 반대로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고가에 매입하겠다고 역제안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우리사주조합은 호반건설 쪽 제안을 투표에 붙여 과반수가 찬성했다.
이에 호반건설은 2021년 9월 서울신문 2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 지분 약 29%을 매입해 서울신문 주식 48.4%를 보유하게 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광주 공원사업에서 특혜 의혹
호반건설은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광주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8년 말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앙공원 1지구와 2지구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기존 광주도시공사와 금호산업에서 한양과 호반건설로 각각 바뀐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19년 4월 우선협상대상자 교체 과정에서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의 부당한 압력이 작용했는지, 건설사에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밝혀달라며 광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광주지검은 2019년 12월4일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호반건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다음 해인 2020년 1월8일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이용섭 광주시장의 동생 A씨를 불구속기소했다.
A씨는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가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민간공원 특례사업 1~3단계 과정에서 호반그룹 측에 편의를 제공해 주겠다며 철근 납품 기회를 받아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하는 철강유통업체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호반그룹 계열사 및 관계사에 133억 원 상당의 철근을 납품해 4억 원이 넘는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의 업체가 낸 수익이 일반적 수준의 약 4배에 이를 정도로 비정상적이며 전체 매출의 98%가량이 호반그룹 계열사 및 관계사를 상대로 냈다는 점 등을 알선수재 혐의의 근거로 들었다.
A씨의 업체는 김상열의 추천으로 국내 3대 제강사에 유통사로 등록돼 비교적 낮은 가격에 철근을 공급받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호반건설은 2020년 1월9일 입장문을 내고 “광주시 사업 전반에서 이 시장 등 시청 관계자와 A씨에게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광주시로부터 어떤 특혜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광주 민간공원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 공무원들이 대부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박상현 부장판사는 2022년 2월16일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광주시 전·현직 공무원 4명 가운데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부당한 목적으로 특정감사 등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들이 작성한 문서로 우선협상대상자 순위가 달라졌다고 볼 수 없다”며 “개인적 친분이나 이해관계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이 민간공원 2지구 우선협상대상자를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변경하기 위해 감독권을 남용하고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평가보고서 등을 유출했다고 봤지만 피고인들이 부당하게 업무지시를 했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호반그룹으로부터 특혜성 납품 계약을 따낸 혐의를 받은 이용섭 광주시장 동생 A씨는 2022년 2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언론 계열사 부당지원 논란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은 2016년 2월17일 ‘호반건설 언론 사유화 중단과 KBC의 언론 독립성 회복’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놨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호반건설이 언론 계열사 KBC에 부당한 지원을 한 사실이 확인돼 자본과 언론의 결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며칠 뒤인 2월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도 냈다.
김상열은 2011년 KBC 광주방송을 인수해 회장이 됐다.
호반건설은 2015년 조선대와 광주대, 동신대 등 3개 대학에 각각 5억 원씩 기부하면서 일부를 대학 홍보 용도로 쓰게끔 지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이들 대학은 이후 각각 KBC와 홍보약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는 호반건설의 기부금을 받은 뒤 곧바로 KBC와 별도 약정을 맺고 기부금 가운데 2억 원을 협찬했다. 광주대는 2015년 3월 5억 원을 기부받은 뒤 KBC의 ‘글로벌 인재 육성 캠페인’을 후원하는 약정을 맺었다. 동신대도 KBC에 2억 원을 협찬해 광고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진정서를 검토한 결과 호반건설이 대학교에 낸 기부금을 통해 부당지원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을 만한 정황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2016년 5월13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호반건설은 이후 2021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광주방송 보유지분 전부를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이 이끄는 JD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따르면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사의 지분 10%, 일반 일간신문의 지분 50% 이상을 들고 있을 수 없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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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오른쪽 네 번째)이 2020년 4월2일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 본사에서 임직원과 함께 ‘화훼 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 참여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호반그룹>
1999년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이 됐다.
2011년 KBC광주방송을 인수해 회장을 맡았다.
2015년 호반건설 회장에 취임했다.
2015년 광주전남 베트남명예영사관 명예총영사에 임명됐다.
2015년 제22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출됐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13대 회장으로 일했다.
2018년 12월 대한적십자사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2019년 12월 호반건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2021년 호반건설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2022년부터 2022년 5월까지 서울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2022년부터 2023년 10월 전자신문사를 매각할 때까지 전자신문사 회장직을 수행했다.
2022년부터 서울신문사 회장을 맡고 있다.
2023년 10월 대한적십자사 회장 자문위원장이 됐다.
◆ 학력
1982년 광주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조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 건국대학교에서 경영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2020년 전남대학교에서 경영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배우자는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첫째 아들 김대헌은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김대헌 사장은 2020년 12월 김민형 전 SBS 아나운서와 결혼했다.
둘째 아들은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다.
딸 김윤혜씨는 호반프라퍼티 경영총괄사장이다. 김윤혜 부사장은 2017년 10월 호반베르디움 사내이사에 올랐고, 2018년 2월 국정본 전 세기상사 대표의 막내 국순기와 결혼했다.
◆ 상훈
2003년 성실납세 대통령상을 받았다.
2008년 제42회 납세자의 날에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2012년 국가유공자 주거여건 개선사업과 관련해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2013년 조선대학교 총동창회로부터 ‘자랑스러운 조대인’ 경제부문 상을 받았다.
2015년 제29회 납세자의 날에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2021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호훈장을 받았다.
◆ 기타
2024년 기준 호반건설 지분을 10.51% 보유하고 있다. 아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54.73%), 부인 우현희(10.84%)에 이어 3대 주주다. 호반건설은 비상장사이다.
김상열은 호반 지분도 5.50% 들고 있다. 이는 아파트 분양사업 등을 펼치는 계열사로 흡수합병된 호반과 다른 기업이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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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2015년 3월20일 광주상공회의소 제22대 회장에 선출돼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호반건설>
“기자들을 만나면 이런 주문을 많이 한다. 잘못하는 것은 날카롭게 지적해야 하지만 개인이든 기업이든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크게 칭찬해 주는 기사도 많이 써달라는 부탁이다.”
“기업이 말 못 하고 가려워하는 부분은 속 시원하게 긁어주는 기사를 앞으로도 서울신문에서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위상이 높아지고 결국 국민의 삶이 좋아지게 된다.”
“120주년 연륜의 서울신문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언론의 바른길을 걷겠다.” (2024/06/18,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한국광고주협회 주최로 열린 '서울신문 초청 회원간담회'에서)
“호반장학재단 설립 25년인 올해, 어느 해보다 우수한 장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돼 기쁘다. 자신의 꿈을 향해 첫발을 힘차게 내딛는 오늘을 마음에 새기고 우리 사회의 인재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2024/02/29,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열린 ‘2024 호반장학금 전달식’에서)
“나눔 활동을 실천하는 분들을 보니 모두 행복해 보인다. 우리 사회를 위해 다양한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 계신 자문위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자문위원들과 함께 적십자의 역량 강화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2023/12/15,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회장 자문위원회’ 창립총회에서)
“2015년 3월 김정태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직접 만나 호반의 그랜드컨소시엄에 하나은행을 데려오려고 시도했다.” (2023/08/31,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진행한 참고인 조사에서 대장동 컨소시엄 관련 진술에서, 한국일보 보도)
“호반장학재단이 후원한 장학생들이 사회 곳곳에서 중추적 역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부심을 느낀다. 장학생들이 높은 목표를 세워 도전하고 성장해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2023/03/09,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2관에서 진행한 2023 호반장학금 전달식에서)
“이제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신문은 대한민국 최고(最高)의 언론이 되고자 한다. 신문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해 나가든 언론의 정신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2023/01/01, 서울신문 회장 인사말에서)
“서울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활발하게 토론하고 실천해야 할 이 중요한 시기에 편집권 독립 문제로 인해 새로운 경영진과 젊은 기자들 사이에 불신과 반목이 이어지고 있다. 구성원 가운데 누구라도 원하신다면 기꺼이 시간을 내어 기사의 사실관계와 관련해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기사들의 진실성이 밝혀진다면 회장의 직권으로 해당 기사를 다시 게재하겠다.” (2022/01/19, 서울신문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에서)
“서울신문은 지난 70여 년에 걸쳐 정부 소유 언론사로 공적 역할을 충실히 이어왔고, 2021년 10월 민영화를 통해 중앙 정론지로 새롭게 출발했다. 독자들의 말에 항상 귀 기울이고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대표 언론, 가장 믿을 수 있는 미디어로 거듭나는 서울신문의 새로운 출발을 지켜봐달라.” (2022/01/01, 서울신문 신년사에서)
“베트남 교민과 유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만한 활동들을 고민해왔다. 한국과 베트남이 앞으로 서로를 더 이해하고 협력관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민간외교 증진에 노력하겠다.” (2021/11/18, 베트남 정부로부터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 장학사업 등에 힘쓴 공로로 우호훈장을 받은 뒤)
“창립 이후 30년 동안 호반이 거둔 성과는 저를 믿고 함께한 임직원들과 창업 초기 어려운 시절에 사업의 동반자가 돼준 협력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큰 용기를 내어 사업을 시작한 많은 창업자들에게 호반도 힘을 보태겠다.” (2019/07/17, 스타트업 보육공간 ‘호반이노베이션허브’ 개소식에서)
“호반그룹은 이제 새로운 30년을 책임져야 할 제2의 출발점에 서 있다. 조금 불편하고 먼 길을 돌아오더라도 정직하게 원칙을 지켜온 것이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정직과 원칙을 지키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모든 임직원이 새로운 세대를 책임지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 (2019/06/28, 호반그룹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최근 선전으로 양국 국민들이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광주·전남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앞으로도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2019/06/20, 베트남 부총리와의 오찬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귀한 상과 영예를 고향의 선배님들로부터 받게 돼 큰 위로와 용기를 받았다. 더욱 당당하고 책임감 있는 기업인이자 자랑스러운 호남인의 모범이 되도록 정진하겠다.” (2020/01/10, ‘2020 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을 받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가 4년 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현재 지배구조에서 인수할 생각이 없다. 다만 매각 절차는 지켜보겠다. 내 마음에 변화가 있으면 직접 알려주겠다." (2019/04/17,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지난 40년 동안 전통과 경험, 단계적 발전 방안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최고 투어로 자리매김하겠다.” (2018/05/14,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유가가 올라갈 것이고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기회가 많을 것이다. 동남아시아가 해외시장에서 굉장히 좋을 것 같다.”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사업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나는 해외사업을 굉장히 좋게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발전과 원자력, 해외 고급건축 등에 굉장히 강점이 있다.”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중도포기는 없다. 그동안 우리가 인수전에서 중도포기한 사례가 없었다. 재무적으로 불안하면 시도도 안 했을 것이다. 자신이 있으니까 했다.” (2018/02/02,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재무구조에 자신감을 보이며)
"호반건설은 아파트 공급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국내시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국외 사업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대우건설 인수를 결심했다.”
“대우건설이 보유한 많은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2018/02/01,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창사 이래 가장 큰 성과를 낸 지금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비해 과감하게 기존 사업방식을 버리고 변화를 꾀해야 하며 올해 신사옥 입주를 앞두고 모든 계열사가 각각의 경쟁력을 보유하는 ‘책임경영 체제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 (2018/01/05,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8년 호반그룹 신년 전략회의’에서)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비해 과감하게 기존의 사업방식을 버리는 등 변화를 꾀하고 넓은 시각에서 적극적으로 신규사업을 발굴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호반의 미래 비전 찾기에 전념하겠다." (2018/01/05,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8년 호반그룹 신년 전략회의에서 신년사를 하며)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광주상의 회장으로 기업유치 등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실천해 나가겠다. 광주상의의 안정적 재정 운용을 위해 회원사를 확대하고 정부의 협력·공모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 광주상의 기금 230억 원을 활용해 산업단지 공단 조성 등 안정적인 투자처도 발굴하겠다.” (2015/03/30, 광주상공회의소 22대 회장에 취임한 뒤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 없이 단독으로 참여할 수 있고 입찰가격은 1조 원 이상도 써낼 자신이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 전문경영인이 구체적 검토를 하겠지만 건설업과 항공업이 시너지가 있을 것 같다.” (2015/03/25, 대한상공회의소 제22대 임시의원총회 참석에 앞서 한국경제TV 인터뷰에서)
“이번에 한 200억 원 정도는 우리 문화재단(호반장학재단)에 기부해서 한 1천억 원 정도 만들어서 문화재단을 통해 좋은 일을 한번 해볼 것이다. 그러니까 3백억 원 벌자고 (금호산업) 주식매집 들어간 거 아니니까 오해는 안 하셨으면 감사하겠다.” (2015/03/20,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출된 뒤 금호산업 지분 매각에 따른 차익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자)
“평소 정주영 회장님을 존경한다. 개척정신이 특별한 분이다. 그분이 저의 롤모델이다.” (2015/03/20,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출된 뒤)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서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 지금 저희가 실사하고 있으니 실사 결과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사결정이 나올 것이다.” (2015/03/20,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출된 뒤 금호산업 인수에 관한 의견을 묻자)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장학금이 학생들의 소중한 꿈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2014/02/28, 호반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상 고객의 소리를 듣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고객이 원하는 걸 먼저 시행했던 것이 지금의 호반이라는 기업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젊은 창립 멤버들이 광주 삼각동 채소밭에 호반리젠시빌의 첫 작품인 호반아파트를 착공할 때까지만 해도 눈여겨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기업의 이념과 기업인의 의지를 행복을 만드는 집, 행복을 파는 사람으로 정하고 아파트 하나하나에 혼을 불어넣었기 때문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 (2002/08/12, 매일경제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