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올 가을 출시할 '갤럭시Z 플립7' 탑재를 위해 개발하는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의 성능이 경쟁사들의 AP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엑시노스 홍보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엑시노스2500 성능은 퀄컴이 2023년 출시한 스냅드래곤8 3세대 정도의 성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퀄컴의 최신 AP로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엘리트’보다는 40% 가량 낮은 성능이다.
일각에서는 엑시노스2500이 낮은 성능으로 갤럭시S25 에 이어 갤럭시Z 플립7에도 탑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4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엑시노스2500의 성능이 경쟁사 AP 제품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원가경쟁력을 위해 스마트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AP를 병행 탑재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의 3나노 공정 수율(완성품 비율) 문제로 엑시노스2500은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엑시노스2500을 올 가을 ‘갤럭시Z 플립7’에는 탑재하겠다며,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엑시노스2500의 성능은 불안해 보인다. 경쟁사의 같은 세대 AP인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400’보다 못한 테스트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AP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AP 개발사들은 CPU 성능 테스트를 위해 프라이메이트랩이 제공하는 테스트 사이트 ‘긱벤치6’를 활용한다.
지난 3월31일 등록된 엑시노스2500(S5E9955)의 긱벤치6 멀티코어 점수는 6986점에 머물렀다. 출시 전 공개됐던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의 멀티코어 점수가 9271점이었고,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400이 8291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것이다.
AP는 실제 기기에 적용된 후 최적화를 거쳐 점수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엑시노스2500과 경쟁사들의 격차는 좁혀지기 어려운 2천 점 이상을 보이고 있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는 최적화 후 약 1200점이 올랐고, 디멘시티9400 역시 1천 점 정도 상승했다.
AP의 GPU 성능의 경우 초당 수행 가능한 연산 횟수를 의미하는 ‘클럭 속도’가 중요한데, 엑시노스2500은 999MHz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퀄컴이 2023년 출시한 스냅드래곤8 3세대 수준이다.
당초 초기 테스트에서는 클럭 속도가 1306MHz까지 나타났지만, 이후 테스트에서 속도가 내려가고 있다. 1306MHz는 스냅드래곤8 엘리트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현재는 999MHz 수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키텍처 설계나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엑시노스2500의 성능은 경쟁사보다 한 세대 뒤처진 수준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AP 홍보 이미지. <퀄컴>
퀄컴에 따르면 스냅드래곤8 엘리트는 이전 스냅드래곤8 3세대에 비해 CPU에서는 45%, GPU에서 40% 가량 성능이 향상됐다. 엑시노스2500이 스냅드래곤8 3세대 수준의 성능을 보인다면, 퀄컴과 AP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는 것이다.
게다가 미디어텍 역시 스냅드래곤8 엘리트와 경쟁할 디멘시티9400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엑시노스 경쟁력은 더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후 실제 기기에 적용해야 알 수 있겠지만, 알려진 정보만 보면 엑시노스2500은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아닌 디멘시티9400보다 못한 성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올 가을 출시할 갤럭시Z 플립7에 엑시노스2500 탑재를 추진하던 삼성전자 MX사업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샤오미, 오포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퀄컴과 미디어텍의 최신 AP를 탑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Z 플립7에 성능이 떨어지는 엑시노스2500을 탑재하는 건 기기 자체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엑시노스2500의 최종 출시 전까지 성능 개선의 여지가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500의 탑재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능이 개선될 여지가 있고,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엑시노스 탑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