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가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결기준 실적으로 반영되는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방어에 효자 역할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수익성 더 좋아졌다, 최주선 고부가 올레드 집중전략 효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수익성 높이기에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IT용 고부가가치 올레드(OLED)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던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2023년 3분기 실적보고서를 살펴보면 연결기준으로 실적이 잡히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가장 두드러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8조2200억 원, 매출총이익 6조6470억 원, 영업이익 1조9400억 원을 거뒀다. 매출총이익률은 80.9%, 영업이익률은 23.6%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21%도 넘어섰다. 

이와 같은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부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불리는 DS(반도체)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22.8%였다. 반도체 업황이 아직 꺾이기 전인 2022년 DS부문의 영업이익률이 24.2% 수준이었다.

삼성전자 MX(스마트폰)/네트워크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1%, '깜짝실적'을 낸 전장계열사인 하만의 영업이익률도 11% 수준이었다. 저조한 성과가 지속되고 있는 가전/VD(TV)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77%에 그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 MX사업부의 실적 호조가 전사 이익 개선을 견인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효과와 경쟁사의 북미 고객 초도물량 공급 지연에 따른 반사 수혜 효과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최주선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만족스러운 실적에 기여한 임직원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최 사장은 1일 삼성디스플레이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창립 11주년 기념식에서 “올해 어려운 외부 환경에도 동종업계 대비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오늘을 가능하게 한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게 3~4분기는 전통적인 계절적 성수기다. 최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9월15일 아이폰15 시리즈가 출시됐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유일하게 아이폰15기본/플러스/프로/프로맥스 4종에 모두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까지 애플에 공급하는 올레드 공급 초기 물량을 사실상 전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은 당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6대 4 정도의 비중으로 올레드 패널을 주문했으나 LG디스플레이가 초기에 수율(완성품 비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원하는 수준의 물량을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수율 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체 물량의 약 75%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같은 올레드 패널이어도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단가가 LG디스플레이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아이폰15프로/프로맥스 라인업이 인기가 많은 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이폰15프로/프로맥스에는 일반 LTPS(저온폴리실리콘) 올레드보다 단가가 비싼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올레드가 탑재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수익성 더 좋아졌다, 최주선 고부가 올레드 집중전략 효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 첫 번째)이 2023년 4월4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세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요가 부진한 대형 패널에서도 QD(퀀텀닷)-올레드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비중을 늘림으로써 적자 규모를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5월 적자를 보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에서 과감하게 손을 뗐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10월31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프리미엄급 IT용 올레드에 집중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대형 사업의 경우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게이밍 모니터 등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했고 동시에 수율 향상, 로스 절감 등 내실을 강화해 실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제 스마트폰, TV에 주로 적용되던 올레드의 사용처를 태블릿, 노트북 등 IT기기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발 앞서 움직여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가장 선제적으로 개발해 안정적으로 공급한 데 있다. 최 사장은 태블릿, 노트북 등에 들어갈 IT용 올레드에서 같은 성공 방식을 적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4월4일 태블릿과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8.6세대 올레드(OLED)에 2026년까지 4조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올레드에서 IT용 올레드 비중은 2022년 3.9%로 불과했지만 2027년에는 23.6%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레드는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차별화된 화질뿐만 아니라 얇고 가벼워 IT 제품에서도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