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5월 말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집중 순매수하면서 주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향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원전사업 기대감 등이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심리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에 외국인 러브콜, '원전 강자' 부각에 주가 기대감 더 커진다

▲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6월 들어 직전 거래일까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삼성전자에 이어 2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1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5월19일부터 16일까지 19거래일 연속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가 과거에도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10거래일 이상 연속으로 순매수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한 달 가까이 매 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과거 외국인투자자의 두산에너빌리티 최장 기간 연속 순매수 기록으로 여겨지는 2018년 5월 15거래일도 훌쩍 뛰어 넘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향한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도 적지 않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들어 직전 거래일까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282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가운데 삼성전자에 이어 2번째로 많이 담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3위 종목은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외국인투자자는 하반기 반도체업황 회복 기대감을 받는 SK하이닉스보다 6월 들어 두산에너빌리티를 더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5월에는 5월19일 이후 순매수로 돌아섰음에도 한 달 동안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834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5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13위에 올랐는데 6월 들어 순매수로 완전히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13.83%까지 상승했다. 한 달 전보다 1.99%포인트 늘며 202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6월 들어 직전 거래일까지 11거래일 동안 19.8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89% 오르는 데 그쳤다.

해외 원전사업을 향한 기대감이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선진 원전시장에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주기기 설계 및 제작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40년 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주기기를 공급했다.

미국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현재 SMR(소형모듈원전)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SMR 같은 차세대 기술에서 중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낮고 과거 원전 강국으로 여겨지던 일본과 독일, 캐나다 등은 원전 사고나 탈원전정책 등으로 관련 산업 경쟁력이 약해진 만큼 한국이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역시 현재 폴란트와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 구소련 국가들을 중심으로 석탄발전소 대체와 러시아 노후 원전 교체 등에 따른 원전 수요가 크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에 외국인 러브콜, '원전 강자' 부각에 주가 기대감 더 커진다

▲ 두산에너빌리티가 만든 대형원전 증기발생기.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원전에 쓰이는 원자로 및 내부구조물, 원자로냉각재펌프, 가압기, 핵연료 취급기기, 행연료 저장대, 열교환비, 원자로상부구조물 등 다양한 기기를 만든다. <두산에너빌리티>


유럽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원전사업에서 배제할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 프랑스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한국 원전산업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동시에 탈러시아와 탈중국 흐름이 적극 나타나는 유럽시장에서도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사업 확대에 따른 주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민재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원전사업 관련 수주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며 두산에너빌리티를 6월 유틸리티분야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주가도 기존 2만 원에서 2만2천 원으로 10% 높여 잡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월 초 보고서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하반기 원전 밸류체인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종목”이라며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소송 역시 결국 하반기 합의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위기가 아닌 투자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문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2만1천 원을 유지했다.

17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만9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