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CJCGV가 영화관 운영사 가운데 처음으로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특별상영관 관람 혜택이 빠지는 등 관객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어 보이지만 티빙 멤버십과 결합해 가입자를 끌어들일 요소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CJCGV '이유 있는' 구독서비스 도입, 관람객 늘리고 현금흐름도 기대

▲ CJCGV가 구독 서비스 'CGV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에 나서고 있다. 올해 말 신용도 재평가를 앞두고 있는 CJCGV는 추가적인 신용도 하락 시 향후 자금 조달에서 불리한 조건을 감내해야 한다. CJCGV 본사.


CJCGV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 수의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동시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월 1500만 명 안팎을 기록한 영화 관람객 수가 9월에는 980만 명으로 뒷걸음치면서 극장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CJCGV가 내놓은 구독 서비스인 ‘CGV플러스’는 CJ그룹 계열사인 티빙과 손잡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멤버십과 결합한 것이 눈에 띈다.

CGV플러스 구독료가 영화 1편을 관람하는 가격과 큰 차이가 없어 티빙 멤버십 무료 제공이 구독자 확보에 있어 '미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 분석 지표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18만 명으로 국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티빙은 씨즌과 통합을 진행하고 있어 월간활성이용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CGV플러스 구독자 유치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일각에서는 IMAX와 4DX 등 CGV의 특별상영관 관람 혜택이 없다는 점을 들어 CGV플러스의 '핵심'이 빠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되돌리기 위해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한 CJCGV의 전략과도 맞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CJCGV가 구독 서비스를 통해 바라고 있는 기대는 상영관 등급별 점유율 통계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일반 상영관은 국내 전체 영화티켓 매출 가운데  94.0%를, 전체 관객수 가운데 96.2%를 차지했다. 일반 상영관 수요로도 충분한 가입자 확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점유율이 높지 않은 특별상영관 혜택을 포함한다면 월 구독료가 높아져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거나 구독료를 유지하는 대신 CGV플러스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CJCGV가 구독 서비스라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은 곤경에 빠진 재무적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구독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로 여겨진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낮아진 CJCGV의 신용도 회복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CJCGV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고 영업손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CJCGV는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지주사 CJ로부터 자금을 수혈하는 등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악화된 실적 상황은 CJCGV의 신용등급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2020년 2차례에 걸쳐 CJCGV의 신용도를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CJCGV는 올해 연말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도 재평가를 앞두고 있다. CJCGV가 떨어진 신용도를 회복한다면 향후 자금 조달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CJCGV의 재무건전성을 감안한다면 신용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올해 2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CJCGV의 부채비율은 4053%에 이른다.

CJCGV는 구독 서비스의 선착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CJCGV는 CGV플러스의 가입자 목표를 2만 명(싱글·더블 등급 각 1만 명)으로 잡았는데 CGV플러스가 완판될 경우 산술적으로 월 4억5천만 원의 구독료 수입이 발생하게 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