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유료방송 합산 규제 일몰에 힘입어 유료방송 1위 자리를 더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유료방송 가입자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고 케이블TV 인수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KT, 합산규제 일몰 타고 유료방송 1위자리 확고히 다진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6월28일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일몰되면서 KT가 유료방송 가입자 모집 활동에 탄력을 받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 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률로 그동안 KT의 가입자 확대를 막아왔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은 각각 2017년 말 기준 20.1%, 10.5%로 합산하면 30.6%에 이른다. KT는 규제에 막혀 그동안 가입자 모집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규제가 풀리자 KT는 바로 가입자 모집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18일  유료방송업계 최초로 '선택약정 할인제도'를 접목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위성TV와 인터넷 서비스를 결합해 3년을 약정하면 기존 요금에서 30% 할인해 주는 것이다.

KT도 현재 인터넷TV(IPTV)의 가입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KT의 적극적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최근 이동통신사업의 부진을 유료방송의 실적 호조로 메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T의 2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2017년 2분기보다 0.7%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IPTV 등 미디어 콘텐츠사업 매출은 7.6% 늘어났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합산 규제가 시행되는 3년 동안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는 연평균 3만 명 증가했다”며 “합산 규제 일몰된 뒤 KT스카이라이프의 연 평균 가입자는 5만 명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국장은 “합산 규제 일몰로 KT그룹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을 것”이라며 ‘KT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많은 인력을 투입해 유료방송시장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KT가 CJ헬로, 딜라이브 등 케이블TV까지 인수한다면 1위 자리는 더 확고해진다.

딜라이브는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CJ헬로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매물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현재 케이블TV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유료방송 합산 규제의 효력이 끝난 만큼 언제든지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

KT가 CMB 등 중소형 케이블TV를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MB는 점유율이 4%로 높지 않고 지역방송국별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독과점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KT가 케이블TV 인수에 나선다면 KT스카이라이프가 공동으로 지분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4월부터 무차입경영을 하는 등 상당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금성 자산은 2분기 기준 1368억 원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유료방송시장 규제 완화로 유료방송업체 사이에서 인수합병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KT는 KT스카이라이프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케이블TV를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아직 인수합병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일단은 마케팅 비용 확대를 통해 유료방송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수합병 등의 문제는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