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 누가 뛰어들까  
▲ 정부가 추가 허용하기로 한 카지노 복합 리조트사업 운영권을 누가 차지할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카지노 테이블.

카지노업계가 정부의 7차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로 호재를 맞았다.

정부는 18일 ‘관광인프라 및 기업혁신투자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국내 복합 리조트 카지노 2곳을 추가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발표가 카지노업계에 미칠 영향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또 새로 추가되는 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 운영권을 기존 카지노사업자와 외국자본, 국내 대기업 가운데 누가 차지할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 카지노 복합리조트 신규 2곳 허용

IBK투자증권은 19일 GKL과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이 정부의 7차 투자 활성화 대책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애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투자 활성화 대책에 국내 복합 리조트 카지노 2개 추가 허용, 서울과 제주에 면세점 4개 허가, 관광호텔 확충 등의 내용이 담겼다”며 “신규 사업자에게 기회가 열렸지만 기존 사업자에게 경쟁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특히 카지노업계와 관련해 “이번 정책으로 영종도 카지노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해 온 GKL에게 기회가 왔다”며 “이미 영종도에 카지노를 짓기로 한 파라다이스는 경쟁격화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대규모 복합 리조트들이 한꺼번에 들어서는 집적효과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종도에서 1호 복합카지노 리조트를 만들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영종도에서 새롭게 복합카지노 리조트 라이선스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GKL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관세청, 중소기업청 등 관계 부처는 18일 핵심 관광 인프라 확충에 3조5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국내외 관광수요를 감안해 2개 내외의 복합리조트(외국인 카지노 포함) 사업자를 추가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복합리조트 1곳 당 1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해 이르면 내년에 착공토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등 투자자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정부가 심사해 오는 11∼12월에 사업자를 선정한다. 복합리조트 완공예정 시기는 오는 2020년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복합리조트 추진은 장소 제한이 없고 한 곳당 1조 원 규모로 조성된다. 올 하반기쯤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책 발표에 힘입어 카지노 관련주는 19일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카지노주는 지난해 4분기 마카오 카지노가 중국 공안당국의 카지노 단속 강화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주가가 부진했다.

◆GKL 최대 수혜 전망, 파라다이스는 ‘기대반 우려반’

카지노산업은 정부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투자활성화 대책으로 카지노 복합리조트 2개를 허용하기로 한 것은 카지노산업의 빗장을 풀어준 조처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추가 카지노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GKL을 꼽고 있다. GKL은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데 그동안 영종도 복합리조트 건설을 희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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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2개 복합리조트를 새로 허가하고 국내 자본이 최대주주가 될 수 있게 했다”며 “지역으로 영종도가 유력할 것으로 보여 카지노 클러스터 조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영종도에서 1호 복합카지노 리조트를 만들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새 면허를 받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큰 GKL을 수혜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한일 합작법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하고 지난해 11월 영종도에 파라다이스시티를 착공했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인천공항 인근 국제업무지역(IBC-1) 33만㎡ 부지에 1조9천억 원을 투자해 '파라다이스시티'를 세우고 있다. 1단계로 2017년까지 711실 규모의 5성급 호텔과 국내 최대 외국인 전용 카지노, K-플라자, 초대형 컨벤션 등을 짓는다.

이런 상황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 2곳이 새로 생겨날 경우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책으로 카지노시장이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김진성 연구원은 “이전에 제시됐던 계획보다 구체적 사항들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카지노산업) 육성의지가 강력히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자본, 대기업 진출 주목

외국계 자본의 국내 카지노산업 진출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외국계 카지노 자본인 리포&시저스(LOCZ)는 현재 이미 카지노 면허를 받아 최근 복합리조트 건설 부지를 매입했다.

미국의 카지노업체 '시저스 엔터테인먼트'도 2018년까지 영종도 미단시티에 7억9천400만달러 규모의 카지노를 건설하기로 하고 카지노 면허를 받아 최근 복합리조트 건설 부지를 사들였다.

이밖에도 홍콩 4대 재벌그룹 ‘초우타이푹(周大福)사’ 등 3∼4건의 중국계 자본도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에 관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카지노 기업인 샌즈그룹과 MGM, 윈 등도 투자의향을 밝히며 사업추진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에 국내 재벌기업에도 문호를 활짝 열기로 했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우 51% 이상 최대출자자가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기업도 5억달러 이상 외국자본만 유치하면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리조트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 가운데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 롯데그룹, 한진그룹 등의 참여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호텔과 쇼핑몰을 포함하는 복합리조트라고 해도 카지노라는 업종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아직까지 선뜻 투자의사를 보이는 곳은 없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투자활성화에 환영을 표시했으나 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카지노는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검토해 볼 수 있으나 당장 뛰어들 수 없을 것”이라면서 “롯데는 호텔 유관산업에 지속적 투자를 해 온 만큼 기회가 된다면 복합몰 쪽으로 적극 투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에 카지노사업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 전용이기 때문에 내국인 개방이 이뤄지지 않는 한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 한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 1곳(강원랜드) 등 모두 17곳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매출액은 2010년 1조 원을 넘은 뒤 2013년 1조3685억 원으로 크게 늘고 있다. 연간 평균 입장객만도 2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강원랜드의 경우 2013년 매출액은 1조3613억 원, 입장객은 307만 명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1조5933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