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부도’ 카드를 꺼내든 뒤 역풍을 맞고 있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카젬 사장이 부도 가능성을 암시한 뒤부터 한국GM 노조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GM 노사 감정싸움으로 치달아, 사장 '부도 발언' 뒤 더욱 악화

▲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노조는 이날 인천 부평공장 안에 있는 복지회관에서 간부합동 회의를 마친 직후 카젬 사장 방으로 향했다.

카젬 사장이 2017년 성과급 가운데 절반가량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카젬 사장은 이날 오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는 자금난으로  2017년 임금협상에서 약속한 2차 성과급을 예정일인 6일에 지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카젬 사장 방에서 집기를 부쉈고 카젬 사장은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젬 사장은 부도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이미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 있었다. 

그는 3월28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만약 노사가 3월 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4월 초 도래하는 각종 비용 지급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카젬 사장의 말을 ‘부도 협박’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반발해 파업할 채비를 갖췄다. 

노조는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를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쟁의조정에 10일 소요된다. 

GM은 20일까지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 정부의 지원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일을 넘기면 한국GM을 부도처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에 남은 시간은 얼마 없는데 노조는 회사에 등을 돌렸고 산업은행도 ‘선 실사 후 지원’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GM이 한국GM 경영부실의 원인으로 꼽히는 이전가격, 기술사용료 등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한국GM 경영실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GM 태스크포스팀장은 맡은 진인식 산업은행 투자관리실장은 3월29일 노조와 면담에서 “(실사는) 5월12일 정도에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