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가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경영 정상화 방안을 놓고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에 한 달 안에 노조가 동의한 자구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채권단의 압박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노사 만나지만 경영 정상화 방안 합의할지 불투명

▲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


22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회사는 경영 정상화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노조에 집중교섭을 요구했는데 이르면 23일 노사가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노조가 24일 진행하기로 한 전면파업을 철회하고 집중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일단 23일 회사와 만나 협상을 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집중교섭 요구를 수용할지는 그 내용을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집중교섭을 요구하는 회사의 공문을 받지 않았다"며 "어떤 사안을 집중교섭의 대상으로 삼을지 지켜봐야 받아들일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한 달 안에 노조에서 동의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놓는 조건으로 금호타이어의 채무 만기를 연장하고 금호타이어에 외부자본을 유치하기로 가닥을 잡은 만큼 노사는 급할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이자율을 깎아주거나 불확실한 경영상황 아래에서 채무만기를 연장하는 등 방식으로 채권단이 고통분담에 먼저 나섰다”며 “실질적 자구노력을 추진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노사를 위해 채권단에서 논의할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1483억 원을 절감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하고 동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단가 개선, 특수관계자 거래 개선, 일반직 인력 감축, 일반직 노동자의 임금조정 등을 추진해 525억 원을 절감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나머지 958억 원은 노조의 동의를 얻어 산재와 휴직제도 조정, 무급휴무 실시와 수당 조정, 임금조정, 희망퇴직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노사가 만나더라도 노조는 조합원의 임금, 복지, 고용 등을 놓고 타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완강히 고수해 경영 정상화 방안의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 제도적 개선방안을 놓고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는 임금, 복지, 고용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12월 급여와 1월 정기 상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