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요즘 누구를 만나도 증시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론 지인, 가족을 만나도 마찬가지다.
‘코스피가 5천을 넘어 6천을 간다더라’, ‘앞으로는 코스닥이 더 좋다더라’ 등 지수 얘기부터 ‘2차전지가 살아나고 있다’, ‘다음 차례는 바이오다’ 등 개별종목과 분석 얘기까지, 소주제도 끝이 없다.
그 중 최근 한 증권맨의 이야기가 귀에 꽂혔다
“여의도 분위기는 코스피 5000 시대 같지 않다.”
자본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여의도에서 코스피 5000 시대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이런 불장이면 돈이 돌면서 축제 분위기가 날 법도 하지만, 거래소나 협회의 축하 행사를 제외하고 점심이나 저녁 시간 식당가를 보면 활황 장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여의도 물가, 코로나 이후 줄어든 회식 문화 등도 원인이겠지만 증시가 너무 빨리 오른 데서 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른바 ‘거품론’이다.
증시가 너무 빨리 올라 언제 꺼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분위기가 여의도 전반에 퍼져 있다는 것인데, 그 누구도 예상 못한 가파른 급등세는 묘한 불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자아냈다.
증권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도 코스피 5천 시대 각자의 이유로 불안하고 흔들렸다.
누군가는 오랜 기간 손실을 보고 있다가 대형주를 익절했는데 그 뒤로 너무 많이 올라 속상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장이 좋은데 가는 종목만 가고 본인이 들고 있는 종목은 가지 않는다며, 코스피 5천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투덜댔다.
수익을 보고 있는 이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주식을 들고 있지만 자기가 판 다음에 더 오를까봐, 하지만 그 전에 거품이 빠질까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하겠다며 불안해했다.
던졌는데 더 올라 속상하고, 내 것만 안 올라 화가 나고, 주가가 꺼질까 불안한 사이, 큰 수익을 확정한 사람은 쉬쉬했다.
여의도 증권사에서 일하는 한 증권맨은 “돈 번 사람은 조용하고 돈 못 번 사람은 지금 같은 시기 더 못 벌었다고 크게 얘기하고 다닌다”며 “안 좋은 이야기들만 많이 들려 오히려 분위기가 더 쳐지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다.
병오년, 멈춤을 모르는 말처럼, 너무 빨리 올라 마치 불청객처럼 찾아온 코스피 5000은 자본시장의 메카 여의도도 나만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가득 채웠다.
이런 상황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스피 5000 시대가 안착돼야 한다.
코스피가 급격히 꺼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가 쌓인다면 버블론은 자연스레 사그라지고 포모 역시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다.
다만 코스피 5000 안착은 시간이 필요한 일(눈으로 확인해야 하니까), 그 사이 정부여당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개별기업 실적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지만, 실적이 기업가치에 투영되고 시간이 흘러 코스피 5000 안착으로 이어지는 동안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은 결국 정책의 몫이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가 최근 ‘코리아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로 새 출발하며 3차 상법 개정,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원칙) 강화,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반가운 이유다.
코스피 5000 시대라지만 코스피에는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종목이 절반이 넘는다.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했던 제도가 바로 잡힌다면 다수의 종목들이 재평가를 받으면서 코스피 5000 유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이는 가는 종목만 가고 안 가는 종목은 안 가는 상황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특정 종목 상승이 코스피 5000시대를 이끈 주가 ‘부익부 빈익빈’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코스피 951개 종목 가운데 올해 들어 4일까지 코스피 상승률 22.53%를 상회하는 종목은 124개에 그친다. 나머지 800여 개 종목은 코스피보다 덜 올랐다. 이 기간 하락한 종목도 295개로 코스피 상장사의 31%에 이른다.
증시는 이제 조금씩 정부의 바람대로 부동산을 대체하는 투자수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하루에 5% 넘게 빠진 2일 5조3천억 원, 3% 넘게 하락한 5일 8조2천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최근 일주일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21조 원에 이른다.
개인투자자가 하루에 코스피 종목을 8조 원 넘게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 일주일에 20조 원 넘게 순매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말은 증시가 폭락하면 개인투자자 손실이 커지며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역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코스피 5000 안착을 이끌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한재 금융증권부 부장
‘코스피가 5천을 넘어 6천을 간다더라’, ‘앞으로는 코스닥이 더 좋다더라’ 등 지수 얘기부터 ‘2차전지가 살아나고 있다’, ‘다음 차례는 바이오다’ 등 개별종목과 분석 얘기까지, 소주제도 끝이 없다.
▲ 코스피가 종가 기준 최초로 5천을 돌파한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KB국민은행 >
그 중 최근 한 증권맨의 이야기가 귀에 꽂혔다
“여의도 분위기는 코스피 5000 시대 같지 않다.”
자본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여의도에서 코스피 5000 시대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이런 불장이면 돈이 돌면서 축제 분위기가 날 법도 하지만, 거래소나 협회의 축하 행사를 제외하고 점심이나 저녁 시간 식당가를 보면 활황 장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여의도 물가, 코로나 이후 줄어든 회식 문화 등도 원인이겠지만 증시가 너무 빨리 오른 데서 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른바 ‘거품론’이다.
증시가 너무 빨리 올라 언제 꺼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분위기가 여의도 전반에 퍼져 있다는 것인데, 그 누구도 예상 못한 가파른 급등세는 묘한 불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자아냈다.
증권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도 코스피 5천 시대 각자의 이유로 불안하고 흔들렸다.
누군가는 오랜 기간 손실을 보고 있다가 대형주를 익절했는데 그 뒤로 너무 많이 올라 속상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장이 좋은데 가는 종목만 가고 본인이 들고 있는 종목은 가지 않는다며, 코스피 5천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투덜댔다.
수익을 보고 있는 이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주식을 들고 있지만 자기가 판 다음에 더 오를까봐, 하지만 그 전에 거품이 빠질까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하겠다며 불안해했다.
던졌는데 더 올라 속상하고, 내 것만 안 올라 화가 나고, 주가가 꺼질까 불안한 사이, 큰 수익을 확정한 사람은 쉬쉬했다.
여의도 증권사에서 일하는 한 증권맨은 “돈 번 사람은 조용하고 돈 못 번 사람은 지금 같은 시기 더 못 벌었다고 크게 얘기하고 다닌다”며 “안 좋은 이야기들만 많이 들려 오히려 분위기가 더 쳐지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다.
병오년, 멈춤을 모르는 말처럼, 너무 빨리 올라 마치 불청객처럼 찾아온 코스피 5000은 자본시장의 메카 여의도도 나만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가득 채웠다.
이런 상황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스피 5000 시대가 안착돼야 한다.
코스피가 급격히 꺼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가 쌓인다면 버블론은 자연스레 사그라지고 포모 역시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다.
다만 코스피 5000 안착은 시간이 필요한 일(눈으로 확인해야 하니까), 그 사이 정부여당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개별기업 실적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지만, 실적이 기업가치에 투영되고 시간이 흘러 코스피 5000 안착으로 이어지는 동안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은 결국 정책의 몫이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가 최근 ‘코리아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로 새 출발하며 3차 상법 개정,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원칙) 강화,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반가운 이유다.
코스피 5000 시대라지만 코스피에는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종목이 절반이 넘는다.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했던 제도가 바로 잡힌다면 다수의 종목들이 재평가를 받으면서 코스피 5000 유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 4일 정규 장 마감 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이날 코스피는 3% 넘게 내리며 52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는 최근 들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가는 종목만 가고 안 가는 종목은 안 가는 상황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특정 종목 상승이 코스피 5000시대를 이끈 주가 ‘부익부 빈익빈’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코스피 951개 종목 가운데 올해 들어 4일까지 코스피 상승률 22.53%를 상회하는 종목은 124개에 그친다. 나머지 800여 개 종목은 코스피보다 덜 올랐다. 이 기간 하락한 종목도 295개로 코스피 상장사의 31%에 이른다.
증시는 이제 조금씩 정부의 바람대로 부동산을 대체하는 투자수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하루에 5% 넘게 빠진 2일 5조3천억 원, 3% 넘게 하락한 5일 8조2천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최근 일주일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21조 원에 이른다.
개인투자자가 하루에 코스피 종목을 8조 원 넘게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 일주일에 20조 원 넘게 순매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말은 증시가 폭락하면 개인투자자 손실이 커지며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역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코스피 5000 안착을 이끌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한재 금융증권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