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결산/통신] 해킹 악재에 흔들린 이동통신 3사, 내년 AI 수익화로 반등 노린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연이어 발생한 해킹 사고에 따른 과징금과 소비자 보상 부담으로 실적 부진과 경영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2025년 이동통신 3사는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신사업에 박차를 가했으나, 예상치 못한 해킹 사고라는 복병을 만나 한 해 내내 실적과 경영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다만 통신 3사는 내년 해킹 이슈가 정리 국면에 들어선 이후에는 AI에이전트 유료화,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 데이터센터 확장 등을 통해 AI 사업의 수익화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로 확산된 해킹 사고 여파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경민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으로 향후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에 따라 단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올해 통신업계를 흔든 해킹 사고는 4월 SK텔레콤에서 시작됐다. 

이후 9월 들어서는 KT와 LG유플러스까지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동통신 시장 전반으로 보안 문제가 확대됐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와 당국의 제재 논의가 이어지면서 각 통신사는 가입자 보상과 위약금 면제 문제, 과징금 처분 등을 둘러싼 부담을 안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2025년이었지만 통신서비스 업체들에게는 힘든 한 해였다”며 “통신 3사 모두 정보 보안이라는 이슈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놓고 내년 행정소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텔레콤은 소송 대리인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했다.

KT는 올해 말로 전망되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내년부터 과징금 부과와 가입자 대상 보상안, 위약금 면제 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도 내년 초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면 실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킹 사고의 영향은 올해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가입자 이탈과 보상 비용, 과징금 부담이 겹치며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17조1590억 원, 영업이익 1조1419억 원, 순이익 403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7.3%, 순이익은 70.9% 감소한 수치다.

다만 SK텔레콤은 내년에는 매출 17조7381억 원, 영업이익 1조8183억 원, 순이익 1조1892억 원을 기록하며 점진적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경우 해킹 사고의 직접적 영향이 올해에 집중된 만큼, 내년에는 실적 반등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보안 침해로 인한 실적 감소 이슈가 일단락됐다”며 “2026년부터 실적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해킹 사고의 여파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내년부터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가 내년에 올해 SK텔레콤이 겪었던 수준의 실적 부담을 경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내년 매출 27조9141억 원, 영업이익 2조2139억 원, 순이익 1조583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5년 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3.1%, 순이익은 15.2% 각각 감소한 수치다.
[2025결산/통신] 해킹 악재에 흔들린 이동통신 3사, 내년 AI 수익화로 반등 노린다

▲ 이동통신 3사는 내년에 해킹 이슈가 정리 국면에 들어서면서 AI에이전트 유료화, 빅테크 협업, 데이터센터 확장을 통해 AI 사업 수익화와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는 해킹 사고로 인한 실적 불확실성에도 내년부터 AI 사업 확대와 수익화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들은 통신시장 성장 정체에 대응해 AI 솔루션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사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을 통한 AI 관련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천·개봉·안산 등지에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완공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중심으로 한 관련 매출 확대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내년 상반기 중 AI 에이전트 ‘에이닷’의 유료화를 추진하고, 이를 구독 서비스나 결합상품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도 AI 에이전트 ‘익시오’의 가입자 확대에 주력하며 유료 서비스로의 전환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까지 경기도 파주에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AI가 통신 본업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견인할 것”이라며 “AI데이터센터와 AICC 등 신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 통신사가 겪은 해킹사고와 같은 일회성 변수만 없다면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은 6G가 시작되기 전인 2029년까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무선 사업 매출 성장은 더뎌지겠지만,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 매출은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