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기온상승에 아시아 홍수 강해지고 잦아져", 조기경보체계 강화 촉구

▲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2일(현지시각) 시민들이 물에 잠긴 시내를 작은 배에 의지해 이동하거나 직접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지구온난화 영향에 아시아 지역의 홍수가 극단적으로 강하고 잦아지고 있어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가디언은 기온상승 영향에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일대에 심각한 집중호우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주 스리랑카에서는 사이클론 디트와 영향에 최소 1200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록시 콜 인도 열대기상연구소 기후학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같은 현상의 배경이 되는 기후가 변화했기 때문에 사이클론이 더 강해지고 파괴력이 커졌다"며 "이제는 바람이 아닌 물이 재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콜 학자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7차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다. IPCC가 검토한 결과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대는 기온상승 영향에 다른 지역보다 홍수를 더 많이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IPCC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대기중 수분 함유량은 7%씩 올라간다. 여기에 해양 폭염으로 더워진 바닷물에서 나오는 에너지량까지 증가하고 있어 태풍과 사이클론이 더 강해진다.

콜 기후학자는 "이번 시즌에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각종 폭풍이 엄청난 양의 습기를 운반했다"며 "따뜻한 바닷물과 대기가 폭풍들에 물을 가득 채우는 탓에 이제 중규모 사이클론 정도만 되어도 강을 범람시키고 경사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폭우를 뿜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소니아 세네비라트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 기후학자도 가디언을 통해 "지구온난화 심화와 폭우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는 매우 명확한 징후가 있다"며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미치는 이같은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세네비라트네 학자는 콜 학자와 함께 IPCC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에 학자들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대 국가들이 강해진 홍수에 맞춰 조기경보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렉산더 마테우 국제적십자사연맹 아시아태평양 지역 책임자는 가디언을 통해 "동남아시아의 상황을 보면 더 나은 조기 경보 시스템, 홍수시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더 나은 대피소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여기에 맹그로브를 심는 등 사람들을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자연 기반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