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회장(가운데)이 1월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만찬에 참석해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베이조스 어스펀드가 '과학 기반 감축목표 협의체(SBTi)' 후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 어스펀드는 SBTi의 가장 큰 후원자로 협의체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 때문에 SBTi가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기준에 탄소 크레딧을 활용한 탄소 상쇄도 포함한다는 결정을 내렸을 당시 파이낸셜타임스는 베이조스 어스펀드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베이조스 어스펀드는 탄소 크레딧이 거래되는 자발적 탄소 시장 확대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BTi 직원들은 이러한 결정이 이뤄질 당시 베이조스 어스펀드가 협의체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베이조스 어스펀드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우리는 SBTi 의사결정에 일체 개입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BTi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베이조스 어스펀드가 이번에 후원 중단 결정을 내린 이유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계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베이조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하는 등 관계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데 SBTi를 계속 후원하면 해당 작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정부 내 기후 관련 부서들을 일괄적으로 폐지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적대적이기 때문이다.
베이조스 어스펀드는 파이낸셜타임스의 사실확인 요청에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일과 목적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내부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그동안 빅테크 거부들이 창설한 재단들은 기후와 관련된 일을 주기적으로 후원해왔고 매우 큰 관심을 보였다"며 "이제는 미국 국내에 무엇이든 잃을 것이 있는 사람들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일에 투자하기 전에 최소한 3번은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