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30% 수수료 인하 가능성에 국내 게임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앱마켓의 수수료 구조가 변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도 본격적 행동에 나서면서 수수료 인하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독점 요구에 구글·애플 앱마켓 '30% 수수료' 낮아지나, 매년 2조 '상납' 한국 게임업계 반색

▲  애플 앱스토어 홍보용 이미지. <애플>


27일 게임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위더피플 법률사무소와 모바일게임협회는 지난 10월 말까지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인앱결제에서 받은 수수료가 과다하다며 성명을 발표하고, 집단 조정에 참여할 게임사들을 모집했다.

스타코링크를 포함한 45개 국내 게임사 등이 집단 조정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관련 소송이 미국에서 승소한 전력이 있는 만큼, 앞서 지급한 수수료를 일부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해배상과 기존 30% 앱마켓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낮추는 게 목표다. 

오는 11월까지 소송 수임을 완료하고, 내년 1월에는 집단조정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외에서 불고 있는 앱마켓 수수료 인하요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부터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하며 애플 앱스토어의 독점적 인앱결제 수수료를 제재했다. 지난 6월에는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방식이 DMA 위반에 해당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수십조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예고했다. 

애플은 디지털시장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유럽에서 앱스토어 수수료를 30%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이후 앱스토어를 이용하지 않고도 아이폰, 아이패드 등 기기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 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지난해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대상으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7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한 앱에 지금까지 금지해온 제3자 결제 수단을 허용하도록 명령했다.

이 외에 2022년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30% 수수료 정책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서 미국 4만8천여 개의 일부 앱 개발사가 9천만 달러(약 12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받은 사례도 있다.
 
반독점 요구에 구글·애플 앱마켓 '30% 수수료' 낮아지나, 매년 2조 '상납' 한국 게임업계 반색

▲ 애플이 유럽에서처럼 앱스토어 수수료를 인하할 경우 경쟁사인 구글도 따라 앱마켓 수수료를 인하할 것이란 가능성도 나온다. <구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다른 세계 국가들로 앱 마켓들의 생태계 개방 정책이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등 각지에서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애플이 유럽 지역에서만 수수료를 17%로 낮추는 정책을 고수하기는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경우 애플의 경쟁사인 구글도 수수료를 따라 인하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국내 게임 업계는 그간 구글과 애플에 매년 약 2조 원의 앱마켓 수수료로 지급해온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게임사는 세계적으로도 구글과 애플 앱마켓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는데, 대부분 모바일게임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 및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만약 수수료가 유럽처럼 17%까지 낮아질 경우, 국내 게임사들은 큰 폭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024년 실적 추정치를 기준으로 앱마켓 수수료가 30%에서 17%로 낮아질 경우 넷마블이 연간 3250억 원, 엔씨소프트 1260억 원, 크래프톤 710억 원, 카카오게임즈 700억 원, 위메이드 680억 원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세계 전체 동일한 수수료를 수취하는 방향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특히 모바일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사 수익 개선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가 이뤄진다면 국내 게임사들의 수익 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체 게임 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