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9월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행사에 참석해 현대차그룹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 회사가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해 두었다고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품질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장 사장은 28일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지와 무관히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5일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가운데 누가 백악관에 입성할 지는 현대차 미국 사업 향방을 가를 중요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가 최근 생산을 시작한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이 미 당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를 비롯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계속될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 연장선상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친환경 제조업 지원 법안을 이어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그러나 미국 내 전기차 제조를 노리는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추가로 진출해 경쟁이 격화할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또 해리스 후보가 친환경 규제를 강화해 현대차가 앨라배마주에 두고 있는 내연기관차 공장 생산량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트럼프 후보는 전기차 제조 보조금을 축소하는 것은 물론 내연기관차에 적용하던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해 전기차 제조에 유리했던 환경을 뒤집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가 이러한 시나리오별로 이미 대응책을 만들어 사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대표 발언이 나온 것이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보조금에 의존하는 대신 중장기 제품 경쟁력에 기반해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장 사장은 하이니켈 소재 배터리를 탑재하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개선해 전기차 성능을 향상하겠다는 구체적 전략도 소개했다. 최근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하이브리드차 선택지를 늘리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장 사장은 “보조금은 일시적 요인이며 결국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라며 “누가 대통령에 오르는지와 무관히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최근 기업공개(IPO) 방식으로 상장한 인도 시장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두 배로 늘리고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도 소개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