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중국은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허브, 미국 중심 재편에 시간 걸려"

▲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및 시스템 반도체 수출입 결합도. <대한상공회의소>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여전히 반도체 제조 공급망의 허브기능을 지속하고 있어,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2일 ‘반도체 5대강국의 수출입 결합도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을 제외한 반도체 5대 강국은 무역 상호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미국의 우방국 중심 공급망 재편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SGI는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수출입 결합도는 양국의 무역 연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중국의 대 한국 수출 결합도는 중국의 수출 중 한국 수출 비중을 전 세계 수입 중 한국의 비중으로 나눈 값이다.

수출입결합도 수치가 1보다 크면 양국의 무역관계가 상호보완적이며, 1보다 작으면 무역 보완성이 떨어진다고 해석한다. 

수출결합도 분석결과, 2022년 기준 중국은 한국과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 결합도가 2.94로 높게 나타났고, 대만과 메모리 반도체 수출 결합도 역시 1.5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보완적으로 나타났다.

수입측면에서도 2022년 중국의 수입 결합도가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모두 한국(메모리 2.28, 시스템 2.12), 대만(메모리 1.50, 시스템 1.29), 일본(메모리 1.44, 시스템 2.05)과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보완적 관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미국과 메모리 반도체 수출결합도는 0.62, 수입결합도는 0.09로, 미중 무역은 보완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GI는 “중국이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제조 공급망 허브로서 기능하고 있고,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과, 시스템 반도체는 대만과 긴밀한 생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전자 및 광학기기 대중 수출 40%가 중간재이며 28%는 중국에서 해외로 재수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고, 반도체 수요 시장으로서의 위상 역시 당분간은 유지할 것으로 보여 한국은 중국과 협력적 관계를 잘 관리해 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우방국 중심 공급망 구축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범용 반도체까지 디커플링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리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나 직접 환급 등의 재정지원조치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