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화 카드를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수수료 무료화로 투자자를 거래소로 끌어들여 실적 개선의 기회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빗썸 다시 내건 수수료 무료화, 상장 앞둔 이재원 끝없는 점유율 승부수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사진)가 10월1일부터 다시 한번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다.


23일 빗썸에 따르면 10월1일 0시부터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으로 빗썸 원화마켓과 BTC마켓의 전체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다.

빗썸이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것은 지난해 10월에 창립 10주년 이벤트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 뒤로도 종종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으나 당시에는 일부 코인을 대상으로 했다.

올해 이벤트가 지난해와 다른 점은 투자자들이 24일부터 30일까지 사전 등록 페이지에서 미리 신청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수수료 무료화 혜택을 받고 싶은 투자자를 유인하는 전략인 셈이다.

가상화폐거래소 수익이 대부분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다시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를 앞두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점유율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수료 무료화 이벤트만큼 점유율 확대에 효과를 본 것이 없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그동안 업비트에 뒤처진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원화 예치금 요율 인상과 실명계좌 제휴 은행 변경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번번이 금융당국의 제동에 걸려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했던 수수료 무료화 이벤트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10% 수준에 머물던 점유율을 30%대 후반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빗썸은 상반기에 전년보다 218.4% 증가한 순이익 1028억 원을 내며 실적을 개선했다.

빗썸은 당시 “이전 분기보다 시장 상황이 악화했음에도 안정적 점유율을 보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빗썸 다시 내건 수수료 무료화, 상장 앞둔 이재원 끝없는 점유율 승부수

▲ 빗썸의 수수료 무료화 이벤트는 전통적 강세장 시기와 맞물리면서 점유율 확대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수료 무료화 이벤트가 진행되는 10월은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이 강세장을 보이는 시기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초 대비 10월의 비트코인 가격을 살펴보면 2015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에 가상화폐업계에서는 해마다 10월이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시세가 크게 상승한다는 의미에서 10월을 오르다(Up)와 10월(October)의 합성어인 ‘업토버’(Uptober)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상화폐매체 NFT이브닝은 가상화폐 투자자 4명 중 3명은 올해 10월에도 이른바 ‘업토버’ 서사에 기반 한 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가상화폐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신규 고객 유입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이번 이벤트를 알리면서 “창립 11주년을 맞이하여 거래 수수료를 다시 무료로 제공한다”며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