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남재관 컴투스 대표이사가 최근 10년 넘게 보유하고 있던 데브시스터즈 지분을 3번에 걸쳐 처분했다.

컴투스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자체 개발과 외부 게임 퍼블리싱(배급)을 가리지 않고 신작 확대를 예고한 만큼, 이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데브시스터즈 지분 팔아 자금 마련한 컴투스, 남재관 흥행 게임 만들기 ‘올인’

▲ 남재관 컴투스 대표이사. <컴투스>


20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실적 난조에 빠진 컴투스는 '흥행 게임' 만들기를 통한 실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컴투스는 데브시스터즈 주식 40만주(171억4천만 원)를 지난 16일 시간외 매도했다고 19일 공시했다.

회사는 지난 7월에도 두 차례 데브시스터즈 지분을 매각했는데 7월 3일에 17만3704주, 7월 4일에 200주를 매각하며 총 17만3904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에 따라 컴투스의 데브시스터즈 지분율은 14.88%에서 9.10%로 감소했다. 확보된 자금은 약 280억 원 수준이다.

컴투스는 현재 사업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데브시스터즈 지분을 정리하고, 연이어 출시하는 신작 게임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컴투스는 지분 처분 외에도 비효율적 사업과 인력 재편 등을 통해 체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내며 연결기준 적자의 원인이 된 미디어 계열사 ‘위지웍스튜디오’와 메타버스 계열사 ‘컴투버스’의 인원을 70% 이상 감축했다.

2023년 말 기준 1509명을 기록했던 회사의 게임 부문 인력도 올해 초 일부 구조조정을 진행해 올해 6월 말 기준 1429명으로 줄었다.

남 대표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경영 효율화를 끊임없이 실시하며 효율이 나지 않는 부분을 정리해 내실을 다질 것”이라며 “손실 부담이 컸던 미디어 자회사는 계속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지분 매각과 사업 재편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신작 게임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브시스터즈 지분 팔아 자금 마련한 컴투스, 남재관 흥행 게임 만들기 ‘올인’

▲ 컴투스가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발표한 신작 출시 일정. <컴투스>

회사는 앞으로 자체 개발 게임 3종과 외부 배급 게임 8종을 포함해 총 11종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대표작인 ‘서머너즈워’ 지식재산권(IP)를 바탕으로 제작된 방치형 RPG '서머너즈워:레기온'과 캐주얼 액션게임 '레전드서머너(가칭)', 일본 프로야구를 배경으로 한 스포츠 게임 '프로야구 라이징' 등 자체 개발 게임은 2025년 출시할 예정이다.

퍼블리싱 게임은 쿠킹 시뮬레이션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을 포함해 4종이 올해 안에 출시되며, 2025년에는 2종이 추가 출시된다. 

외부 배급 게임 8종은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개발과 홍보에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도 “신작 오픈에 맞춰 마케팅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매출 대비 20% 수준에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컴투스 실적 반등을 위해선 앞으로 출시할 게임 흥행이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안재민 NH증권 연구원은 “컴투스는 긴 시간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신작 성과 수준에 따라 실적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 주요 게임은 2025년 3월 말 일본에서 출시되는 ‘프로야구 라이징’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컴투스가 발표한 신작 라인업 가운데 가장 기대가 큰 작품은 일본 프로야구 라이선스 게임인 프로야구 라이징”이라며 “일본 모바일 야구게임 시장은 연간 5천억 원 규모로 10%만 점유해도 연 500억 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