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사업 일론 머스크에 좌우, “트럼프에 전기차 설득할 유일한 인물”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오른쪽)가 2020년 5월27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에 방문해 팰컨9 로켓 발사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도 함께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반대 의견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설득할 유일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현지에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전기차 판매에 공들이고 있어 머스크의 행보에 따라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각)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국회의원들 발언을 인용해 “머스크는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의 기후 관련 정책을 흔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비롯 새 정부 정책을 조정하는 작업에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하원의원 발언도 전해졌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바이든 현 정부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제조업에 제공하던 연방 보조금을 철회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를 뒤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렛 그레이브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폴리티코를 통해 “일론은 트럼프 후보가 이 문제를 조금 다르게 생각하도록 자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머스크의 영향으로 트럼프 후보의 전기차 관련 발언에서도 일부 변화가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8월3일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열린 지지 유세에서 “일론이 나를 지지했기 때문에 전기차를 지원할 수 밖에 없겠다”라고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머스크의 정책 자문을 받아들여 전기차 지원을 완전히 끊지는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폴리티코는 “머스크와 트럼프의 밀접한 관계로 인해 공화당 행정부 하에서도 민주당이 내세우는 환경 정책 일부가 오히려 강화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하며 현대차를 비롯 전기차 업계에 머스크의 역할이 중요할 수 있음을 짚었다.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높아져 올해 상반기 기준 테슬라에 이은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또한 조지아주에 신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10월 조기 가동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다만 폴리티코는 머스크가 기후변화에 모순적인 언행을 보인다는 일부 전문가들 지적은 물론 트럼프의 당선이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업계 전반에 악재일 수 있다는 증권사 의견을 덧붙이며 현대차를 포함한 기업들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셸든 화이트하우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폴리티코를 통해 “나는 머스크의 말을 믿지 않는다”라면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