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의 수요가 아직 불분명한 반면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대형 IT기업의 수익성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18일 신용평가사 무디스 보고서를 인용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은 모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무디스는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와 아마존을 대표적으로 지목하며 이들이 신설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올해 초부터 이들 기업이 투자한 금액은 총합 480억 달러(약 66조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만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 이상을 들이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무디스는 대형 IT기업의 인공지능 시설 투자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소비자 및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화할 계획을 두고 있지만 실제 수요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기업들의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그친다면 대형 IT기업들이 투자 결실을 거두는 시기는 한참 뒤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수의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며 수요 선점에 힘쓰고 있는 점도 초반부터 가격 경쟁이 벌어져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무디스는 결국 인공지능 서비스 출시가 검색과 광고,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등 빅테크 기업들의 기존 주력 사업보다 낮은 이익률을 보이는 데 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의 전체 수익성도 낮아지면서 실적과 주가에 모두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메타가 모두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충분히 감당할 만한 재무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투자 대비 충분한 성과를 확인하지 못 할 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켓워치는 일부 IT기업이 큰 성과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우려해 무리하게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는 증권사 바클레이스의 분석을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내년부터 일부 기업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눈에 띄게 축소하기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