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베릴 접근에 미국 텍사스주 항구 폐쇄, 국제유가 상승 요인될 듯

▲ 6일(현지시각) 미국 해양대기청(NOAA)가 위성으로 관측한 베릴. 북쪽에 위치한 텍사스주 해안 상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카리브해에서 접근하고 있는 허리케인에 텍사스주 항구들이 전면 폐쇄돼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국을 향해 북상하고 있는 5급 허리케인 '베릴'에 텍사스주 항구들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상학계 분류상 5급은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다.

현재 멕시코를 강타한 베릴은 미국에 접근하면서 점진적으로 약화돼 2급 강도로 약화된 뒤 텍사스주 갤버스턴과 코퍼스크리스티 사이 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텍사스주 항구 가운데 갤버스턴, 코퍼스크리스티, 프리포트, 텍사스 시티는 향후 12시간 동안 모든 선박의 항만 출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텍사스주 해안 경비대는 경계 등급을 이날 하루 동안 '줄루'로 격상하고 순찰 활동을 강화한다. 줄루는 미 해군 분류상 항구 인근에서 모든 해상 활동을 중단하는 경계 조치다.

로이터는 이번 항구 폐쇄가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퍼스 크리스티는 텍사스주 주도 휴스턴과 200마일 거리에 위치한 항구로 미국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이 위치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함께 폐쇄되는 프리포트, 텍사스 시티 등도 대규모 정제유 보관시설과 원유 터미널을 보유한 항구다.

미국 기상청(NWS)는 당초 허리케인 베릴이 미국이 아니라 멕시코 마타고르다 만에 상륙해 내륙 지방에서 소멸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같은 날 베릴이 경로를 변경하면서 예보를 바꿨다.

2급으로 위력이 하락한 베릴은 시속 85마일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채 휴스턴과 인근 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홍수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텍사스주 발표에 따르면 베릴이 접근하고 있는 7일(현지시각) 강풍에 전력이 끊긴 남부 해안 일대에서는 약 1만3천 명이 넘는 텍사스 주민이 정전을 겪고 있다.

댄 패트릭 텍사스 주지사는 공식발표를 통해 "해안 일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주민들은 즉각 대피해달라"며 "베릴은 심각한 폭풍이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