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럽산 브랜디 덤핑 청문회 연다, 전기차로 촉발된 관세전쟁 점입가경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왕이 외교부장이 4일 카자흐트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진행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당국이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브랜디가 산지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팔린다는 의혹을 조사하는 다음 단계로 청문회를 개최한다. 

중국은 유럽연합으로부터 전기차 관세를 얻어 맞았는데 이를 철회하는 유럽 현지 여론을 조성하고자 관련 절차를 추가로 진행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5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유럽산 브랜디가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에 들어오는 ‘덤핑’ 상황인지 관계자들 의견을 듣기 위해 오는 18일 청문회를 진행한다.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불법 보조금을 이유로 최대 47.6%의 잠정 관세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날 나온 조치다.

중국이 유럽연합의 전기차 관세 인상 조치를 철회하기 위해 브랜디와 같은 다른 품목들에서 보복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유럽산 브랜디와 돼지고기가 저가로 판매돼 자국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는지 지난 1월부터 조사에 나섰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관련 품목을 중국으로 대거 수출하는 유럽연합 회원국을 압박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전기차 관세를 철회하도록 만들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인구 65%를 대표하는 15개국 이상이 찬성 투표해야 전기차 관세 인상이 오는 11월에 최종 확정돼 5년 동안 적용되는데 이에 반대하는 국가를 늘리려는 전략인 셈이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는 유럽연합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브랜디 물량의 99.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에서도 관세가 부과돼 또 다른 관세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지만 중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