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그나슈타이어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유럽 내 전기차 생산에 협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그나슈타이어 자동차 생산공장 내부 사진.
유럽연합(EU)이 미국을 뒤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현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29일 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에 따르면 마그나슈타이어는 현재 다수의 중국 자동차 기업과 유럽 내 전기차 생산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롤란드 프레트너 마그나슈타이어 사장은 오스트리아 그라즈 공장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밝히며 중국 기업들의 생산 현지화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그나인터내셔널 자회사 마그나슈타이어는 자동차 위탁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재규어 등 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일부 차종 생산을 담당한다.
미국 피스커도 마그나슈타이어에 차량 제조를 맡기고 있었지만 최근 생산이 중단되며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새 고객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프레트너 사장이 중국 기업의 자동차를 생산해 가동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BYD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최근 유럽 시장에 진출을 확대하며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유럽에 수출하는 일이 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효율성이 크지만 최근 유럽연합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논의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중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기업을 부당하게 지원해 저가에 전기차를 수출하도록 유도한다는 혐의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7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이에 맞춰 유럽에 직접 생산거점을 구축해 수입관세를 피하는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BYD는 이미 헝가리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유럽 내 공장으로 자동차 위탁생산을 맡는 마그나슈타이어와 협력하는 선택지도 자연히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에 주목받고 있다.
프레트너 사장은 현재까지 마그나슈타이어에 접촉한 기업들이 모두 강력한 협력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조사와 협업을 논의중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렉트렉은 BYD와 니오, 엑스펑과 지커 등 유럽 사업 비중이 큰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유력한 후보라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수입관세를 기존 25%에서 100%까지 상향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유럽도 이를 따라 고율 관세로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쓸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중국 정부도 이에 맞서 유럽산 전기차에 추가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일렉트렉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마그나슈타이어를 통해 유럽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게 된다면 유럽과 중국의 이러한 갈등의 영향도 다소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