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대진표가 추경호 의원, 이종배 의원, 송석준 의원의 3파전 구도로 짜여졌는데 이 가운데 추 의원이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추 의원은 대구를 지역구로 하는 데다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 이른바 ’용산 2중대’와 ‘영남당’ 이미지를 극복하는데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힘 원내대표 선거 추경호 우세 관측, '영남당' ‘용산 2중대’ 이미지 한계

▲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추경호 의원(왼쪽)과 송석준 의원(가운데), 이종배 의원(오른쪽) 모습.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의 근거로 먼저 압도적인 영남 의석수가 꼽힌다.

국민의힘 지역구 90석 가운데 영남 의석이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59석이나 된다. 세 후보 모두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아무래도 영남 후보를 향해 표심이 쏠릴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추 의원은 경제 전문가인 데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와 야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는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추경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영남 인사이면서 성품이 모나지 않고 정책기획 전문가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장윤미 변호사는 지난 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추경호 의원은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경제 전문가이기도 하고 민주당 쪽에서 상당히 온건하고 대화가 된다는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민주당 박찬대 원내 사령탑과 의견조율에서도 무난한 카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권 일각에서는 균형 잡힌 지도부 구성을 위해 '수도권 당대표+영남권 원내대표' 체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추경호 의원이 원내대표에 오를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다만 추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될 경우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추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경력으로 인해 '용산 2중대'라는 비판처럼 국민의힘 원내 협상과 정에서 대통령실과 다른 독자적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국힘 원내대표 선거 추경호 우세 관측, '영남당' ‘용산 2중대’ 이미지 한계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5월5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참패해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른바 ‘도로 영남당’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영남을 지역구로 하는 추경호 의원보다는 다른 후보들이 원내사령탑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추 의원과 달리 송석준 의원의 경우 지역구가 수도권인 경기 이천이며 이종배 의원은 충청권인 충북 충주인 만큼 영남당 이미지를 벗기에 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경기도의 냉혹한 민심을 전하고 헤아려 국민의힘을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며 “저는 누구보다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종배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출마한 의원 가운데 가장 다선인 4선 의원일 뿐만 아니라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는 만큼 의원들 사이 신망이 두텁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역임해 대통령실을 설득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종배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무너진 보수정당의 기치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원내대표에 출마하려고 한다”며 “저는 거대 야당의 폭주속에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풍부하고 치밀한 대야협상 경험과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세 후보 모두 당내 중진 의원이기 때문에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의 승부는 결국 거대 야당과 협상력에 관한 의원들의 기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바라본다.

국민의힘은 현재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통과를 두고 야당인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정국주도권을 유지하고 내부 반란표 단속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내부 반란표를 잠재워야 한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정견발표회를 갖고 9일 투표를 통해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