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몸풀기' 끝낸 진옥동 임종룡, 신한-실적개선 우리-외형확장 색깔 낸다

▲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에서 진옥동 회장고 임종룡 회장의 색깔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나란히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각자의 경영철학을 심고 조직 장악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2년차 경영 색깔을 더욱 강하게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진 회장은 실적 개선, 임 회장은 외형 확장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진 회장과 임 회장은 각각 지난해 3월23일과 3월24일 취임해 이번 주말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리더십 '몸풀기' 끝낸 진옥동 임종룡, 신한-실적개선 우리-외형확장 색깔 낸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진 회장의 지난 1년 경영 화두로는 ‘정도경영’이 꼽힌다.

진 회장은 취임 이후 신한금융에 ‘정도경영’의 경영철학을 심으려고 힘썼다. ‘일등이 아닌 일류’를 주요 구호로 내걸고 숫자로 보여지는 결과보다 조직문화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해 말 계열사 인사에서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계열사 대표를 유임하며 정도경영 기조를 실제 인사로 보이기도 했다. 

임 회장은 조직문화를 개선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에서는 임 회장 취임 전인 2022년 600억 원대 횡령사건이 불거졌다.

임 회장은 최종후보로 결정된 직후부터 따로 입장문을 내 조직혁신을 강조했고 취임과 동시에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이후로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적극 알리는 등 시장과 소통에도 힘썼다.
 
리더십 '몸풀기' 끝낸 진옥동 임종룡, 신한-실적개선 우리-외형확장 색깔 낸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2023년 3월23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그룹 깃발을 흔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진 회장과 임 회장이 취임 1년차 내실 다지기에 힘쓴 셈인데 올해는 주요 과제 성과를 위해 본격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지난해 말 이를 위한 조직개편도 마쳤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고금리 기조 지속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으로 나란히 ‘조직 슬림화’을 내세우고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슬림화 추세는 지주 변화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신한지주는 11개 부문을 4개 부문으로 통합했고 그 아래 파트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우리금융지주는 기존 9개 부문 아래 부서를 재편하며 개수를 1곳 줄였고 부사장과 전무, 상무로 나뉘어 있던 임원 직위를 부사장으로 통일했다.
 
리더십 '몸풀기' 끝낸 진옥동 임종룡, 신한-실적개선 우리-외형확장 색깔 낸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2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첫 출근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 회장은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한 실적 개선이 임기 2년차 주요 과제로 여겨진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4조3680억 원을 거둬 KB금융(4조6319억)에 리딩금융 자리를 1년 만에 내줬다.

임 회장은 실적 개선과 동시에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외형 성장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

은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조5170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19.9% 줄어든 것으로 5대 금융 가운데 가장 크게 줄었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의 올해 무기는 각각 ‘슈퍼솔’과 ‘기업금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슈퍼앱 ‘슈퍼솔’을 내놓고 디지털플랫폼으로 전장이 옮겨간 금융권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슈퍼솔은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기는 등 순항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이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내세우며 기업금융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계열사 우리은행이 조병규 행장 취임 뒤 만든 중소기업 특화 채널 ‘BIZ프라임센터’를 늘리며 대기업에 쏠려 있었던 시선을 중견 및 중소기업으로도 돌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는 각각 ‘틀을 깨는 혁신’과 ‘역량집중’을 화두로 꺼내들었다.

진 회장은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은 ‘고객 중심, 일류신한’을 달성하기 위해 신한인이 가져야 할 일상의 기준”이라며 “변화의 속도는 우리가 경험한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빨라 기존의 성공방식만 고집하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목표를 ‘선도 금융그룹 도약 역량집중 시너지 소통’으로 세웠다”며 “차별화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