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8-14 11: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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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IT매체 노트북체크는 현지시각 13일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전부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퀄컴이 2025년에 출시할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4세대’ 파운드리를 전량 맡을 가능성이 나온다.
퀄컴이 기존에 협력하던 TSMC의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애플과 미디어텍이 독점함에 따라 삼성전자에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고 자신했는데 3나노 공정에서 이와 같은 목표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IT매체 노트북체크는 현지시각 13일 유명 팁스터(정보유출자) ‘MappleGold’의 트위터 발언을 인용해 퀄컴이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 4세대 물량 전부를 삼성전자 3나노에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TSMC의 3나노 라인은 이미 애플이 대부분을 예약했고 일부 남은 물량도 같은 대만기업인 미디어텍에 우선권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TSMC는 퀄컴을 위해 3나노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퀄컴이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은 예전에도 나왔다. 하지만 퀄컴이 TSMC 대신 삼성전자 3나노 공정만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트북체크는 “퀄컴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력했던 AP 스냅드래곤8 1세대 및 스냅드래곤888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스냅드래곤8 4세대를 위해 삼성전자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3나노 샘플을 받아본 퀄컴 관계자는 ‘놀랍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대만 TSMC를 따라잡는데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이미 오랫동안 협력하던 관계다. 퀄컴은 2022년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에 맡겼으며 이 칩은 삼성전자 갤럭시S22에 탑재됐다.
하지만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의 수율(완성품 비율), 발열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갤럭시S23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2세대는 TSMC에게 파운드리를 전량 맡겼다.
차세대 AP인 스냅드래곤8 3세대도 TSMC 4나노로 제조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인 퀄컴을 놓치며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됐던 수율을 끌어올리며 이탈했던 고객사를 재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 수율이 75% 이상, 3나노 수율은 60% 이상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시 한 번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를 고객사로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물량을 전량 받을 수 있다면 TSMC와도 어느정도 경쟁을 해볼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도 자체 AP 엑시노스2500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3나노에서 삼성전자 내부 물량과 퀄컴 물량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