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사업협력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디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업무추진 효율성을 높이고 내친김에 네옴 프로젝트 수주까지 따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네이버 현지법인 세워 사우디와 협력 강화, 네옴 프로젝트 수주까지 노려

▲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와 맺은 사업협력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일 네이버에 따르면 사우디에 법인을 세우기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3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와 맺은 디지털전환 관련 업무협약의 후속작업이다.

3월30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마제드 알 호가일 자치행정주택부 장관과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 칼리드 알팔리 투자부 장관, 파하드 알나임 차관 등이 참석했다. 네이버에서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 등이 함께했다.

네이버를 비롯해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는 사우디가 디지털 서비스 구축 등 국가 단위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클라우드 등 디지털트윈 기술 솔루션 수출의 길이 열린 셈이다.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가 계획하고 있는 사우디 국민 대상 공공서비스인 '슈퍼앱'도 네이버의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네이버가 사우디에 정보통신(ICT)기술 수출의 기회를 얻은 것은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한 네옴시티 수주지원단(원팀코리아)에 네이버가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원 장관은 6월22일에도 사우디를 방문해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는데 사우디에 머물던 네이버 관계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네이버의 현지 법인 설립 추진도 원 장관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사실을 공개하며 알려졌다.

이날 만남에서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은 “올해 1월 체결한 양 부처 간 스마트시티 협력실행프로그램의 후속작으로 3월에 네이버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구체적 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부터 사우디 정부와 소통을 이어오고 있는 네이버는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여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각종 절차의 간소화나 편의성 증대를 위해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조직의 규모나 형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이버 현지법인 세워 사우디와 협력 강화, 네옴 프로젝트 수주까지 노려

▲ 사우디가 네옴 프로젝트로 건설을 추진 중인 '더 라인'. <네옴 홈페이지>


사우디의 디지털전환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대단한 성과로 평가되지만 네이버가 더 중요하게 노리고 있는 것은 네옴 프로젝트 수주라고 할 수 있다.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악 5천억 달러를 투자해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미래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우디는 사막 위에 지어지는 네옴시티를 최첨단 저탄소 스마트시티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정밀한 관제, 효율적 도시개발 연구에는 고품질 디지털 트윈 인프라 구축이 필수로 여겨진다.

네이버의 디지털트윈 기술은 이미 사우디 정부의 사업협력의 대상이 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네이버의 로봇 기술도 사우디의 관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수르 하니프 네옴 프로젝트 기술·디지털부문 디렉터는 2021년 10월 사우디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 "네옴시티 10% 이상이 인간형 로봇으로 채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이 지난해 11월29일 네이버 사옥 1784를 방문했을 때 네이버는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트윈·로봇·AI·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들을 모두 시연했다.

네이버는 우선 다음 달로 예정된 ‘네옴 전시회’에서 네옴 프로젝트 관계자들을 상대로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토교통부는 네옴컴퍼니와의 합의에 따라 7월26일부터 8월3일까지 9일 동안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네옴 전시회'를 개최한다. 네옴의 비전과 네옴의 중심이 되는 선형 도시 '더 라인'에 대한 조형물과 영상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회 기간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을 네옴측에 소개하는 설명회도 동시에 진행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로봇, AI 등 사우디가 관심을 가질 만한 기술들을 가지고 네옴 전시회에 참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