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GM 합작 배터리공장 노조, 임금인상 위해 바이든 대통령 압박

▲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LG에너지솔루션과 GM 배터리공장 근로자 임금 상승을 추진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 UAW >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서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

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을 아직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미국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강성노조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 임금 협상이 현재 노조에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근로자들이 내연기관 차량 관련 종사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전미자동차노조가 해당 공장에서 첫 사례를 성공적으로 확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숀 페인 위원장이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저격한 이유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관련 정책이 아직 근로자들에 충분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전미자동차노조는 근로자들의 정당한 업무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벌이면서도 노동자의 권익에 대한 약속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공장 근로자는 현재 최소 16.5달러의 시급을 받고 있다. 2019년 GM 자동차 생산공장 근로자 시급이 최소 32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이를 근거로 얼티엄셀즈가 배터리공장 근로자들의 시급을 약 2배로 늘려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으며 사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숀 페인은 앞으로 GM뿐 아니라 포드와 스텔란티스 등 다른 자동차기업에도 이와 비슷한 임금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들 기업은 모두 LG에너지솔루션 이외에 SK온과 삼성SDI를 포함한 한국 배터리 3사와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배터리 3사에 미국 공장의 인건비 인상과 관련한 리스크가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

전미자동차노조가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미국 내 여러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상당히 공격적인 승부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숀 페인은 “전기차 관련 업종의 근로자 권익을 확보해야 정치적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임금 협상 결과를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지지에 조건으로 내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아직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전미자동차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전기차 및 배터리업체를 대상으로 근로자 임금 인상과 관련한 압박을 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숀 페인은 전미자동차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조합원 직접투표를 통해 올해 초 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는 기존의 노조 이사회가 기업들과 지나치게 친밀한 행보를 보여 왔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조합원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태도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숀 페인은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일은 ‘재앙’에 해당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