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대만 TSMC가 최근 3나노 양산 계획을 내년 초로 연기하면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시스템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 사실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3나노 경쟁에서는 TSMC에게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고 보는 시각이 나온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TSMC를 반박자 늦게 따라가는 느낌이었으나 이번에는 더 빨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두 회사의 수율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공개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파운드리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TSMC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었다. 하지만 4나노 양산에서 삼성전자는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수율 면에서 완전히 TSMC에게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대한 고객사들의 신뢰는 빠르게 떨어졌고, 심지어 글로벌 대형 고객사가 이탈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반격의 무기로 꺼내든 것이 바로 3나노 최초 양산인 셈인데, 3나노에서마저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수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될 수 도 있다.

4나노에 이어 3나노에서까지 연속으로 수율이 안나오는 파운드리에 초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맡길 고객사는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급하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4나노 양산 실패를 두고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로 너무 급하게 4나노 양산을 시작했다가 일어난 사태’라는 분석이 많이 나왔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을 발표하자마자 삼성전자의 수율을 걱정하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닛케이(니혼게자이)신문은 최근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 발표를 두고 “삼성전자가 TSMC를 이겼다는 시선이 나오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3나노 공정의 수율이 그리 좋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3나노 파운드리의 첫 고객사는 ASIC칩을 설계하는 중국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채굴용으로 쓰이는 AISC칩은 단가가 높기 때문에 수율이 높지 않아도 충분한 수익성이 나오는 제품군이다.

반대로 이런 걱정이 사실이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높은 수율을 필요로하지 않는 기업에 먼저 납품하면서 계속해서 수율을 끌어올리고 이후 글로벌 대형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해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현재 파운드리 수요는 엄청나기 때문에, TSMC가 모든 물량을 소화하는 것은 어렵다. TSMC가 먼저 글로벌 대형 팹리스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더라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역시 충분히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산을 발표했다는 것은, 그리고 고객사와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당연히 만족할만한 수율이 나왔다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계속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올해 6월까지 개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무려 1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두고 현재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연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3나노 양산’이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계속해서 자랑스럽게 유지하고, TSMC와 대적할 수 있는 파운드리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저력을 믿고 있는 수많은 개미투자자들도 함께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