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에도 좋은 주택분양 실적을 내며 올해 이룬 사상 최대 분양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까?

하 사장은 2020년 주택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는데 분양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해 신년 목표로 내세운 수익성 개선 기조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롯데건설 공격적 분양목표, 하석주 연임 이유 입증한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31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2021년 주택분양 목표를 2020년보다 13.6% 늘어난 2만2539세대로 높여 잡았다.

롯데건설은 2021년 서울 강서구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비롯해 광명2R구역 재개발사업, 청량기7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포함한 분양계획을 세웠다.

2020년 분양실적과 비교해 5천 세대 이상이 늘어난 물량을 목표로 설정한 것은 하석주 사장의 주택사업에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2020년 1만9847세대를 분양 목표로 내세웠는데 1만7019세대를 공급하며 85.8%의 준수한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2020년 10대 건설사의 분양목표 평균 달성률이 77.9%인 점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과로 평가된다. 

롯데건설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브랜드 가치를 통해 내년에도 분양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4번째로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이 1년여 만에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점은 롯데건설의 주택사업 전망을 밝게 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2020년 서울 서초구 재건축인 신반포13차(르엘 신반포 파크애비뉴)와 신반포14차(르엘 신반포) 분양에서 평균 114.34대 1, 124.75대 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2019년에는 서울 강남구 ‘르엘 대치’가 전국 청약 경쟁률 1위(212대 1)를 차지하기도 했다.

기존 브랜드 '롯데캐슬'도 올해 하반기 부동산 리서치기업 닥터아파트의 아파트 브랜드파워 조사에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와 GS건설 '자이'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형건설사들의 내년 분양 전망이 밝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주택공급 부족으로 전국 주택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강도 높은 분양가 통제와 분양가 상한제 정책 확대 등으로 전반적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주택 수요가 분양에 몰리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분양 수요 증가는 대형건설사들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아파트는 입지가 좋고 분양 수요자들의 선호도도 높다"며 "대형건설사들의 지방 진출이 많아지면서 지방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12월 분양한 아파트 단지 27곳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의 대형건설사가 분양한 단지 5곳은 모두 완판됐지만 이외의 건설사가 분양한 22곳 가운데 5곳은 2순위에서도 물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했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2021년 주택시장은 다양한 변화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형건설사에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롯데건설이 2021년에도 좋은 분양실적을 이어간다면 올해 롯데그룹 대규모 세대교체 인사에서도 하 사장이 연임한 이유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

롯데건설이 올해 기록한 분양실적 1만7019세대는 하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16년 1만6천여 세대를 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신규수주 2조6326억 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신규수주 실적(2015년 2조5743억 원)을 갈아치웠다.

하 사장은 2020년 양호한 분양 실적을 기반으로 수익성도 더욱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 사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원가 경쟁력은 치열해지는 생존경쟁과 장기불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절대적 무기"라며 "2021년에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2020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영업이익 2612억 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 줄어든 것이다.

분양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 납입이 순차적으로 이뤄져 분양 이후 2~3년 동안 실적 증가에 기여하는데 특히 토목사업, 해외사업 등과 비교해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2019년 1만2천 세대, 2020년 1만7천 세대로 분양실적이 늘어났다. 2021년에도 공격적 분양목표 설정을 통해 주력인 주택사업부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설정한 분양목표는 최종 확정된 물량이 아니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 우수한 성과를 거둬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